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2년 그가 방한했을 때 김대중 대통령이 와인으로 건배를 제안하자, 부시는 '크리스찬이라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말해 무알콜 맥주로 대신한 적도 있다.
그러나 새로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오바마는 다르다. 20일 로이터지의 보도에 의하면 그는 시카고에 165만 달러의 저택을 구매했고, 그곳에는 4개의 벽난로와 1천병을 보관할 수 있는 와인셀러가 있다.
로이터지는 올해 초 뉴욕에서 열린 와인시장 연구 회의에서 와인업계 관계자인 존 길레스피의 발언을 전했다.
"지난 8년간 백악관에는 와인이 단 한병도 없었지만, 오바마의 취임으로 미국인의 와인 소비행태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이와 함께 미국의 한 리서치기관에서는 오바마의 당선으로 미국인의 와인습관이 바뀔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젊은 미국인에게 오바마의 라이프스타일이 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이 미국 와인관계자들이 가지고 있는 낙관적 견해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에서는 공식 와인셀러를 갖추고 있지는 않다. 내빈이 있을 경우 소규모 팀이 손님의 취향과 정치적 성격을 고려하여 와인을 선택한다는 것.
재밌는 점은 공식 정찬에서 사용되는 와인은 무조건 미국 와인이라는 것이다. 이는 린든존슨 대통령이 '백악관 정찬에서는 오직 미국 와인만 제공돼야 한다'는 원칙을 법으로 정했기 때문. 이 법을 어긴 대통령도 있었는데 바로 리차드 닉슨이었다. 그는 평소에 좋아하던 프랑스 고급와인 샤또 마고를 은밀히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지금 미국 와인업계는 온통 오바마의 와인 입맛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심지어 금빛으로 도배한 오바마의 사진이 붙은 와인도 나왔다. 나파밸리의 유명 와이너리에선 와인을 취임축하 선물로 보내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오바마 와인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과연 오바마 효과가 미국인의 와인생활에도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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