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신: 18일 밤 10시 20분]<신동아> "미네르바는 7명으로 이뤄진 그룹... 박씨는 무관"
"미네르바는 1명이 아니라 7명으로 이뤄진 그룹이다. 글은 내가 주로 썼다. 검찰이 미네르바로 지목해 구속한 박OO씨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신동아>는 '신동아팀'이라는 이름으로 18일 저녁 '동아닷컴'에 2월호 표지와 함께 올린 "미네르바는 금융계 7인 그룹, 박OO은 우리와 무관" 제목 기사에서 이렇게 보도했다.
자신이 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 환율 급등과 경기변동을 예측한 미네르바라고 주장한 K씨는 19일 발매될 <신동아> 2월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신동아에 따르면 "과거 금융기관 3곳에서 일했으며 지금은 투자재무 컨설팅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K씨는 "2007년 12월 말부터 500건 가량의 글을 작성해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올렸다"고 밝혔다. 자신이 주로 글을 썼지만 모든 글을 혼자 쓴 것은 아니고, (자신이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른 사람이 글을 쓰기도 했다는 것. 글을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힘없고 배고픈 서민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신동아에 따르면, 그는 "나머지 멤버들도 모두 금융업에 종사하며 언론사 뺨치는 정보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멤버들은 외환, 부동산, 주식, 채권의 4개 파트로 나뉘어 활동했으며, 자신은 해외담당이었다는 것. 구속된 박아무개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자신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며 "멤버들 중 현재 연락이 두절된 한 사람이 박씨를 시켜 글을 올렸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미네르바 진위 논란, 진실게임으로 번지나검찰이 미네르바 박모씨의 기소 사유로 든 12월29일의 글("정부가 주요 7대 금융기관과 수출입 관련 주요 기업에 달러 매수를 금지하라는 긴급 공문을 전송했다")에 대해 K씨는 "그 글이 올라왔을 때 나는 외국에 있었다. 그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나중에 그걸 보고 굉장히 황당했다"고 밝혔다. 자신뿐 아니라 나머지 멤버들도 깜짝 놀랐다는 것이다.
'신동아'는 실명(實名)을 포함해 인적 사항을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K씨와 인터뷰를 했고, K씨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국내 외국회사의 인물에게 '블라인드(blind) 질문'을 던지는 방법으로 K씨의 신분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K씨는 '신동아' 12월호 기고문의 필자로 '신동아' 측은 "박OO씨가 '신동아' 기고 사실을 부인하며 논란이 커지자 12월호 기고문의 필자를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진짜 미네르바' 논란은 월간조선 대 신동아의 차원을 넘어 검찰과의 진실 게임으로 번지게 될 판이다. [1신: 18일 오후 5시 25분]"신동아에 기고한 미네르바는 가짜다." (월간조선)"미네르바는 한 사람이 아니고 한 팀이다." (신동아)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실체를 둘러싸고 대표적 시사 월간지가 한판 붙었다.
오늘 발매된 <월간조선> 2월호는 검찰에 구속된 '미네르바'로 알려진 박모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박찬종 전 의원의 인터뷰를 실었다. 제목은 "월간지 기고 미네르바는 가짜"이다.
그 말은 곧 "<신동아> 기고 미네르바는 가짜다"라는 얘기다.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인물을 인터뷰한 언론은 신동아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월간조선은 박 변호사를 통해 "한 월간지에 미네르바 이름으로 글을 쓴 사람은 미네르바의 이름을 도용해 글을 쓴 제3의 인물"이라고 밝혀, 신동아가 검찰에 구속된 진짜 미네르바의 이름을 도용한 가짜 미네르바에 속았음을 암시했다.
<월간조선>, 박찬종 변호사 인터뷰 통해 가짜 주장반면에 <신동아> 2월호는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인물을 인터뷰한 기사를 내일(19일) 발매할 예정이다. 원래는 17일경에 발매되는데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인물에 대한 인터뷰 및 검증절차 때문에 발매일이 늦어졌다는 해명이다.
신동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인터뷰 기사의 골자는 미네르바는 한 사람이 아니라 한 팀이고, 검찰에 구속된 미네르바 박씨나 신동아가 인터뷰한 미네르바나 모두 이 팀원이라는 것이다.
신동아가 진행한 '진짜 미네르바' 인터뷰는 지난 주초에 신동아 사무실이 있는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진행됐으며 새벽 4시까지 7시간 동안 계속됐다고 한다. 신동아의 한 관계자는 애써 수소문해 나타난 '진짜 미네르바'가 상당히 초췌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검찰이 긴급체포한 박씨가 진짜 미네르바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다각도로 검증한 것처럼, 신동아도 '진짜 미네르바'의 언행을 여러 명의 기자가 다각도로 검토해 그의 주장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예정된 발매일보다 하루 더 늦게 배포하는 것도 <신동아> 차원을 넘어 동아일보 차원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신중을 기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동아> 관계자, "미네르바 박씨는 짝퉁"→ "미네르바는 한 팀"
신동아의 한 관계자는 '진짜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는 인물을 인터뷰하기 전에는 "미네르바 박씨는 '짝퉁 미네르바'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 근거를 이렇게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박씨는 진짜가 아니라고 본다. 검찰의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 검찰은 검색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그 정도의 글(기존글)을 쓰려면 검색만 잘해서는 안되고 본인이 이해를 해야 하는데 최근에 쓴 글이나 검찰에서 쓴 글은 수준이 떨어진다. 짝퉁 미네르바일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IP가 일치한다는데 짝퉁일 수 있겠나"라는 지적에는 이 관계자도 "그 점이 걸리기는 한다"고 유보적이었다.
그런데 신동아가 진짜 미네르바임을 주장하는 인물을 인터뷰한 뒤에는 '미네르바는 한팀'으로 살짝 말을 바꿨다. 한 팀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네르바 박씨와의 동일 IP 사용은 가능하다"며 "반전이 예상된다"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따라서 신동아가 발매되기 전까지는 아직 진위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미네르바가 여러 번 절필 선언을 한 점은 이런저런 유추가 가능한 대목이다. 이를테면 미네르바가 단수이건 복수이건 간에 제3자가 '원조 미네르바'가 절필 선언한 틈을 타서 대신 글을 썼을 가능성이다.
아무튼 미네르바의 실체를 둘러싼 <신동아> 대 <월간조선>의 대결은 나아가 <동아일보> 대 <조선일보>의 정보력을 시험하는 한판 승부로 번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