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정월 대보름을 맞아 묵은 액을 털어내고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민속놀이가 광주시립민속박물관(관장 서종환)에서 8일 다채롭게 열렸다. 이날 행사장은 날씨가 포근한 탓인지, 아침 일찍부터 관람객들이 가족단위로 찾아와 대성황을 이루었다. 종일 1만여명의 광주시민들이 행사장을 찾아 흥겨운 한때를 즐겼다.
광주 북구 운암동 중외공원내 야외광장에서 펼쳐진 '빛고을 정월대보름 한마당'은 기원마당, 놀이마당, 공연·체험마당, 나눔마당 등 4개 마당으로 진행됐다.
광주의 평안과 시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기원마당에서는 길놀이·당산제·마당밟이·판 굿 등이 펼쳐졌다. 개막을 겸한 당산제에서는 박광태 광주시장, 강박원 광주시의회의장, 김계윤 민속박물관회장 등 주요 인사와 시민 등 500여명이 참석해 빛고을의 번영과 시민들의 건강, 행운을 기원했다.
놀이마당에서는 민속놀이 경연(윷놀이, 제기차기, 팔씨름, 투호놀이, 닭싸움, 가족줄넘기, 딱지치기 등 7종목 17부문)과 시연(윷점보기, 창작연 날리기, 불깡통 돌리기) 등이 진행됐고, 민속놀이 경연은 예선과 결선 두 단계로 나누어 열렸다. 입상자들에게는 푸짐한 상품이 주어졌다.
경연·시연과 함께 연날리기, 널뛰기, 팽이치기, 굴렁쇠 굴리기, 줄넘기 등은 자유종목으로 지정되어, 행사 참여자 누구나 자유롭게 놀이를 즐겼다.
공연·체험마당에서는 공연과 한류문화체험 등이 진행됐다. 우선 공연프로그램으로는 황승옥 가야금예술단원의 남도민요와 가야금 병창, 내드름 예술단의 북춤 공연, 우리문화연구회 ‘소리노리’의 한량무 공연 등이 대보름 한마당의 흥을 돋우었다. 어린이와·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자랑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어 한류문화체험에서는 복식·악기체험, 한지공예체험과 떡메치기 등이 진행됐으며, 행사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호두박 터트리기, 닭잡기 놀이, 야외전시물 해설 등이 이어졌다.
특히 화합과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는 줄다리기(용줄 어름놀이)는 행사의 절정을 이루었다. 참가한 모든 어린이들이 먼저 줄을 당긴 후 일반시민들이 동·서로 나뉘어 화합과 결속을 한껏 다졌다.
나눔마당에서는 먹거리장터, 가훈 써주기, 복조리 만들기, 추억의 뻥튀기와 붕어빵 등이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가훈 써주기 행사에는 약 200여명이 접수하여 하루종일 사람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시민 모두가 한데 어울려 2009인분 한우 사골떡국을 나누어 먹는 모꼬지 잔치를 함으로써 선인들이 지녔던 나눔의 미풍양속을 되새기는 행사도 관람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와함께 부대행사 중의 하나로 운영된 ‘디카사진 콘테스트’도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당일의 행사장면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 박물관 홈페이지에 올리면, 추첨해 선정된 참여자에게 기념품을 증정했다.
이어 오후 6시에는 달집태우기를 실시해 한해의 액운을 물리치고 새해의 풍성함과 만복을 기원했다. 달집이 타는 동안 시민들은 손에 손을 잡고 달집을 돌면서 강강술래를 연희하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회사원 이창식씨는 "재기차기, 팽이치기, 연날리기 등 어렸을때 했던 놀이 등을 아이들과 함께 해보니, 감회가 새롭고 추억이 절로 생각난다"며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우리네 전통 민속놀이가 이런 행사를 통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전승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종환 관장은 "금년으로 14회째를 맞이하는 대보름행사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민속을 체험할 수 있는 장으로 마련했다"며 "대보름날의 의미를 자녀와 함께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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