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여대생 실종사건이 발생한지 지난 19일로 한달째를 넘어섰다. 경찰이 공개수사로 전환해 언론을 통해 이를 공개하고 나선지도 16일째가 지났지만 행적조차 찾지 못하면서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에선 형사들의 볼멘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경찰은 비공개 수사에서 공개수사로 전환했지만 이는 실종 여대생 A씨(21)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제한적 공개수사라는 점에서 신상정보는커녕 실종자의 얼굴 등 신원을 알릴 수 조차 없어 뚜렷한 제보도 없는 등 수사에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지방경찰청 수사본부가 실종자 A씨의 신원을 공개하지 못하고 답답해 하고 있는 이유는 A씨의 가족들이 신상정보가 노출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며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까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을 얼굴을 가린채 CCTV에 찍힌 용의자의 희미한 영상과 실종 여성이 착용했던 귀금속 4종류에 대한 정보뿐 극히 일부에 제한돼 있다.
또한 경기지방경찰청은 물론 수사본부가 있는 안산상록경찰서, 실종자 거주지 군포경찰서 홈페이지 어느 곳에도 실종 여대생 사건과 관련한 사진이나 신상에 대한 정보도 없어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해 수사는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결국 경찰에서는 한달 가까이 쉬지도 못한 채 매일 100~200명의 병력을 동원해 군포시와 안산시 일대 저수지와 야산 등을 수색하며 A씨와 용의자의 행적을 쫓고 수사형사들도 탐문에 나서고 있지만 A씨와 용의자의 행적을 찾지 못한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이에 A씨의 얼굴 등 신원을 공개하는 전면적 공개수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저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더했으면 더한 상황이지요"
"신원 공개해서 빨리 해결하고 싶지만 가족들이 반대하는데 어쩔 수가 없죠"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이 실종여대생 A씨의 신원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아직 살아 있을 것'으로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쉽게 이야기를 꺼낼 수 없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실종여대생 가족들은 이번 사건이 지난 5일 언론에 공개된 이후 신문·방송 등 많은 언론들이 취재에 나서면서 일부 기자들이 실종 여대생 집 주변을 맴돌며 가족을 상대로 취재에 나서는 등 취재열기가 뜨겁자 경찰에 "취재를 막아달라"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에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 8일 "일부 언론매체가 실종 여대생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거나 집 초인종을 누르며 인터뷰를 요청하거나 주거지 주변에서 배회하며 접촉을 시도하여 (가족들이) 외출조차 못하고 있다"며 "가족에 대한 취재활동을 삼가달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목격자가 제보하고 싶어도 실종자의 얼굴을 모르니 할 수가 없지 않겠느냐"면서 "이미 한달여 지나 현장을 목격했던 사람들의 기억도 희미해질 수 밖에 없다"며 "범인 검거와 수사 진척을 위해선 전면적인 공개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실종여대생 A씨는 지난달 19일 오후 3시 7분쯤 군포보건소에서 일을 본 뒤 집으로 귀가하던 도중 행방불명됐다. 이후 4시간 뒤인 7시 28분 안산시 성포동 농협인출기에서 남자 용의자가 A양 신용카드로 현금 70만원을 인출하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경찰은 실종여대생 가족의 요청으로 비공개 수사를 벌여오다 지난 5일 공개수사로 전환했으며 7일에는 수사본부장을 박학근 경기경찰청 2부장으로 격상하고 수사본부 요원도 67명에서 11명을 증원시켜 78명으로 확대했으나 아직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또한 16일에는 여대생 A씨가 실종당시 반지(14K), 팔찌(14K), 목걸이팬던트(14K), 목걸이줄(14K) 등 4종류의 귀금속을 착용했음을 가족들로 부터 확인하고, 용의자가 이를 금은방을 통해 처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전단지를 제작해 전국에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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