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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람이 있다"

"살려고 올라가서 죽어서 내려왔다"

 

마지막 생존권과 주거권을 지키기 위해 폭력과 인권침해를 밥먹듯 하는 용역직원과 경찰의 강제진압으로 망루 위로 쫓겨가며 싸운 죄 밖에 없는 용산 철거민들. 그 철거민 5명을 무자비한 살인진압으로 불구덩이로 내몰아 죽여놓고도 편파수사에 진실을 왜곡.은폐.축소.조작까지 해대는 정권과 경.검찰, 한나라당, 조중동 등 인면수심의 무리들은 아직도 철거민과 유가족,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이지 않고 있다. 개콘보다 못한 '대통령과의 원탁대화'라는 괴상한 프로그램으로 전파를 낭비하고 밤늦게 국민들 울화통을 치밀게 했다.


그리고 지난 1월 20일 참극이 벌어진지 12일이 지났지만, 반성과 사죄는 커녕 대신 그 뻔한 레퍼토리인 '좌파-빨갱이-불법폭력집회근절-법질서-배후세력(민노당,전철연)'을 앵무새처럼 떠벌리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숨진 철거민과 전철연을 범죄자, 죄인 취급하고 심지어 왜곡보도로 유가족과 원통하게 숨진 이들의 명예를 더럽히고 두 번 세 번 죽이고 있다.

 

이에 맞서 힘 없고 가난한 이들에게 한없이 가혹하고 모순된 암흑시대가 초래한 용산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억울하게 죽은 철거민들의 한을 풀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은 참사 현장과 일방부검으로 난도질 당한 채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찾아 돌아가신 철거민을 추모.헌화.분향하고 유가족을 위로하며 그 추운 겨울날 함께 촛불을 밝혀왔다.

 

'미니' 명박산성으로 봉쇄된 청계광장 그리고 추모군중

 

이와 관련해 지난 23일 매서운 추위속 서울역광장에서 있었던 1차범국민추모대회에 이어, 어제(31일) 청계광장에서 있다는 2차범국민추모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자전거를 타고 내달렸다. 한강 자전거도로를 따라가다 마포대교를 건너 공덕역과 애오개역을 지나칠 때는 서울시와 마포구의 '막가파식' 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사업으로 불안에 떠는 지역주민과 "철거"라는 무서운 붉은 글씨가 떡칠된 골목과 빈집들을 볼 수 있었다.

 

인천 집에서 이것저것 하느라 애초 계획보다 늦은 오후2시쯤 나왔다. 몸을 가볍게 하고 내달렸는데도 약 2시간30분 정도의 거리를 2시간만에 단축하기란 쉽지 않았다. 터무니없는 '한강 르네상스' 개발이 한창인 한강변과 마포 재개발 일대를 둘러보는 통에 충정로와 복잡한 시청을 지나 전경버스로 가득한 청계광장에 도착했을 때는 5시가 넘어 있었다. 용산참사 2차범국민추모대회는 오후4시부터 시작한다고 했는데, 전경버스로 '미니' 명박산성을 쌓아 광장을 원천봉쇄한 경찰들 때문에 추모군중들의 모습이 쉽게 보이지 않았다.

 

▲ '미니' 똥박산성으로 봉쇄된 청계광장 그리고 추모군중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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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3.4의 용산참사를 초래할 막가파식 재개발에 여념없는 서울시청
제2.3.4의 용산참사를 초래할 막가파식 재개발에 여념없는 서울시청 ⓒ 이장연

 

 시청광장 주변은 방패와 소화기로 무장한 전투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시청광장 주변은 방패와 소화기로 무장한 전투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 이장연

 

 길 한편에는 방패와 소화기 등 진압장비를 늘어놓았다.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때려잡는 진압장비를...
길 한편에는 방패와 소화기 등 진압장비를 늘어놓았다. 국민의 세금으로 국민을 때려잡는 진압장비를... ⓒ 이장연

 

전경버스로 꽉 막힌 청계광장 한편에서 오가는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고 피켓을 들고 있는 분들께 여쭈어보니, 아래쪽에서 추모대회가 열리고 있다 하여 전경버스와 전경들 틈바구니를 뚫고 자전거를 끌고 광교쪽으로 내려갔다.

 

추모대회는 경찰의 봉쇄 때문에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았고 추모행렬과 군중들은 무교동다리와 광교 사이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손에는 국화와 검은 피켓, 전단지들을 들고 용산 철거민들의 넋을 위로하고 철거민과 빈민, 국민들을 기만.우롱.억압하는 현 정권과 병든 세상을 향해 성난 함성을 드높였다.

 

 정권과 경찰은 죽은 이의 넋을 달래는 추모제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정권과 경찰은 죽은 이의 넋을 달래는 추모제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 이장연

 

 자전거를 끌고 전경버스와 전경 틈바구니를 헤치고 나왔다.
자전거를 끌고 전경버스와 전경 틈바구니를 헤치고 나왔다. ⓒ 이장연

 

 개발보다 삶터를! 돈보다 생명을!
개발보다 삶터를! 돈보다 생명을! ⓒ 이장연

 

 추모군중들은 곳곳에서 말없이 검은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추모군중들은 곳곳에서 말없이 검은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 ⓒ 이장연

 

여기 어둠을 물리치고 진실을 밝힐 촛불이 있다!

 

청계천변의 벽에는 커다란 걸개그림 두개가 내걸렸고, 곳곳에 용산참사의 책임자를 처벌하고 진실을 밝혀내라는 요구와 구호가 솟구쳤다. 그 가운데 국민의 경찰이길 포기한 오만방자한 경찰은 추모군중을 위협해 충돌을 빚기도 했다. 광교 등 청계천변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는데도, 경찰은 불법집회를 중단하고 해산하라고, 물(대)포를 쏘고 진압하겠다는 협박방송을 주구장창 퍼부었다.

 

죽은 이의 넋을 위로하는 추모제조차 허락하지 않은 파렴치한 정권과 선진인류경찰이 되어 국민들을 물대포로 조준하는 경찰(경찰체포전담반 포함)들의 위협과 도발은 추모제 내내 계속되었다. 그 속에서 추모 군중들의 슬픔과 분노는 짙게 깔린 청계천의 어둠을 밀어내고 진실을 밝힐 촛불이 되어 명동으로 힘차게 행진해갔다. 그 뒤를 경찰들은 추모군중들을 토끼몰이 하듯 몰아붙였다.

 

그 현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전한다.

▲ 여기 어둠을 물리치고 진실을 밝힐 촛불이 있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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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사람이 있다. 큰 걸개 그림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
여기 사람이 있다. 큰 걸개 그림이 사람들의 발길을 잡았다. ⓒ 이장연

 철거민과 유가족, 각계각층 인사와 사람들이 범국민추모대회에 함께 했다.
철거민과 유가족, 각계각층 인사와 사람들이 범국민추모대회에 함께 했다. ⓒ 이장연

 

 선진인류경찰이 되어 국민의 행복을 지키겠다는 경찰은 어디 있나??
선진인류경찰이 되어 국민의 행복을 지키겠다는 경찰은 어디 있나?? ⓒ 이장연

 

 선진일류경찰은 물포를 좋아한다!!
선진일류경찰은 물포를 좋아한다!! ⓒ 이장연

 

 어둠이 깔린 청계천에 오랜만에 촛불이 환하게 불밝혔다.
어둠이 깔린 청계천에 오랜만에 촛불이 환하게 불밝혔다. ⓒ 이장연


* 용산참사 2차범국민대회 현장 사진 더보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용산참사#범국민추모대회#청계광장#경찰#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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