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따리 고성의 성문
 따리 고성의 성문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창산에서 내려다 본 따리 시내의 모습과 얼하이 호수
 창산에서 내려다 본 따리 시내의 모습과 얼하이 호수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1월 7일, 우리가 탄 버스가 따리에 가까이 가자 여행 가이드가 마이크를 잡고 따리에 대한 소개를 한다. 이곳 창산은 대리석을 많이 생산하는 곳인데 그래서 그랬는지 대리석이란 돌 이름이 이곳에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 재미있는 사실은 따리에 있는 고성은 아주 보존이 잘되어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려고 하였단다.

"이곳 고성은 성문과 성루뿐만 아니라 성곽이 잘 보존되어 있고, 성 안의 거리와 집들이 너무 잘 보존되어 있어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려고 했답니다.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위하여 실사단이 오게 되었는데, 실사단을 맞이하기 위하여 길바닥에 깔려있던 돌을 파내고 깔끔하게 도로를 포장하였습니다. 실사단이 다녀간 뒤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는 것이 보류되었지요."

참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1382년 명나라 홍무 15년 따리 성곽을 처음 축조한 이 고성을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려면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야 하는데, 실사단을 맞이하기 위하여 대대적인 정비와 도로 포장까지 서둘렀다니, 그저 쓴웃음이 나올 뿐이다. 여행 가이드의 말이 사실이 아닐 것 같다. 

하지만 고성 중심에는 고성 조성 당시 돌들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깔끔하게 깔려 있다. 더구나 동문 쪽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포장이 되어 있다. 성벽과 성문도 아주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특히 야간에는 성벽과 성문에 휘황찬란한 조명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따리 고성 성루인 오화루
 따리 고성 성루인 오화루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따리 고성의 야경과 창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길
 따리 고성의 야경과 창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길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따리(大理)는 차마고도의 중간 거점으로 중국 윈난성 서부 인구 14만 정도의 조그마한 도시이다. 당나라 때 건립한 이 도시엔 백족이 살고 있는데, 해발고도는 약 2000m 정도에 얼하이(洱海)라고 불리는 거대한 호수(250㎢ 정도)가 있다. 호수 주변에 집을 집고 살면서 농업과 어업, 관광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이다.

따리는 시솽반나에서 푸얼스를 지나 티벳으로 이어지는 차마고도의 중요한 교통 요지다. 시내에서 벗어난 한 마을에 가면 차마고도를 다녔던 마방들이 머물렀다는 쉼터가 있고,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전시물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들은 그곳까지 가지 못하였다.

서쪽으로 히말라야 마지막 봉우리라는 창산(蒼山, 4122m)이 있다. 1253년 원나라 몽고군의 쿠빌라이칸이 이 창산 말을 타고 넘어와 따리국을 정복하였다고 하여 더 유명한 산인데, 산 정상은 하얀 눈이 그대로 쌓여 있고, 이 눈이 녹아서 흘러내린 물이 얼하이 호수에 흘러들어 농업과 어업이 활성화된 도시이다.

따리의 고성은 야경이 휘황찬란하다. 조명이 아주 잘되어 있어서 멀리서 보면 성 전체에 별들이 반짝이는 것 같다. 특히 남문과 고성 중앙에 있는 오화루의 조명이 아름답다. 사각형의 성으로 둘러싸인 고성은 좌우로 길들이 가지런하게 놓여있고, 그 길을 따라 많은 집들이 늘어서 있다. 그 집들 모두 대표적인 보이차를 비롯한 각종 차와 각종 민속제품, 여행 기념품 등을 팔고 있었다.

따리 창산 아래에는 당나라 때 건립하였다는 삼탑사가 있는데, 높이 70m가 되는 탑 세 개가 따리의 파수꾼처럼 우뚝 솟아 있다. 창산을 오르면서 내려다 본 따리의 모습은 탑과 고성, 그리고 푸른 논과 밭, 넓은 호수가 한 눈에 들어온다.

 따리 창산 정상의 모습과 텔레비전 송전탑
 따리 창산 정상의 모습과 텔레비전 송전탑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옷을 입고 있는 중국 불상의 모습
 옷을 입고 있는 중국 불상의 모습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1월 8일 오전, 멀리서 보면 하얗게 눈이 덮여 있는 창산의 정상이 우리를 유혹하지만 정해진 일정이 있어서 우리들은 창산 2600m정도에 산허리를 감아 도는 트래킹 코스를 택하였다. 보통은 리프트를 타고 올라서 걷기도 하고, 반대쪽에서 말을 타고 오르기도 하지만 우리들은 리프트 쪽으로 등산을 시작하였다.

가끔 가다가 여러 갈래의 길이 나타났다고 합하여지는 등산로를 오르다보니 숨이 차오르고, 등에 땀이 솟아난다. 1시간 정도 걸린다는 가이드의 말. 어느새 2시간이 다 되어서 리프트 도착점에 올랐다.

리프트 도착지점에 조그마한 절이 하나 있는데, 화장실은 아무 것도 가려지지 않은 중국 전통 화장실로 되어 있었다. 불상의 모습은 화려하였는데, 특히 불상에 옷을 입혀놓은 것이 우리나라 불상과는 달랐다.

절 위쪽에서 중국 공안에게 다시 한 번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산허리를 감아 도는 트래킹을 시작하였다. 폭이 약 1,5m, 길이 6km 정도의 길은 돌을 네모로 깎아 바닥에 깔아 놓았으며, 난간까지 정비해 놓은 아주 깔끔한 트래킹 코스였다.  한 쪽 모퉁이를 돌아가니 하얗게 눈이 덮인 창산의 정상이 보인다. 4000m가 창산의 정상에는 텔레비전 송전탑이 있다.

 바다처럼 넓은 얼하이 호수의 모습
 바다처럼 넓은 얼하이 호수의 모습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밭에서 일을 하는 농부들
 밭에서 일을 하는 농부들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얼하이 호수로 흘러드는 물길 청소를 하는 사람
 얼하이 호수로 흘러드는 물길 청소를 하는 사람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귀 모양으로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얼하이(洱海) 호수는 바다 해(海) 자를 붙여도 좋을 정도로 길이 45km, 폭 6km 정도이고, 수심이 65m 정도 되는 거대한 호수이다. 호수의 풍부한 물을 이용한 농업이 활성화되어 있으며, 배를 타고 호수 안에 있는 세 개의 섬을 다녀오는  호수 관광도 좋은 구경거리인데, 호수 주변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만 하고, 배 삯도 따로 내야만 한다. 비수기여서 빈 배들만 나무 사이에 묶여 있었다.

이렇게 큰 호수 때문에 어업도 발달되었는데, 길거리 상점에는 잉어를 비롯한 많은 민물고기들이 큰 그릇에 놓여 있었다. 그리고 커다란 조개도 인상적이었는데, 호수에서 나는 물고기들이 따리를 찾는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고 한다.

특히 이 호수에서는 가마우지 고기잡이가 성행한 곳이다. 가마우지는 날지 못하는 새로, 끝이 구부러진 긴 주둥이와 긴 목으로 물고기를 잡는 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마우지의 목 아랫부분을 끈으로 묶어 가마우지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도록 한 다음 그것을 토해내도록 하여 고기를 잡는 방법이란다. 가마우지 고기잡이는 보통 봄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볼 수 없다고 한다.

 따리 신시가지 모습
 따리 신시가지 모습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관광지로 따리 고성을 누볐지만 따리 시민들이 살고 있는 시가지는 차로 한 바퀴 돌았다. 시내는 한산한 편이었으나 관광지인 고성과 시내가 분리되어 있는 것이 신기하였다. 호수의 풍부한 물을 바탕으로 넉넉하게 살아가는 따리는 분명 축복받은 땅인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차마고도 윈난성(云南城) 지역 답사’ 기사 총 8편을 쓰려고 합니다. ①쿤밍(昆明)에서 매리설산까지, ②따리,③리장,④호도협과 옥룡설산,⑤샹그리라, ⑥백망설산, ⑦매리설산, ⑧쿤밍



#차마고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서로 공유하는 것입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