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수없이 많다. 사람마다 개성이 있고 추구하는 삶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모두 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 많은 것들 중에서 공통적인 요소를 추출하게 되면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랑이다. 사랑을 빼놓고 인생을 논할 수 없고 사랑 없이 살아간다면 그 것은 삭막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사람마다 사랑을 정의하였고 또 사랑을 한다. 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목 놓아 울기도 하고 사랑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세상을 얻은 것처럼 기뻐하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사랑을 하였지만 사랑의 실체는 오리무중이다. 제일 잘 알 것 같지만 가장 난해한 사랑을 명쾌하게 서술한 책이 있다.
<사랑의 지도(Landscapes of Love)>
글의 쓴 사람은 다이나 이시도리데스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레바논 등에서 자랐고 런던 대학을 졸업하였다. 네덜란드 국립과학센터에서 인간의 심리와 유전자 간의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인지 심리학을 전공한 학자여서인지, 책의 내용은 아주 예리하게 사랑에 대해서 기술하고 있어 독자의 사고 세계를 확장시키고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저자의 지적 소양이 깊고 넓다는 것뿐만이 아니라 독특한 방법 하나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랑의 대륙을 지도로서 표시함으로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는 점이다. 상상력이 얼마나 무한한 것인지를 지도로 표시함으로서 시각적으로 이미지화하였다는 점이다. 한 장의 종이에 그려진 사랑 대륙 지도를 통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사랑에 대해서 역사적인 고찰은 물론이고 과학적인 측면 그리고 감정적인 부분까지 총 망라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랑에서부터 시작하여 동양과 서양의 학자들이 언급한 사랑에 대해서 아주 구체적이고 성세하게 집대성하고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사랑에 대해서 전체적인 윤곽을 어렵지 않게 그려낼 수 있다.
지금까지 사랑을 논한 것을 보면 미화하려는 측면도 있고 구체적인 표현보다는 추상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사랑을 우회하지도 않고 직설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사랑의 근원이 자손을 남기기 위한 것이란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고 ‘사랑이 성욕의 미명’이라는 점을 밝히고 사랑을 설명하고 있어 명쾌하다.
‘사랑은 행복이자 고통(20쪽)’이라고 이중성을 지적하면서 사랑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기술하고 있다. 또한 사랑이 ‘뇌에서 나오는 화학 성분(32쪽)’이라고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랑의 요소로서 ‘애정, 욕정, 책임감(44쪽)이라고 심리학적인 측면의 설명도 병행하고 있다. 3 요소의 차이에 다양한 사랑(46쪽)을 설명하고 있기도 하다.
애정과 욕정 그리고 책임감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해놓은 사랑(45-46쪽)을 읽으면서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진다. 3 요소의 크기에 따라 완전한 사랑, 중독된 사랑, 낭만적 사랑, 너그러운 사랑, 어리석은 사랑, 공허한 사랑으로 구분하고 있다. 실제 생활에 있어서 대비하면서 읽게 되면 또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심리학적은 측면의 분석도 재미있지만 과학적인 접근도 아주 재미있다. 사랑 행위가 감정의 영향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해부학적으로 남자와 여자의 뇌가 차이가 나고 사랑의 행위 또한 달라진다는 점(66쪽)을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왜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여자의 오르가즘이 자궁 속으로 정자를 끌어들이는데 도움을 준다는(82쪽) 설명에 대해서는 사랑이 추락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형이상학적인 위치에 존재하고 있는 사랑이 과학적인 접근으로 인해 형이하학적은 위치로 전락하고 말아버렸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게 된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사랑의 행태가 달라진다는 것(94쪽) 또한 마찬가지이다.
책을 통해서 지식을 얻고 감동을 얻는다. 그런데 사랑이라는 형이상학적인 존재를 지도라는 방법으로 구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주는 <사랑의 지도>는 독자들에게 신선한 향기를 불어넣어준다. 사랑에 대해서 다양한 지식을 얻는 것을 바탕으로 하면서 그 것을 초월하는 다양한 감동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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