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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배타적인 존재

 

.. 그는 그들에게 적개심을 불어넣고 서로를 배타적인 존재로 만든다 ..  《엘리아스 카네티/반성완 옮김-군중과 권력》(한길사,1982) 347쪽

 

 적을 미워하는 마음이 ‘적개심(敵愾心)’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에게 적개심을 불어넣고”는 “그들한테 미워하는 마음을 불어넣고”로 다듬어 줍니다. 바로 뒤에 “서로를 배타적인” 사람으로 여기게 한다고 나오니, 앞말하고 엮어서 “그들한테 미워하는 마음을 불어넣어 서로 치고받고 다투도록 만든다”처럼 통째로 손보아도 괜찮습니다.

 

 ┌ 서로를 배타적인 존재로 만든다

 │

 │→ 서로를 싫어하게 만든다

 │→ 서로를 미워하게 만든다

 │→ 서로 치고받게 만든다

 │→ 서로 남남이 되도록 한다

 │→ 서로 등돌리게 한다

 └ …

 

 싫으니 싫다고 했습니다. 미우니 밉다고 했습니다. 내키지 않고 달갑지 않아서 등돌리곤 했습니다. 짜증스럽거나 못마땅하기에 서로 남남이 되었으며, 때때로 치고받으며 다투기도 했습니다.

 

ㄴ.  배타적인 생각을

 

.. 거의 세계 공통어로 되어 버린 스포츠 용어이기에, 외국어라고 배타적인 생각을 갖는 것은 오히려 옹졸한 마음일는지 모른다 ..  《김영교-가난한 마음》(성바오로출판사,1979) 72쪽

 

 “스포츠 용어(用語)”로 적을 수 있지만 ‘스포츠말’이라 적어도 됩니다. ‘외국어(-語)’보다는 ‘외국말’로, 더 마음을 기울여 준다면 ‘나라밖 말’로 적으면 한결 낫습니다. ‘옹졸(壅拙)한’은 ‘속좁은’이나 ‘좀스러운’으로 손봅니다.

 

 ┌ 배타적인 생각을 갖는 것은

 │

 │→ 꺼려하면

 │→ 싫어하면

 │→ 멀리하면

 │→ 안 쓰겠다고 하면

 └ …

 

 보기글에서는 “받아들이지 않으면”이나 “손사래를 치면”으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앞에 꾸밈말을 넣어서 “자꾸 꺼려하면”이나 “자꾸자꾸 멀리하면”처럼 적어도 되고요. ‘받아들이지 않음’을 뜻하거나 가리키는 여러 가지 다른 말을 하나하나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꺼리다’나 ‘멀리하다’나 ‘안 쓰려 하다’나 ‘도리질을 하다’ 같은.

 

ㄷ. 배타적으로 들릴지도

 

.. 내 남편 호세는 대단히 안타깝게도 외국인이다. 남편을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좀 배타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 사이에는 언어와 풍속의 차이가 너무나 컸다 ..  《싼마오/조은 옮김-사하라 이야기》(막내집게,2008) 11쪽

 

 ‘외국인(外國人)’은 그대로 두어도 되지만, ‘외국사람’으로는 손볼 수 있고,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 ‘나라밖 사람’이나 ‘딴 나라 사람’으로 손보아도 됩니다. “이런 식(式)으로”는 “이렇게”로 다듬고, “말하는 게”는 “말하면”이나 “말하니까”로 다듬습니다. “언어(言語)와 풍속(風俗)의 차이(差異)가 너무나 컸다”는 “말과 버릇이 너무나 달랐다”나 “말과 문화가 너무나 벌어졌다”로 손질합니다.

 

 ┌ 배타적으로 들릴지도

 │

 │→ 답답하게 들릴지도

 │→ 꽉 막힌 소리로 들릴지도

 │→ 엉뚱하게 들릴지도

 │→ 안 좋게 들릴지도

 │→ 꺼림칙하게 들릴지도

 │→ 얄궂게 들릴지도

 └ …

 

 맞은편을 헤아리지 않고서 하는 말은 듣기 거북합니다. 답답하기도 하고 갑갑하기도 하며, 안 좋게 들리기도 합니다. 얄궂게 들리면서 못마땅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서로서로 즐겁게 마음을 쏟지 않은 만큼, 멋대로 품는 생각으로 들리기도 하고, 제멋대로 구는구나 싶기도 합니다. 듣는 사람과 읽는 사람을 살피지 않았으니, 꺼림칙하거나 눈살을 찌푸리기도 하지요.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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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적的#우리말#우리 말#국어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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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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