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인 경남 마산 창신대학에서 재단 비리 의혹과 재임용 탈락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교수 4명이 교수협의회와 교수노조 탈퇴를 선언하면서 일간지에 '사과문 광고'를 냈다. 그러자 그동안 이들과 함께 해온 교수노조가 "안타깝지만 그 분들의 결정을 이해한다"면서 "대학 민주주의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창신대학 엄아무개 교수를 비롯한 4명은 12일 경남지역 한 일간지에 <사과문> 광고를 게재했다. 창신대학 교수협의회는 2004년 4월에 33명의 교수들이 참여해 결성되었지만, 지금은 9명만 남게 되었다.
이 대학에서는 교수노조 활동을 벌였던 교수들이 재임용에서 탈락했다. 2006년 김춘배, 2007년 박영구·이창석, 2008년 김강호·황창규·박창섭·이병희 교수가 재임용이 거부되어 강단에 서지 못하고 있다. 교수협의회 회장이었던 이병희 교수는 파면·해임·직위해제 등의 징계를 당했다.
탈퇴 교수 4명 "사과드립니다"엄아무개 교수 등 4명은 광고에서 "교수협의회에 소속되어 강병도 학장의 개인 횡령과 대학 운영의 비리 등의 문제를 절대 다수 동료 교수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와 연계하여 지역의 각종 언론을 통하여 수십차례 제기하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은 "그러나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을 통해 '혐의없음'과 '무죄' 판결이 내려졌기에, 그 동안 본인들이 소속된 교수노조의 판단과 행동에 엄청난 과오가 있었음을 솔직하게 시인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창신대학에 형언할 수 없는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리며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면서 "강병도 학장을 중심으로 한 창신대학의 현 대학 운영체제를 인정하고, 교수노조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 "끝까지 싸우겠다"교수협의회 소속 김강호·김명복·김춘배·박영구·박창섭·이병희·이창석·조형래·황창규 교수는 12일 ‘투쟁결의문’을 통해 대학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 대학에서 학교 민주화투쟁이 햇수로 6년에 접어들고 있다"며 "그동안 많은 교수들이 이 싸움을 함께하였고 그 덕분에 창신대학의 개혁운동은 이어질 수 있었으며, 2004년 4월, 33명의 교수가 교수협의회를 결성하여 시작된 이 순수했던 투쟁은 예상대로 고난의 연속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참으로 지난한 싸움이었다"면서 "그 와중에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떠났던 교수들도 있고, 몇 명의 교수가 교수협의회를 탈퇴하기도 하였고, 오늘 또 다시 네 명의 교수가 교수협의회와 노조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일간신문에 게재하고 우리 조직을 떠났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들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분들의 결정을 이해한다"면서 "그래도 떠나는 교수들 중 일부는 남아 있는 교협 교수들께 미안한 마음을 밝혔다고 하니 그나마 위안이 되고, 그래서 광고에서 밝힌 견해가 100% 교수들의 진심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전향한 교수들을 앞세워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시키려 하는 행태는 구시대에 많이 보아온 것으로, 이러한 구태는 오히려 학교가 불신 받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며 "이제까지 해 오던 것처럼 우리는 대학 민주주의와 교육 정상화의 쟁취를 위해 올 한해도 힘껏 싸워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