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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점심 뭐 먹을래?"

"엄마, 나 햄버거 하나 치킨 한 조각 먹을래?"

"난 피자 한 조각에다 콜라 한 잔이면 충분해!"

 

여느 아이들 일상적인 주문이겠지만 우리 집 음식은 풀밭이다. 먹음직하게 한 상 가득 차렸어도 나물종류가 대부분. 고기류는 변죽만 울리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다. 평소 육식보다 채식을 더 좋아하는 식성 탓이다. 갖은 푸성귀 나물이면 밥 한 공기 뚝딱이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아니 우리 집 식구가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그렇지만 음식 기호에서 선점을 하는 것은 으레 채소류다. 아마 그러한 사실은 농촌 태생이라는 환경적 영향이 크다. 일례로 안동 토박이인 내 매제는 채소무침, 특히 겉절이 킬러다. 열무김치나 상추겉절이면 있는 게 다다. 원래 먹성이 후덕하지만 채식을 너무나 좋아한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품성은 느긋하다.

 

육식보다 채식을 더 좋아하는 것은 단지 식성 탓일까

 

사족(蛇足)이 길었다. 정작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딴 데 있다. 낮에 읍내를 한 바퀴 돌았는데 평소와는 달리 패스트푸드 가게가 붐볐다. 애 어른 할 것 없이 꽉꽉 들이찼었다. 집집마다 갖은 음식들이 부족하지 않을 텐데, 대체 어쩌자고 저렇게들 먹어대고 있을까(난 햄버거나 피자는 물론, 카레라이스 같은 음식은 입에 대지 않는다).

 

그렇다고 오해 마시라. 내가 즐겨하지 않고 먹지 않는다고 딴죽을 걸자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내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패스트푸드 한 개의 뜨악한 칼로리 때문이다.

 

전세계적인 먹거리 패스트푸드 전세계의 패스트푸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햄버거 업체들. 막대한 관광수입을 노린 미국의 각 주들이 저마다 햄버거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세계적인 먹거리 패스트푸드전세계의 패스트푸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햄버거 업체들. 막대한 관광수입을 노린 미국의 각 주들이 저마다 햄버거의 원조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 오마이뉴스

 

누구나 햄버거 한 개 정도는 '한 끼 식사로 괜찮겠구나'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딴 데 있다. '빨리빨리'가 명품으로 태어나게 된 먹을거리가 바로 패스트푸드다. 그만큼 시간이 없으니 빨리 햄버거 하나, 감자튀김 하나, 콜라 한 잔 먹겠다고 누구나 쉽게 주문한다. 하지만 햄버거 한 개가 보통 700-800kcal, 큰 감자튀김 하나가 500-600kcal이다.

 

물론 곁들어 먹는 다이어트 콜라나 제로 콜라는 마신다면 문제시 될 것이 없지만, 일반 콜라는 한 잔에 150kcal 정도가 된다. 따라서 단숨에 1350kcal를 먹게 되어 벌써 거의 두 끼 식사량을 한꺼번에 먹는 셈이다. 놀랍지 않은가?

 

그러나 주로 삶고 찐 채소를 넣은 찌개나 국, 콩이나 팥을 넣은 밥으로 차려지는 우리나라 전통의 한식은 칼로리도 낮을 뿐 만 아니라 당지수도 낮다. 더구나 흡수가 더디기 때문에 비만 예방과 치료에 크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우리나라 음식도 짠 음식이 많기 때문에 조리할 때 소금이나 간장을 덜 넣고, 대신에 후추나 고추 등 향신료로 맛을 내면 칼로리 소모도 더 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필자는 채식을 즐겨하는 편인데도 과체중이다. 어떻게 결론지을까. 천성적인 먹성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통의 한식은 비만 예방과 치료에 크게 도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서서히 일어나고 있는 생활방편이 '빨리빨리!'보다 '천천히! 천천히!'다. 같은 맥락에서 즉석식품인 '패스트푸드'보다 직접 요리해서 먹는 '슬로우 푸드'가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지킴이다. 그런데도 지금 세상은 초고속 인터넷에다 초고속 열차, 초고속 음식에다 초고속 다이어트까지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다.

 

모두가 '빨리빨리'다.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나만 도태되는 것 같아 빨리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여 산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빨리빨리' '한꺼번에'에 되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을 빨리 하려고 하면 할수록, 한꺼번에 해결하려고 덤벼들면 들수록 그만큼 더 스트레스가 쌓이게 마련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이라는 것은 왜 모를까.

 

통계수치 상으로 중병에 걸리는 사람 중 가장 많은 성격이 바로 너무나 '착한 성격'의 소유자며, '완벽주의자'이고, '조급증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한다. 무슨 일이든지 아무 소리도 없이 불평불만도 없이 일을 하고, 모든 것을 한꺼번에 다 하려고 서두르다 보니 속으로만 스트레스가 쌓여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적인 생활방편은 '빨리빨리!'보다 '천천히!'

 

이렇듯 무한정 '빨리빨리'만을 외쳐대면 과도한 스트레스가 생긴다. 그 결과는 불 보듯 빤하다. 우리의 몸은 호르몬의 균형을 깨트리게 되고, 이로 인해 면역력이 저하되면서 가벼운 감기부터 중병에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다!

 

비견한 예로 단식이나 원 푸드를 이용한 '빨리하는 다이어트'는 겉으로 빨라 보이지만, 그 결과에 있어서는 폭식증과 거식증뿐만 아니라 심지어 이식증까지 일으키고, 마침내는 영양 불균형으로 몸의 면역력을 떨어뜨려 불안신경증, 우울증, 탈도 등도 일으킨다고 한다.

 

비만은 운동이나 식이요법, 생활습관 교정 등으로 해결하는 것이 제대로 체중을 줄이는 비결이다. 이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건강하게 체중을 유지하고 줄일 수 있는  비책은 없을까? 아무튼 밥상에 메뚜기가 뛰어야할 판국이다.     

 

생각해 보라! 빨리 먹어대는 햄버거 하나, 감자튀김 하나, 콜라 한 잔이면 무려 1350kcal다!


#패스트푸드#먹을거리#다이어트#비만#식이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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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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