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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좀 주세요~ 도둑 고양이가 아들내미가 차려주는 밥상을 기다리고 있다.
밥 좀 주세요~도둑 고양이가 아들내미가 차려주는 밥상을 기다리고 있다. ⓒ 박병춘

먹어도 됩니까? 자, 그럼 저 소고기 맛 좀 봅시다.
먹어도 됩니까?자, 그럼 저 소고기 맛 좀 봅시다. ⓒ 박병춘

느낌 좋고! "오늘은 뭔가 색다는 음식인 걸?"
느낌 좋고!"오늘은 뭔가 색다는 음식인 걸?" ⓒ 박병춘

좋아좋아! "살다 보니 별 일 다 있군!"
좋아좋아!"살다 보니 별 일 다 있군!" ⓒ 박병춘

미쳐미쳐! "이거 얼마만에 보는 소고기여?"
미쳐미쳐!"이거 얼마만에 보는 소고기여?" ⓒ 박병춘

바로 이거야! "음, 위장 밑으로 감동이 확산되는 맛이야!"
바로 이거야!"음, 위장 밑으로 감동이 확산되는 맛이야!" ⓒ 박병춘

아이고! "저 남은 걸 어떻게 가져갈꼬!!"
아이고!"저 남은 걸 어떻게 가져갈꼬!!" ⓒ 박병춘

 

녀석! 어릴 때부터 좀 수상하긴 했다. 낚시를 좋아하는 아빠를 따라 물가에 가면 닥치는 대로 땅을 후벼 팠다. 녀석은 살아 있는 것들에 유별난 관심을 보였다. 땅강아지, 매미, 사슴벌레, 유기견, 물고기, 지렁이, 온갖 동물 등을 애정으로 바라보는 눈높이가 유별났다.

 

기축년 설날! 중3 아들내미는 분주했다. 카메라를 갖고 현관을 들락날락하더니 뒤꽁무니에 뭔가를 숨기고 살포시 웃음을 띠기도 했다. 그러더니 사진이랑 동영상을 보여준다.

 

아들내미가 지난 3년 동안 키운 야생 고양이란다. 녀석은 마당 일정 장소에 강아지 사료를 퍼다 놓았고, 통닭을 먹을 때면 먹음직한 살코기를 나누어 먹었으며, 설날 아침에는 명절이랍시고 사람이 먹어도 시원치 않은 판에 쇠고기 산적 두 쪽을 엄마 몰래 마당에 상차림(?)해 주었다.

 

도둑 고양이는 터진 담을 넘어 기웃기웃 사뿐사뿐 쇠고기 한 점을 물고 가더니, 잠시 후 남은 한 점을 낚아챘다.  

 

아들내미가 자연의 가치를 깊이 있게 터득하고, 동물애호가로서 생명체와 교감하는 모습을 끝없이 보고 싶다. 무엇이든 함께 살며 나눈다는 것! 장엄한 일 아니겠는가!

 

"듬직한 도둑 고양이야, 건강하게 잘 자라서 쥐새끼들 좀 잘 잡아 먹어 다오."

 

▲ 설날 주인님 밥상은 다릅니다요!! "이런 맛 처음이야!"
ⓒ 박병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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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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