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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새해 다짐 중 하나는 '가벼운 빨래는 손 빨래 하자' 이다.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블로그에 올려 공언하기도 했다.
그래서 일까? 지금까지는 매우 잘 지켜가며 손 빨래에 대한 매력까지 느껴가고 있다.
이제 한달도 되지 않았는데 이런 말하려니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그래서 나의 의지도 한번 다질 겸해서 어떻게 손빨래를 하고 있는지 또 그 매력이 무엇인지 간단히 남기려고 한다.

 손빨래
손빨래 ⓒ 조정림

일단 물을 만드는 과정부터 설명해야겠다.
우리 아이는 매일 목욕을 한다.  대부분의 아이가 다 그렇겠지만, 하루라도 걸릴만도 한데 워낙 깔끔떠는 누구누구때문에...(누구인지는 밝힐 수 없다. 부끄럽기 때문이다.) 꼭 목욕을 하게 된다.  아이가 목욕한 물은 버려지지 않는다.

사실, 어른들은 아이 목욕한 물에 빨래하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 물에다가 더러운 빨래를 담그면 아이에게도 안좋다는 옛어른들의 말씀이 있었다는거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히려 그 물들이 낭비되는 것보다 다시 재사용되어지는 것이 아이에게도 좋을 듯 싶어 그냥 모아 둔다.
모아 둔 물로 주로 빨래를 하게되는데, 하루의 빨래 양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많은 물이 필요치는 않다.
일단 빨래하는 물은 이렇게 만든다.  예전에는 이 물들을 그대로 다 버렸으니 조금은 발전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만들어진 물로 빨래를 시작한다.
빨래 비누는 폐식용유와 EM으로 만든 비누이다.
이 비누는 사실 빨래비누로 사용하기엔 조금 아깝다.  가격도 비싼 편이고 (내가 구입할 당시는 600원이였지만 지금은 1,000원으로 올랐다.)  EM 비누를 사용하는 어떤 분은 세수할때 머리감을때 그리고 목욕탕에서는 때비누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EM에 대해 간단한 설명이 있어야할 것 같다.

 EM비누와 빨래판
EM비누와 빨래판 ⓒ 조정림

EM이란? 유용한 미생물(Effective Microorgainisms)이란 영어의 머릿자이다.
EM은 그 미생물이 만들어 낸 효소나 생산물에 의하여 인간의 세포나 동식물의 세포를 활성화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동식물의 몸 안에 있는 유해한 균을 유용한 균으로 변화시키는 일도 한다. 과잉(지나친)산화나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방지물을 썩지 않도록 한다. 자연계의 소생과 붕괴의 두가지 방향 가운데 소생의 방향성을 갖는 미생물을 많이 모은 것이다. EM에는 80여종의 균이 있다고 한다.  EM은 물의 정화 능력이 있다고 해서 토공형태로 만들어 하천에 던지기도 한다.

EM의 이러한 특징으로 EM 비누는 굉장히 세척력이 강하다.  그래서 이 비누로 빨래를 하면 빨래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거품도 잘나는데다가 그 거품이 금방 빠진다.  손 마저 고와지는 느낌은 내 착각일까?  어쨋든 환경을 헤치지 않고 세탁 할 수 있다는 건 너무도 뿌듯한 일이다.

EM비누로 빨래를 하고 이제 헹굴차례가 된다.
빨래를 헹굴땐 많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사실 손빨래 과정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빨래 양이 그렇게 많지 않을 때는 그냥하지만, 양이 좀 된다싶으면 2-3등분으로 나눈다.  그렇게 나누어 순서를 지켜가면서 헹구다보면 어느새 말끔해진다.  그리고 헹구고 난 허드렛물은 걸레를 빨때 사용하면 된다.
우리 집은 웬만하면 청소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 사용되는데, 나머지는 직접 걸레로 전체 바닥을 닦아낸다.  걸레 청소는 하루에 한번하기 때문에 꼭 허드렛물을 사용처가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헹군 다음 손수건이나 수건, 행주 등은 삶게된다.
이때 꼭 쓰는 것이 베이킹소다이다.
베이킹소다의 효능은 말하지 않아도 잘 알것으로 안다. 요즘 사용하는 분이 많아서 인지 세척용으로 구입하기가 매우 쉽다.
그렇게 삶기를 10분 정도 하고 가볍게 헹군 후 건조대를 향한다.

 삶는 빨래에 베이킹소다를 넗고 있다.
삶는 빨래에 베이킹소다를 넗고 있다. ⓒ 조정림

지금은 겨울이라 빨래 건조는 아이가 자고 있는 방으로 간다.
깨끗하게 빨래를 했기 때문에 가습용으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이렇게 깨끗하게 빨래를 마치고 나면 뿌듯함이 밀려온다.
약속을 지켰다는 것 때문일 수 있지만,깨끗해지는 빨래를 보면 내 마음의 청소도 함께 되는 느낌도 들기때문이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이렇게 살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난 그동안 직장에 다닌다는 이유로 이런 재미를 느낄려는 마음조차도 없었다.
늦게라도 이렇게 시작할 수 있게 되어서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큰 빨래나 이불은 손으로 빨지 못한다.
모아두었다가 세탁기를 사용하는데, 이때에도 세제를 사용하지 않을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 구입한 세제없이도 빨린다는 세탁볼과 베이킹소다를 이용하고 있다.
일부는 만족스럽지 못한다고는 하나, 사용 경험자로서 그리 나쁘지는 않다.
때가 좀 많은 빨래는 애벌빨래를 하면 문제가 없을 듯 싶다.

 베이킹소다와 세탁볼
베이킹소다와 세탁볼 ⓒ 조정림

손빨래는 재미나는 작업이다.
손빨래는 빨래도 깨끗해지고, 물도 절약하고, 물 오염도 적게시키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내 마음을 맑게해 준다.

여러분에게도 권한다.
손빨래 명상을....


#손빨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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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에서 시민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소통을 위해 여러방면으로..노력할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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