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심각하다는 뉴스가 자주 들린다. 낙동강에서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산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어 식수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하고 남부지방은 농작물의 피해도 심각하여 어려운 농촌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얼마 전에 다녀온 강원도 친구집에서는 지하수가 부족하다며 화장실 사용은 가능하면 바깥을 이용해달라고 했다. 겨울한파로 인한 수도관 동파로 어느지역에서는 물 공급이 며칠간 전면 중단되는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물도 자원이고 아껴야 한다는 생각은 누구나 다 하고 있다. 하지만 실생활에 적용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실생활에서는 얼마나 낭비되고 있는지 한 번 점검해 봤다.
주방, 욕실, 변기, 세탁기로 나눠서 체크해보니 화장실 변기와 세탁기에 사용되는 물의 양이 많았고 필요 이상으로 낭비되고 있었다. 겨울세탁의 경우 여름보다 빨래양이 적음에도 습관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세탁을 하고 있어서 보름에 한 번씩 빨래를 모아서 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장 큰 낭비는 화장실 변기에서 버려지는 물이었다. 변기물통에 벽돌 한장만 넣어둬도, 물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상식이었는데 여지껏 실행을 못했다는 자책감에 바로 실행에 옮겼다.
동네 한바퀴 돌면서 쓸만한 벽돌들을 주워왔다. 그리고는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랩으로 둘둘 감아 방수처리를 했다. 우선 벽돌을 넣기 전 한 번 물을 내릴 때마다 소비되는 물의 양을 측정해봤다. 큰 페트병 5개가 넘게 나왔다. 여태껏 10ℓ의 물을 한 번에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4명이 하루에 5번씩만 이용한다고 해도 하루에 200ℓ의 물이 쓰였다.
벽돌을 넣을 수 있는 만큼 변기물통 안에 채워 넣었다. 벽돌 한 장 당 1ℓ정도가 절약됐고 서너개 넣었더니 5ℓ가 절약됐다. 반으로 줄였지만, 1회 사용에 5ℓ도 많다고 생각됐다. 하지만 물통 내부 구조상 더 이상 넣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화장실 변기 제조업체에서 이와 관련된 상품을 하나 만들어야 할 것 같다.
가격으로 환산해 봤다. 현재 수돗물값은 누진제이며 가정용은, 30톤까지는 1톤 당 최저 320원이다(40톤=510원,50톤=570원 60톤=790…). 많이 쓸수록 요금이 크게 늘어난다. 1톤은 리터로 바꾸면 1000ℓ다. 단순하게 최저가격을 기준으로 했을 때 우리집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물은 하루에 200ℓ 기준으로 한달(30일)이면 6000ℓ이고 가격으로는 1920원이다.
벽돌 몇 개 넣어서 절약되는 물의 양은 한달에 약 3000ℓ로, 돈으로 환산하면 1000원 정도 절약되지만 누진제를 감안하면 더 많은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또 한 바가지가 아쉬운 가뭄지역이나 물부족으로 고통받은 다른 나라를 생각하면 물 쓰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