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도저히 있어서는 안되는 참극이 발생했다.
이번 참극은 지난 촛불시위에 대한 보복행위의 성격이 짙다. 그런 와중에 일종의 본보기, 시범케이스로서 우리 모두를 대신하여 경찰의 공권력남용에 희생되어 산화한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그러나 이러한 끔찍한 참사 앞에서 경찰은 아직도 '불법운운'하며, 지겨운 유행가를 부르고 있다. 그런 후안무치한 경찰과 공권력 담당자에게 고한다.
공권력의 합법적 살인은 무서운 것이다.
공권력은 한 국가내에서 가장 강력한 힘이다. 따라서 공권력이 남용되면 무한계의 폭력이 된다. 1명을 죽일 수 있는 공권력은 백명, 천명 아니 수천, 수만명을 죽일 수도 있는 절대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역사상 모든 정치권력에 관련한 이론들은 이 끔찍한 권력의 남용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형사법은 더더욱 그렇다. 형사법이 얼마나 따뜻한 인간애를 담고 있는지 알기나 하는가?
권력남용을 줄이기 위한 수백년의 고뇌가 담긴 것이 바로 형사법이다. 경찰이 하듯이 그렇게 일방적으로 '불법운운'하는데 인용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경찰은 형법을 안보는가? 알려면 좀 제대로 알기를 바란다.
자꾸 '불법운운' 하지말라. 통치의 정당성이 더욱 중요하다.
사회불의와 악법에 저항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고 '정의'라고 하는 것이다.
정의란 것은, 악법의 장막뒤에 숨어서 자신은 꼭 치외법권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며, 선량하고 합법적인 인간인 것처럼 고상하게 치장하면서 악법에 굴종하는 것이 아니고, 악법의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그것에 저항하여 싸울 수 있는 용기와 순수를 바로 정의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 용기와 순수도 없으면서 알량한 법규정 뒤에 비겁하게 숨어서 불법운운하는 것이야말로 반사회적이고 반인권적인 파렴치에 지나지 않는다. 히틀러도 그렇게 전세계를 불행에 빠뜨렸다. 당신들은 히틀러의 아류임을 자임하는가?
통치의 합법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통치의 정당성이 중요한 것이다. 그것이 현대에 있어서 명확하게 정립된 '실질적 법치주의' 이다.
경찰관의 죽음과 시민의 죽음을 단순비교하지 말라.
경찰은 이번 참사의 발생시부터 지금까지 계속하여 불법운운함과 동시에 경찰관 한명도 함께 사망했다는 이유로 시민들의 불법시위에 책임을 전가하는 물타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양자는 많은 부분에서 명확히 다르다.
직업경찰, 직업군인은 특별권력관계에 있는 자로서, 자신의 자기결정권에 의하여 예측가능한 위험을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이다. 이들의 직무수행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는 국가배상제도가 확립되어 있으며, 명예로운 죽음으로 사회적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일반 시민들이 자신이 주권자로서 위임한 국가의 공권력에 의하여 죽음을 당한 것은 참으로 배신적인 것이기에 민주공화국 원리에 반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기결정권과 무관하게 공권력이라는 타에 의하여 죽음을 당하면 아무런 배상도 받지 못하고, 불법시위자로 낙인찍히며 비참한 개죽음이 된다. 나아가 가족전체가 붕괴되고 원한의 세월을 살게된다.
순직한 경찰관의 죽음을 부당한 합리화를 위하여 거래하지 말라. 고귀한 생명을 모독하는 것이다.
경찰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대하여 책임져야 한다.
사람의 행위는 시작과 종료가 있는 것으로서 그 전체가 종합적으로 평가되어 그것에 비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생명권과 생존권은 헌법상 권리로서 실정법 나부랭이를 넘어서 초국가적이고 천부적인 것이다.
어떤 사람이 온갖 폭행과 협박을 견디다 못하여, 생존에 대한 급박한 곤궁에 처한 상태에서, 인간본연의 자기보존적 본능에 의하여, 자신의 생명과 인간다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으로써 칼을 빼어들었을 때, 그 칼을 든 것만으로 그 사람을 비난하여서는 안된다. 칼을 든 것만으로 비난가능하다면 요리사가 요리할려고 칼을 든 것만으로도 불법이 된다.
반면에 경찰은 어떠했는가? 그렇게 급박했는가? 경찰이 과연 철거민들의 행위보다 잘난 것이 무엇인가?
시너가 그렇게 많고 또 그것을 몸에 뿌리며 저항하면서 화염병을 들고 있다면, 그런 시위자가 넘어지기라도 하면 몸에 불이 붙어서 죽는다는 것을 뻔히 예측가능한데, 그런 상태에서 과잉진압한다는 것은 과실 정도가 아니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다. 죽든지 말든지 모르겠다는 의도가 분명하다. 알다시피 미필적고의는 고의와 같이 평가된다. 당신들도 잘 알지 않는가? 바로 당신의 책임이다.
경찰, 당신들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 참사에서 만약 경찰관 한명이 사망하지 않았다면 당신들은 무어라고 했을지 사못 궁굼해진다. 더 이상 동료의 죽음을 호도하여 궤변을 늘어놓지 말라.
통치의 정당성을 상실한 공권력의 남용과 과잉진압은 사회전체에 대한 살인이다. 역사는 간혹 그리고 일시적으로 회귀한 적은 있을지언정, 언제나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였고 21세기 오늘날은 그 힘과 속도가 더욱 강하고 빠르다. 이미 고장난 똥차에 몸을 싣지마라. 부당한 명령에는 거부할 줄도 알길 바란다. 민주사회의 힘이 당신들을 구해줄 것이다.
당신들도 가정으로 돌아가면 좋은 부모이고, 아들딸이 아니겠는가. 밖에서는 나약한 시민들을 군홧발로 짓밟고 곤봉으로 후려패면서 집에 돌아가서는 좋은 사람인척 하는 것은 너무 가증스럽지 않은가. 껍데기뿐인 허망한 권력을 추구하는 동안 자신의 인격이 파괴되고 황폐화되는 것이 좋은가?
다시 강조하건데, 당신들만이 치외법권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며, 마치 당신들만이 선량하고 합법적인 인간인 것처럼 고상하게 치장하면서 악법에 굴종하며 공권력남용에 무조건 동조하고 충성하는 위선적이며 후안무치한 행태를 고치길 바란다.
이번 참사도 그런 공권력 남용의 결과물인 것이 명백하며, 당신의 동료도 그러한 공권력남용의 결과로써 운명을 달리하며 희생되어버린 것이다. 공권력의 칼날의 한쪽면은 당신을 겨누고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당신들도 안전하지 않다.
경찰, 당신들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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