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상업적으로 사용
.. 라디오방송 초기에는 방송전파가 상업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느냐, 아니면 공익을 위한 사용으로 제한되어야 하느냐를 놓고 ..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이민아 옮김-허울뿐인 세계화》(따님,2001) 76쪽
“라디오방송 초기(初期)에는”은 “라디오를 방송하던 처음에는”이나 “처음 라디오를 방송할 때에는”으로 다듬습니다. ‘사용(使用)되어야’는 ‘쓰여야’로 다듬고, ‘위(爲)한’은 ‘생각하는’이나 ‘찾는’으로 다듬어 줍니다. ‘제한(制限)되어야’는 ‘막아야’나 ‘줄여야’로 손봅니다.
┌ 상업적 사용 (x) → 상업을 위한 사용 (o)
└ 공익을 위한 사용 (o) ← 공익적 사용 (x)
보기글을 보면 “상업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느냐”와 “공익을 위한 사용으로”이 보입니다. 앞엣말에는 ‘-적’을 붙이고 뒤엣말에는 ‘-적’을 붙이지 않습니다.
┌ 돈벌이에 쓰느냐
└ 공익에 쓰느냐
앞엣말이나 뒤엣말이나 ‘-적’을 털어낼 수 있을 테지요?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서 말투를 한 번 더 다듬을 수 있을 테고요.
┌ 상업을 위해 사용하느냐
│
│→ 장사하는 데에 쓰느냐
│→ 돈벌이로 쓰느냐
│→ 장삿속으로 쓰느냐
│→ 돈벌이를 하려고 쓰느냐
└ …
물건을 사고팔아서 이익을 거두는 일이 ‘상업(商業)’입니다. 말 그대로 “돈벌이를 하려고 쓰느냐”나 “장삿속으로 쓰느냐”로 갈리는 일입니다. 삶을 꾸리고자 돈을 버는 일이라면 ‘돈벌이’로, 제 배만 따땃하게 불리고 싶은 얕은 마음이라면 ‘장삿속’이라는 낱말을 골라서 넣어 줍니다.
ㄴ. 상업적인 부진
.. 다른 한편, 〈한국시인전집〉은 원래 10권으로 계획하고 진행되었으나 5권으로 그치고 말았다고 한다. 상업적인 부진이 그 이유였다 .. (염무웅) / 《출판과 교육에 바친 열정》(우촌이종익추모문집간행위원회,1992) 27쪽
“원래(元來) 10권으로 계획(計劃)하고 진행(進行0되었으나”는 “처음에 10권을 만들 생각이었으나”나 “처음에는 10권을 생각하고 만들었으나”로 다듬어 줍니다. ‘이유(理由)’는 ‘까닭’으로 손보고, ‘부진(不振)’은 앞말과 엮어 “안 팔린”이나 “잘 팔리지 못한”으로 손봅니다.
┌ 상업적인 부진이 그 이유였다
│
│→ (잘) 안 팔린 탓이었다
│→ 거의 안 팔렸기 때문이다
│→ 얼마 안 팔렸기 때문이다
│→ 제대로 팔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 너무 안 팔렸기 때문이다
└ …
책이든 영화든 물건이든 잘 팔릴 수 있으나 안 팔릴 수도 있습니다. 잘 팔리면 ‘잘 팔리는’ 셈이고 안 팔리면 ‘안 팔리는’ 셈입니다. 잘 팔리니 ‘사랑받은’ 셈이고, 안 팔리니 ‘사랑 못 받은’ 셈입니다.
ㄷ. 상업적이며 윤리적인 일
.. 그러나 그들은 특허로 출원하는 것은 상업적이며 윤리적인 일이 아니라고 믿었다 .. 《달렌 스틸/김형근 옮김-시대를 뛰어넘은 여성과학자들》(양문,2008) 75쪽
“출원(出願)하는 것은”은 “내놓는다면”이나 “내놓을 때에는”으로 다듬고, ‘윤리적(倫理的)인’은 ‘올바르지 않은’이나 ‘바람직하지 않은’으로 다듬습니다.
┌ 상업적이며
│
│→ 돈 밝히기이며
│→ 돈에 매이는 일이며
│→ 돈에 팔리는 일이며
│→ 돈에 자기 넋을 파는 일이며
│→ 돈에 빠져 자기 길을 잃는 짓이며
└ …
우리 나라는 ‘자본주의’ 나라라고 합니다. 돈이 없으면 살 수 없다고 합니다. ‘자본(資本)’이란 무엇인가 헤아려 봅니다. 국어사전을 뒤적이니, “장사나 사업 따위의 기본이 되는 돈”이라고 풀이합니다. 그렇군요. 돈이군요. 돈을 한자말로 옮겨 ‘자본’이라고도 하는 셈이니, 자본주의 나라란 ‘돈나라’이고, 돈이 있어야 살고 돈이 없으면 죽어야 하네요.
돈이 있어도 돈에 휘둘리는 사람이 많고, 돈이 없어도 돈에 매이는 사람이 많을밖에 없으며, 돈이 있어도 돈을 알뜰히 여밀 수 있는 사람이 있을 테지만, 돈맛을 보면서 돈독에 오르는 사람 또한 많겠구나 싶습니다. 돈이 없어도 돈을 슬기롭게 다스릴 수 있으면 좋을 텐데, 한 번 돈주머니를 꿰차면 사람들 마음이란 쉽게 흔들려 버립니다.
우리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 주기보다는 허튼 데로 빠지게 하거나 흔들리게 하는데, 왜 자꾸자꾸 돈으로 흐르는지, 어이하여 돈에서 홀가분한 길로는 가지 못하는지 궁금합니다. 우리 몸을 깨끗이 여미고, 우리 마음을 티없이 돌보게 하는 길로는 어찌하여 못 가는지 안타깝습니다.
돈이 아닌 사람을 볼 수 있어야 땅과 하늘을 볼 수 있고, 돈이 아닌 삶을 볼 수 있어야 말과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아닌 돈을 보니, 땅이 무너지고 하늘이 찌들어도 느끼지 못합니다. 삶이 아닌 돈을 보니, 말이 망가지고 글이 엉망이 되어도 깨닫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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