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설 오후 민속놀이 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는 인천대공원을 찾았다.
시대가 흐르면서 우리 고유의 민속놀이가 많이 사라졌다. 어린 시절 시린 손을 입김으로 불어가며 동네 아이들과 모여 자치기, 제기차기, 연날리기, 팽이치기 등을 하면서 놀았던 기억들……. 이제는 잊혀져 아쉽기만 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직접 참여해 볼 수 있는 유익한 행사라 생각해 찾은 행사이다.
흥겨운 사물놀이 한 마당, 댄스경연, 제기차기 이벤트가 무대 위를 뜨겁게 달구었고, 무대 주변에 설치된 부스에서는 전통의상 입어보기, 짚으로 만든 모형 말 타기, 가마타기, 절구 방아 찧기, 맷돌 돌리기 등에 많은 시민이 참여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가족대항 윷놀이와 전통의상 입어보기 체험은 시민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다.
이 날 가장 인상적인 민속놀이는 연날리기였다. 민속놀이 체험이 열리고 있는 인천대공원 하늘에는 마치 한 마리 용이 꿈틀거리며 승천하는 형상을 하는 듯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거대한 연이 모든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인천 연수 연마을 민속연 작가 '맥천' 권익재씨는 200m 이상 높이 날아 오른 연줄을 잡고 홀로 지탱하기도 힘든 상황인데도 "하늘의 정기를 받아 새해 소망을 빌어 보세요!"라면서 인천대공원을 찾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맥천' 권익재씨는 인천을 대표하는 민속연 작가이다. 푸른 하늘을 나는 연이 좋아 취미삼아 시작한 연날리기가 무형문화재 송영부씨를 만나면서 인생의 진로마저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인천 민속연 보존회' 회장으로 인천시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초대되어 거대한 '줄연'을 띄우고 있다. 또 인천대공원, 월미산 공원과 매월 둘째 주 일요일 자유공원에서 연을 날리며 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직접 연을 만들어 날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지금껏 350개의 연, 약 700m의 높이를 날려 올려 보냈다. 이는 '2006년 인천 아시아 육상 경기대회'에서 선보인 것이다.
그는 하늘 높이 날고 있는 연을 "하늘의 정기를 받는 형상"이라고 소개했다. 하늘을 향해 끝이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높이 떠있는 연을 '줄연'이라고 했으며, 이 '줄연'을 잡고 한 해 소망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아오르는 ‘줄연’의 웅장함은 많은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여 연줄을 잡게 했고, 저마다 한 해 소망을 빌게 했다.
하나의 하회탈이 그려져 있는 가오리연으로 시작해 청사초롱 연까지 150여 개의 연이 연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다. 연과 연사이의 거리는 2m. 150여 개의 연이 하늘로 올라있으니 땅부터 첫 연까지의 거리는 300m. 밑에서 보는 연은 마치 하늘에 맞닿아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어 저 연줄을 잡고, 소원을 빌면 꼭 이루어 질 것 같다.
이 글과 사진을 보는 모든 국민이 2009년 한 해 건강과, 가족의 행복, 소원하는 모든 것들이 다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이날 인천대공원 인공호수 주변에는 가족과 함께 연을 날리고 있는 시민들이 많았다.
연날리기에 적당한 바람이 불어주어 시민들이 날리는 연은 힘차게 날아올라 여기저기에서 가족들의 환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연날리기는 민속놀이 외에도 액운을 몰아내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비는 전통 제의적 의미도 가지고 있다. 한 해 동안 집안에 액막이로 걸어 놓았다가 정월대보름에 날려 보내는 것이 대표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뉴스,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