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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철거민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31일 저녁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열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마친뒤 희생자 영정사진을 들고 명동성당으로 행진하고 있다.
용산 철거민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31일 저녁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열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마친뒤 희생자 영정사진을 들고 명동성당으로 행진하고 있다. ⓒ 유성호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가 경찰의 원천봉쇄로 인해, 청계1가 한국관광공사앞에서 유가족과 시민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가 경찰의 원천봉쇄로 인해, 청계1가 한국관광공사앞에서 유가족과 시민 수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 권우성

[특별취재팀]
취재 : 권박효원 이경태 기자, 김효성 김하진 인턴기자
사진 : 권우성 유성호 기자
동영상 : 박정호 엄수용 기자

[최종신 : 31일 밤 11시 3분]

적잖은 성과 거둔 2차 범국민추모대회... "다음 주가 중요"

31일 오후, 용산철거민 참사 2차 범국민추모대회에는 8천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설 연휴를 거쳤고 경찰이 1만 명을 동원해 청계광장을 꽉 틀어막은 것을 감안하면 적잖은 성과다.

이날 행사는 오후 2시 서울역에서 열린 빈민대회를 시작으로 오후 4시 50분 청계광장 부근에서 열린 추모대회, 그리고 명동성당에서 열린 정리 집회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오후 4시 용산 참사 현장에서는 한국남자수도회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주최로 촛불 평화 미사가 열렸다.

경찰이 원천 봉쇄를 한 근거는 "불법 폭력시위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었지만 이날 큰 충돌은 벌어지지 않았다. 일부 흥분한 참가자들이 대열을 빠져나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거나 경찰버스 유리창을 파손하기도 했지만, 범대위 활동가들은 물론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차분하게 집회현장을 지켰다.

집회대열 선두에 선 사람들은 검은 상복을 입은 유족들. 고인의 부인들이 직접 영정을 들고 나선 것. 무대 옆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에도 고인들을 추모하는 발길이 이어졌다.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추모집회를 열고 있다.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에 참석한 유가족과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추모집회를 열고 있다. ⓒ 권우성

취재진마저 울린 유족의 절절한 호소

특히 이번 참사로 아버지 이상림씨가 사망하고 막내 동생 이충연씨가 다친 채 구속된 유족 대표 이현선씨의 절절한 호소는 유족과 추모대회 참가자들은 물론 취재진의 눈시울까지 적시게 만들었다.

그는 "재개발 통지를 받고 용역들이 쓰레기를 우리 가게 앞에 부어대기 전까지 우리는 참 따뜻한 가정이었다, 아버지는 살기 위해 용역들을 피해서 망루로 올라간 것"이라며 "이 사회와 재벌들이 우리를 운동권으로 만들었다. 막내 동생이 오른발 뼈가 부러진 채 감옥에 가게 될 줄이야 누가 상상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법치를 얘기하는데 누구에게 그런 법을 지키라고 하나?"며 서민들이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법, 용역이 행패를 부려도 내버려두는 법, 가족들 허락 없이 검사 마음대로 희생자들의 시신을 부검할 수 있는 법은 대체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단 한번이라도 아버지 품에 안겨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한마디만 하게 해 달라"며 흐느꼈다.

용산 참사현장에서 열린 촛불 평화 미사에서 박창일 신부는 "성경에 나오는 하느님은 이스라엘에 노예로 있던 사람들의 편이었다, 파라오의 편이 아니었다"며 "이명박 정부가 믿는 하느님은 '강부자'와 '고소영' 등 강자만을 위한 하느님이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31일 저녁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에서 고 이상림씨의 영정사진을 든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31일 저녁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에서 고 이상림씨의 영정사진을 든 유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추모 행사 줄줄이 예정... 지난해 같은 '촛불 정국' 될 지는 더 지켜봐야

이날을 시작으로 추모 집회는 청계광장에서 매일같이 이어질 예정이다. 2월 1일, 야3당과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추모대회를 연다. 이날 집회는 이명박 정부 출범 뒤 정당이 사실상 처음으로 여는 장외집회다. 더구나 정당이 시민사회단체와 공동으로 장외집회를 여는 것은 지난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22년 만이다.

2일에는 시국 미사가 예정되어 있으며, 그 뒤로도 각 사회단체들의 추모문화제가 줄줄이 계획되어 있다.

그러나 이런 흐름이 지난해와 같은 '촛불정국'으로 이어지고, 이날 나온 구호대로 '이명박 정권 퇴진'의 여론이 형성될 수 있을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다.

박래군 범대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이날 명동성당 입구에서 열린 정리집회에서 "다음 주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 주에 어떻게 활동하느냐에 따라서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구속수사와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31일 저녁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열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용산 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31일 저녁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열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용산 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 유성호

[9신 보강 : 31일 밤 11시]

누리꾼 150여 명, 경찰과 대치 중

31일 밤 10시 20분 현재 다음 아고라의 '촛불청'(촛불 청소년), '명박 퇴진' 등 누리꾼 150여 명이 롯데백화점 대각선 맞은편에서 50m 거리를 두고 경찰 기동대와 대치하고 있다.

이들 누리꾼들은 밤 9시 10분께 경찰이 롯데백화점 앞에서 해산 작전을 벌여 대열이 흩어지자 명동성당으로 이동해 재집결한 뒤 다시 이곳으로 진출했다.

누리꾼들은 현재 부근에 있던 도로 차단 시설물을 끌어와 간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철거민을 살려내라", "김석기를 구속하라" 등의 8박자 구호를 외쳤다. 경찰과 대치했던 누리꾼들은 다시 명동 성당 앞으로 돌아가 각 카페별로 앞으로 추모 대회의 방향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8신 : 31일 밤 9시 18분]

경찰, 사실상 해산 작전 돌입

 한 시민들이 31일 밤 서울 명동 입구에서 도로 점거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한 시민들이 31일 밤 서울 명동 입구에서 도로 점거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 권우성

31일 밤 9시 10분께 경찰이 도로위에 남아 있는 시민 100여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경찰은 시민들을 압박하는 도중 일부 시민사회단체의 깃발을 빼앗고 시민들을 대열에서 끌어내는 등 사실상 해산 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5명의 시민이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 있는 시민들은 이에 격렬히 항의하면서 "폭력경찰 물러가라", "집회 시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7신 : 31일 저녁 8시 24분]

명동성당에서 정리 집회 "내일도 추모 행사는 계속된다"
일부는 롯데백화점 앞 도로 점거... 경찰 "해산하지 않으면 살수"

 31일 저녁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열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에서 한 전경대원이 경찰 살수차에 파란색 색소를 붓고 있다.
31일 저녁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열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에서 한 전경대원이 경찰 살수차에 파란색 색소를 붓고 있다. ⓒ 유성호
시민들의 행진 대열 일부는 명동성당으로 가 이날 추모 대회의 정리 집회에 참석했고, 일부는 롯데백화점 앞에서 도로를 점거한 채 경찰과 대치했다.

정리 집회는 저녁 7시 30분부터 10분 동안 1000명 정도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열렸다.

박래군 범국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은 "오늘 많이 모였지만 내일과 모레도 추모집회가 이어진다"며 "용산 참사 현장이나 분향소에 단체 분향을 조직하고 구속 수사 서명도 열심히 받자"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에는 김석기 처벌에 대한 여론을 최고조로 올려야 한다"며 "다음 주 토요일 오후에 다시 열리는 3차 추모 대회에 역량을 집중하자"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앞에 멈춰선 시민들은 8차선 도로를 점거했다. 수차례 집회 해산을 촉구하는 경고방송을 했던 경찰은 시민들을 인도로 밀어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백화점 길 건너편 지하상가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는 전경과 시민들이 충돌하기도 했다. 일부 시민이 경찰의 헬멧을 벗기고 주먹을 휘둘렀고, 경찰은 이 시민들을 연행하려다가 서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의 밀어내기 작전으로 8차선 도로 가운데 롯데백화점 앞쪽 4차선 도로는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경찰은 "해산하지 않으면 살수하겠다"고 경고방송을 내보냈다.

그러나 저녁 8시 현재 시민 1000여명은 "살인 정권 물러나라", 살인 경찰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맞서고 있다.

 31일 저녁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열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용산 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명동롯데백화점을 지나 명동성당으로 행진하고 있다.
31일 저녁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열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용산 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명동롯데백화점을 지나 명동성당으로 행진하고 있다. ⓒ 유성호


 31일 저녁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열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용산 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을지로를 지나 명동성당으로 행진하고 있다.
31일 저녁 서울 청계천로 한국관광공사 앞에서 열린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용산 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을지로를 지나 명동성당으로 행진하고 있다. ⓒ 유성호

[6신 : 31일 저녁 7시 5분]

"사망한 아버지, 다리 부러진 채 구속된 동생
 사회와 재벌이 우리를 운동권으로 만들었다"

이번 참사에서 아버지 이상림씨는 사망하고 막내 동생 이충연(용산철거민 대책위원장)씨는 다리가 부러졌음에도 구속된 이현선씨가 유가족 대표로 무대에 올라와 담담하게 자신의 심정을 말했다. 심금을 울리는 이씨의 말에 유족과 참가자들은 물론 취재 중이던 일부 기자들까지 눈물을 흘렸다.

"내가 아버지를 잃고서 하늘이 무너지고 눈앞이 캄캄해졌는데 여러분이 있어 희망을 본다. 보통 장례는 삼일장인데 우리는 열흘이 넘게 장례를 치르고 있다. 빈소를 이렇게 오래 지키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아버지는 30년간 식당을 하시다가 호프집으로 리모델링했고 막내 동생에게 물려주려고 했다. 아버지는 손수 식탁 테이블도 닦으시는 등 가게를 너무 아꼈다. 재개발 통지를 받고 용역들이 쓰레기를 가게 앞에 부어대기 전까지 우리는 참 따뜻한 가정이었다. 아버지는 살기 위해 용역들을 피해서 망루로 올라간 것이다.

이 사회와 재벌들이 우리를 운동권으로 만들었다. 우리 막내 동생이 오른발 뼈가 부러진 채 감옥에 가게 될 줄이야 누가 상상했겠나? 우리는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두통약을 먹어야 한다. 어제 이명박 대통령이 방송에 나온 것을 보고 잠이 오지 않았다. 대통령은 법치를 얘기하는데 누구에게 그런 법을 지키라고 하나? 서민들이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법, 용역이 행패를 부려도 내버려두는 법, 가족들 허락 없이 검사 마음대로 희생자들의 시신을 부검할 수 있는 법은 대체 무엇인가?

나는 아이가 두 명 있는데 항상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아버지에게는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다. 아버지 품에 안겨서 단 한번이라도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한마디라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해 달라."

 용산 철거민 참사 희생자의 영정사진을 든 유가족들이 유가족 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용산 철거민 참사 희생자의 영정사진을 든 유가족들이 유가족 대표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권우성

이어 추모공연이 이어졌고 추모대회는 오후 6시 30분께 끝났다. 참가자들은 6시 35분 무렵부터 명동성당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경찰은 행진을 공식 허가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열을 막지는 않았다.

오후 6시 45분 현재 8000여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을지로1가 전 차선을 가득 메우고 명동성당으로 행진하고 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들과 약 70미터 거리를 두고 천천히 뒤로 물러나고 있다.

 강태성씨.
강태성씨. ⓒ 김효성


[5신 : 31일 오후 5시 50분]

"철거민을 폭도로 모는 이명박 정권, 전두환과 똑같다"

추모대회가 진행 중이던 오후 5시 20분께 시민 100여명이 영풍문고 부근에서 거리로 진출하려다가 이를 막아선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도로를 경찰 버스로 막아놓은 상태인데, 시민들은 옆길로 빠져 도로로 나가려 했다.

이들은 '386', '명박퇴진' 등의 깃발을 든 30~40대 남성 위주였으나 '촛불청'(촛불청소년) 깃발을 든 10대 청소년도 보였다. 이들은 "명박 퇴진", "독재 타도"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과 대치하던 이들은 거리를 막아놓은 경찰 버스 한 대의 운전석 창문을 깨고 안에다 쓰레기를 던져 넣었다. 오후 5시 43분께 경찰은 이들을 밀어냈으며 불이 붙은 일부 쓰레기는 소화기를 동원해 껐다.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가 경찰의 원천봉쇄로 인해 인근 청계1가 한국관광공사앞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가 경찰의 원천봉쇄로 인해 인근 청계1가 한국관광공사앞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고 있다. ⓒ 권우성

한쪽에서 이런 충돌이 발생하는 가운데 추모대회는 계속 진행됐다. 날씨가 꽤나 쌀쌀했지만 3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유가족 20여명은 대열 맨 앞에서 영정을 들고 무대에 오른 사람들의 발언을 침통한 표정으로 들었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인 배은심 민가협 회장은 한숨을 쉰 뒤 "유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1987년도에 내 모습이 저렇게 처참했지 않았나 싶다, 가슴이 너무나 아프다"며 "우리는 죽은 분들을 대가없이 묻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배 회장은 "내가 (아들을) 그냥 묻고 나니 얼마나 후회가 되던지... 그때 어리석어서 그냥 아들을 땅에 묻었던 게 아직까지 후회가 된다"며 "더 이상 (이 정권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추도사를 하려고 무대에 올라왔는데, 규탄사를 해야 돌아가신 분들의 한을 달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엄동설한에 물대포를 쏜 것부터가 살인행위다, 사람이 죽은 것부터 책임이 명확한데 뭘 또 밝혀야 하나"고 비판했다.

노회찬 전 의원은 "테러범 잡기 위해 창설된 경찰 특공대가 국민에게 테러를 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은 철거민을 폭도로 몰고 전철연을 배후로 몰고 있다, 광주 시민이 폭도이고 배후에 고정간첩이 있다던 전두환과 똑같다"고 비난했다.

그는 "전두환이 내란 음모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듯이 이명박도 대한민국 법정에서 유죄를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경찰이 원천봉쇄한 가운데, 광장에 미리 들어온 일부 참석자들이 대국민홍보 문구가 붙은 경찰버스옆을 지나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경찰이 원천봉쇄한 가운데, 광장에 미리 들어온 일부 참석자들이 대국민홍보 문구가 붙은 경찰버스옆을 지나고 있다. ⓒ 권우성

"이명박 정부가 믿는 하느님은 강자만을 위한 하느님"

31일 오후 4시부터 한국남자수도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주최로 촛불 평화 미사가 용산 참사현장에서 열렸다. 미사 참석자들은 용산 참사로 희생된 영혼들을 기도로 위로했다.

이날 미사는 박창일 신부, 김대선 신부, 정만영 신부, 오기백 신부 등 4명이 진행했으며 50여명이 참석했다.

처음 말문을 연 정만영 신부는 "이명박 정부는 파쇼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정 신부는 군포 여대생 살인 사건을 거론하면서 "피의자 강씨가 사회적 규범을 어기고 반복적 거짓말을 하는 행동들이 김석기 검찰총장 내정자와 다를 바가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의 회개는 우리의 소관이 아니다. 이것은 하느님께 맡겼으면 좋겠다"며 "오늘 이 자리에 희생된 영혼들과 유가족을 위로하는 우리 자신의 회개를 위한 기도를 하자"며 기도를 진행했다.

용산 참사와 관련된 추모시와 기도문을 낭독한 다음에 박창일 신부가 말을 이어나갔다.

박 신부는 "지금 어느 누구 하나 사과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다. 경찰 책임자가 자신의 부하가 죽었으면 물러나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라며 경찰을 윗선의 명령에 그대로 복종하는 '무뇌아, 로봇'에 비유했다.

박 신부는 "성경에 나오는 하느님은 이스라엘에 노예로 있던 사람들의 편이었다. 파라오의 편이 아니었다"며 "이명박 정부가 믿는 하느님은 '강부자'와 '고소영' 등 강자만을 위한 하느님이다"라고 주장했다.

전 세계의 평화를 비는 신자들의 기도와 봉헌 성가 등이 이어진 후, 박순희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대표가 발언했다.

박 대표는 "이명박 정부는 시민사회의 협조를 받아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하고 원세훈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를 파면해야 마땅하다"며 "또한 뉴타운 정책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미사는 두 시간가량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미사가 끝난 뒤 곧바로 청계 광장으로 행진했다. 이들은 2월 2일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시국 미사를 열 예정이다.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용산 철거민참사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슬퍼하고 있다.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용산 철거민참사 희생자들을 생각하며 슬퍼하고 있다. ⓒ 유성호

[4신 : 31일 오후 4시 50분]

예정보다 50분 늦게 추모대회 시작

경찰에 행진이 가로막힌 빈민대회 참석자들은 지하철을 이용해 청계광장으로 이동했다.

오후 4시 36분께 마지막까지 서울역 광장에서 경찰과 대치하던 용산참사 희생자 유족 및 전철연 회원 150여명이 지하철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경찰은 영정 차량을 서울역 광장 밖으로 내보냈다.

한편 청계천 예금보험공사 부근 차도에 1000여명 정도가 모여 오후 4시 50분부터 추모대회를 시작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고 있다. 대열의 맨 앞에는 유족 5명이 자리했고 강기갑,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과 단병호, 노회찬 전 의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의 모습도 보였다.

대회 주최측에서는 취재진들에게 기자임을 증명하는 리본을 나눠줬다. 기자들이 사진을 찍을 경우 경찰에서 채증하는 것으로 오해해 대회 참가자들과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시민들이 용산 철거민참사 희생자들이 넋을 위로하며 촛불 모형의 구조물에 근조리본을 달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시민들이 용산 철거민참사 희생자들이 넋을 위로하며 촛불 모형의 구조물에 근조리본을 달고 있다. ⓒ 유성호

[3신 : 31일 오후 4시 15분]

청계광장 봉쇄한 경찰 "용산으로 돌아가라" - 유족 "길 열어라"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를 마친뒤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을 실은 방송차를 선두로 청계광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를 마친뒤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을 실은 방송차를 선두로 청계광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오후 3시 40분께 빈민대회 참가자들이 행진을 시작했다.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영정 사진을 실은 방송차가 앞장을 서고 그 뒤로 '용산 철거민 살인 만행 이명박 정권 퇴진'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친 빈민대책위 대표와 유족들이 뒤따르고 있다. 경찰은 20대가 넘는 전경 버스로 이들이 도로로 나가지 못하도록 봉쇄한 상황이다.

영정 사진을 실은 버스는 경적을 울렸으나 막아선 경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경찰 방송차량은 "수많은 시민들이 도로로 나서는 것은 불법"이라며 "최소한 추모대회 의미가 훼손되지 않도록 여러분들의 협조를 바란다"는 방송을 내보냈다.

오후 4시 10분께 빈민대책위 쪽과 관할서인 남대문경찰서 쪽이 협의를 벌였지만, 서로 의견이 엇갈려 대치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다.

남대문경찰서 쪽은 유족과 영정이 용산 참사 현장으로 돌아가서 예정된 대회를 치르라고 종용했다. 그러나 빈민대책위 쪽은 "유족과 영정이 청계광장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은 집에 가라는 소리나 다름없다"며 "우리가 여기 모인 것은 시민들을 만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상황이 풀릴 때까지 여기에 있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청계광장은 9개 중대 규모의 전경들이 완전히 봉쇄한 상태다. 경찰은 청계광장의 첫 번째 다리인 모종교부터 막고 있다. 경찰이 봉쇄한 대열 안에는 취재진을 합쳐 30여명 정도가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추모대회 주최측은 모종교 바깥쪽으로 이동해 추모대회를 열 계획이다.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경찰이 원천봉쇄한 가운데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청계광장을 봉쇄한 경찰을 붙잡고 '경찰은 물러가라'며 항의하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릴 예정인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희생자 제2차 범국민추모대회'를 경찰이 원천봉쇄한 가운데 고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가 청계광장을 봉쇄한 경찰을 붙잡고 '경찰은 물러가라'며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를 마친뒤 청계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들이 전경버스로 막고 있다.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를 마친뒤 청계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하자 경찰들이 전경버스로 막고 있다. ⓒ 유성호

[2신 보강 : 31일 오후 3시 35분]

"MB만 빼면 이런 참사 안 일어난다"
서울역 광장에 1천여 명 집결... "희생자들을 테러리스트로 몰다니"

"용산 참사 책임자를 즉각 처벌하라!"
"전철연 탄압 중단하라! 용역깡패 해체하라!"

31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빈민연합, 주거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등 20여개 빈민단체들로 구성된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빈민대책회의'(이하 빈민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빈민대회에 참석한 상가세입자, 영세가옥주, 비닐하우스촌 주민, 철거민 등 1천여 명이 분노의 함성을 질렀다.

모두 검은색 상복을 입고 있었다. 가장 앞에는 이번 용산 참사 희생자의 영정사진을 안은 유족들이 앉아 있었다. 각각의 깃대에는 까만색 조기가 달렸다. 빈민들의 왼편에 세워진 3m 높이의 촛불 모형엔 근조리본 1백여 개가 달렸다.

빈민대책회의는 "누가 용산 참사 희생자들을 테러리스트, 불법폭력주의자로 몰고 있나"며 "건설자본과 부동산 개발업자, 용역업체 그리고 이들의 충실한 대변자인 이명박 정권이 이번 용산학살의 진범"이라고 지적했다.

빈민대책회의는 이어, "지금도 전국 1천여 곳에서 평온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내쫒는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러한 개발 드라이브가 멈추지 않는 한 용산 참사는 되풀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또 "경제위기 속에서 정부는 먼저 가난한 이들과 대다수 국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이명박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고 이 와중에도 이 사회 1천만 빈민은 죽어가고 있거나 생존의 위험에 처해 있다"며 "이제 더 이상 죽을 수 없기에 철거민, 노점상, 노숙인, 장애인들은 하나가 되어 단결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용산 철거민참사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용산 철거민참사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다. ⓒ 유성호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상복을 입고 용산 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상복을 입고 용산 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상복을 입고 용산 철거민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상복을 입고 용산 철거민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이명박만 빼면 더 이상 이런 살인 사건 안 일어난다"

이날 발언에 나선 이들은 참사가 발생한 지 11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공식 사과조차 않는 경찰과 정부에 대한 분노를 터뜨렸다.

무대에 오른 심호섭 빈민대책회의 공동의장은 "보약도 과잉섭취하면 독이 되듯, 경찰 총수 내정 받은 한 사람이 최고 권력자에게 '깨끗이 처리했습니다'라고 보고하기 위해 과욕 부리다 아까운 생명 6명 보낸 것"이라며 "이는 하늘을 손바닥으로 가릴 수 없는 것과 같은 명백한 사실"이다.

"50대, 70대 철거민들이 망루 안에 스스로 들어가 '독 안의 쥐'가 됐나? 가만히 있으면 용역 깡패한테 폭행을 당하니 내 가족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들어간 것 아닌가. 도대체 독 안에 든 쥐가 된 철거민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보수언론과 검찰은 제3자인 전철연 중앙이 개입했다며 사건을 왜곡하고 있지만 우리는 남이 아니다. 힘없는 철거민들이 서로 품앗이를 한 것이다. 경찰이야말로 제3자다."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용산 철거민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용산 철거민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손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연대발언에 나선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지난 30일 방송을 보니 이명박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를 하고 있더라"며 혀를 찼다. 정 대표는 "지금 이런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1차방정식도, 미적분도 필요없다, 오직 빼기만 하면 된다"며 "이명박만 빼면 더 이상 이런 살인 사건 안 일어난다"고 외쳤다.

한도숙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이 나라가 돈에 의해 행복이 결정되는 것처럼 돼 버렸다"고 한탄했다. 한 의장은 "이명박도 돈 벌게 해준다고 해서 뽑힌 사람"이라며 "이제 가슴에 손을 얹고 과연 돈이 우리를 행복의 나라로 데려다 주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장은 이어 "지금까지 우리가 이렇게 헤매고 있는 것은 이런 기조를 알지 못한 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이제 이런 상황을 끝내자는 각오로 여기 섰다, 이 대회를 시작으로 오는 춘삼월에 함께 청와대의 이명박을 빼버리자"고 외쳤다.

"돈 없는 것이 죄인가? 굳이 죄라면 갈 곳이 없어서 투쟁한 죄밖에 없다"

빈민들은 당장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개탄하며 ▲뉴타운 재개발 사업 전면 중단 ▲용역업체 해체 등을 주장했다.

포이동 대책위 조철순 위원장은 "고작 8가구를 쫒아내기 위해 수백명의 용역들이 폭력을 휘둘렀다"고 말했다.

"맞은 이들 중 70이 넘은 할머니도 있었고, 암환자도 있었다. 정말 오갈 데가 없고 돈이 없어서 있는 이들이 왜 맞아야 하나. 재개발을 하면 세입자는 사람도 아닌가. 돈이 없는 것이 죄인가. 우리도 화염병 들고 싶지 않다. 왜 들게 만드나. 굳이 죄라면 돈이 없어서, 갈 곳이 없어서 투쟁한 죄 밖에 없다."

'홈리스행동'의 전원표씨는 "서울시가 쪽방촌을 재개발해 주상복합단지를 만들겠다고 한다"며 "거리에 노숙을 하면서 유일하게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쪽방 밖에 없는데 그곳을 밀어버리면 어떻게 하냐"며 답답해했다.

한편, 이들은 빈민대회를 마친 후 오후 4시 범국민 추모대회가 열리는 청계광장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현재 경찰은 36개 중대를 서울역 광장 인근에 배치한 상태다.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용산 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철거민들의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빈민단체 회원들이 3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병박정권 퇴진, 빈민탄압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에서 용산 철거민참사 진상규명과 철거민들의 주거권 보장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청계광장, 경찰이 미리 점거"

그러나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규탄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서울 청계광장은 경찰이 미리 점거하고 있었다. 이날 오후 1시부터 경찰들은 광장 바닥에 줄지어 앉아있었다.

오후 2시에 광장에서는 원천봉쇄를 규탄하는 '이명박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집압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의 기자회견이 예정됐지만, 경찰은 이마저도 막아섰다. 마이크를 잡은 기자회견 사회자의 일성은 "경찰들 비켜서세요, 기자회견을 막는 것은 불법입니다"는 말이었다. 결국 10여분의 밀고 당기는 몸싸움 끝에 기자회견이 열릴 수 있었다.

박래군 범대위 집행위원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평화적 집회를 열겠다는 뜻을 경찰에 밝혔는데도 결국 추모대회를 원천봉쇄했다, 우린 정말로 시민과 함께 평화로운 추모대회를 열고 싶다"면서 "참사의 주범인 경찰이 끝내 추모대회를 막아선다면 중대한 결단을 내리고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오창익 인권시민실천연대 사무국장은 "추모제와 같은 관혼상제 행사는 집시법이 규정하는 집회가 아니다, 경찰은 '불법 폭력시위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원천봉쇄 이유를 밝혔지만 이는 구체적이지 못하다, 참사 이후 단 한 번도 불법 폭력이 일어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참사의 가해자인 경찰이 제발 저려서 시민들이 모이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고, 김석기 경찰청장 한 명을 보호하려고 경찰들을 동원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2시 40분께 범대위 활동가들은 자리에 앉아 연좌에 들어갔다. 여기서 물러나면 오후 4시부터 열릴 추모대회를 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경찰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이미 광장은 버스로 가로막혀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상태. 경찰 관계자는 "광장에먄 9개 중대가 나와 있고,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오늘 서울경찰청 기동대는 추모대회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31일 오후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규탄 제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서울 청계광장을 경찰이 버스로 에워싸고, 광장에 병력을 배치해서 원천봉쇄하고 있다. 경찰들이 버스 틈을 이용해서 광장으로 들어오려는 시민들을 가로막고 있다.
31일 오후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규탄 제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서울 청계광장을 경찰이 버스로 에워싸고, 광장에 병력을 배치해서 원천봉쇄하고 있다. 경찰들이 버스 틈을 이용해서 광장으로 들어오려는 시민들을 가로막고 있다. ⓒ 권우성

 31일 오후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규탄 제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서울 청계광장을 경찰이 버스로 에워싸고, 광장에 병력을 배치해서 원천봉쇄하고 있다.
31일 오후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규탄 제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서울 청계광장을 경찰이 버스로 에워싸고, 광장에 병력을 배치해서 원천봉쇄하고 있다. ⓒ 권우성

[1신 : 31일 오전 11시 53분]

4시 청계광장 범국민 추모대회... 용산 참사 촛불 켜진다

전국 8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이명박 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이하 범국민대책위)가 31일 오후 4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범국민 추모대회를 개최한다. 지난 23일에 이은 두번째 범국민 추모대회다.

<오마이TV >는 추모대회에 앞서 오후 2시부터 서울역에서 열리는 빈민대회부터 생중계할 예정이다.

경찰은 "추모대회가 정치집회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며 불허를 통보했다. 경찰은 이날 전·의경 100여 개 중대 1만여 명을 동원해 원천봉쇄에 나설 예정이다.

범국민대책위는 이와 관계없이 추모대회를 청계광장에서 강행할 방침이어서 충돌이 예상된다. 앞서 범국민대책위는 "추모대회는 집회가 아니기 때문에 집시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며 경찰의 불허방침을 비판한 바 있다. 추모대회는 ▲진상조사단 발언 ▲종교계 발언 ▲유가족 발언 ▲자유발언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오후 2시에는 전국철거민연합, 전국노점상총연합 등 16개 빈민단체들은 서울역 광장에서 '용산철거민 살인만행 이명박 정권 퇴진, 빈민탄압 중단, 민중생존권 쟁취 빈민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이날 장례완장과 근조리본 등을 착용하고 ▲이명박 정권 퇴진 ▲김석기·원세훈 구속수사 및 오세훈 서울시장·박장규 용산구청장 퇴진 ▲용역깡패 해체 ▲전철연 탄압 중단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빈민단체들은 원래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경찰의 불허로 장소를 서울역으로 옮겼다. 빈민단체들은 서울역에서 집회를 마친 뒤 청계광장으로 행진을 시도할 예정이다. 

 31일 오후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규탄 제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서울 청계광장을 경찰이 버스로 에워싸고, 광장에 병력을 배치해서 원천봉쇄하고 있다.
31일 오후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규탄 제2차 범국민대회'가 열릴 예정인 서울 청계광장을 경찰이 버스로 에워싸고, 광장에 병력을 배치해서 원천봉쇄하고 있다. ⓒ 권우성

한국남자수도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등은 이날 오후 4시 용산 참사 현장에서 촛불평화미사를 열 계획이다. 이들 역시 미사 이후 행진을 통해 청계광장에서 열리는 추모제에 참가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추모대회를 시작으로 '용산 참사'와 관련한 대규모 집회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라 '용산 참사 추모 촛불'은 이날을 기점으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범국민대책위는 지난 29일 용산 참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 참사 관련 추모대회를 주말마다 청계광장에서 열고 정권퇴진 및 MB악법저지 투쟁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등 야4당과 민생민주국민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미디어행동 등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추모대회의 불씨를 이어받아 다음 날인 2월 1일 오후 3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폭력살인진압 규탄 및 MB악법 저지를 위한 국민대회'를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국민대회 다음날인 2일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용산 참사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시국미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용산참사#추모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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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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