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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고촌면사무소에서 '경인운하사업 사전환경성검토 및 환경영향평가 설명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설명회에 참석하려는 환경단체 회원들을 찬성측 인사 수십명이 면사무소 입구를 봉쇄한 채 몸으로 가로막고 있다.
5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고촌면사무소에서 '경인운하사업 사전환경성검토 및 환경영향평가 설명회'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설명회에 참석하려는 환경단체 회원들을 찬성측 인사 수십명이 면사무소 입구를 봉쇄한 채 몸으로 가로막고 있다. ⓒ 권우성

시민단체 회원과 취재기자까지 출입 방해

 설명회에 참석하려는 환경단체 회원을 찬성측 인사 여러명이 달려들어 끌어내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하려는 환경단체 회원을 찬성측 인사 여러명이 달려들어 끌어내고 있다. ⓒ 권우성
5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고촌면사무소에서 개최된 경인운하 지역 설명회장을 경인운하지역협의회 회원들과 일부 주민들이 막아서며 충돌이 발생했다. 이들은 설명회를 들으려던 시민단체 회원은 물론 기자들의 출입까지 방해해 '논란'이 예상된다.

오후 3시 설명회가 시작되자 지역협의회 회원과 일부 주민은 면사무소의 출입을 전면 통제하기 시작했다. 운하 찬반에 관계없이 설명회를 듣고자 하던 일반 시민들까지 이들의 입구 봉쇄에 발길을 돌렸다.

박한욱 경인운하지역협의회장은 "어떤 XX든지 씹어봐, 대서특필해. 자신 있는 신문사에서 대서특필해봐"라며 출입금지에 항의하는 기자들에게 욕설까지 퍼부었다.

이들은 설명회 2시간 전부터 입구를 지키며 면사무소를 출입하는 사람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했다. 출입구를 통과해도 설명회로 통하는 길은 이중 삼중의 경비가 유지되고 있었다.

50여 명이 막아선 입구를 통과하면 회의장으로 향하는 계단이 나온다. 이 계단에도 양 옆으로 8명의 체격 건장한 남자들이 감시를 펼치고 있었다. 또 설명회장 입구에는 검은 양복 차림의 경호원이 배치돼 출입자들을 다시 한 번 감시하고 있었다.

설명회 시작 30분 전 기자가 미리 들어가 본 회의장에는 200여 석의 자리마다 음료와 기념 수건이 놓여 있었다. 행사 준비를 하고 있던 동사무소 직원에게 설명회에 대해 묻자 이 직원은 "오늘 수자원공사에서 설명회를 한다는 것만 알고 있고 세부적인 것은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경인운하 찬성측 인사들에 의해 '경인운하 설명회' 입장이 어려워진 환경단체 회원들이 현수막을 펼쳐들고 항의하고 있다.
경인운하 찬성측 인사들에 의해 '경인운하 설명회' 입장이 어려워진 환경단체 회원들이 현수막을 펼쳐들고 항의하고 있다. ⓒ 권우성

 경인운하 찬성측 인사 수십명이 반대측 주민 및 환경단체 회원들의 참석을 막기 위해 설명회 개최 몇시간전투버 면사무소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경인운하 찬성측 인사 수십명이 반대측 주민 및 환경단체 회원들의 참석을 막기 위해 설명회 개최 몇시간전투버 면사무소 입구를 봉쇄하고 있다. ⓒ 권우성

업무시간에 김포시청 공무원 동원... "부시장 특별 지시"

이날 설명회장에는 김포시청 공무원들도 동원됐다. 김포시청 한 공무원은 "시청에서 면사무소에 경인운하 설명회가 있으니 가보라는 이야기를 듣고 왔다"고 밝혔다.

김포시청 이아무개 계장은, 기자가 시청에서 왔느냐고 묻자 "아니다. 지역 주민이다. 구경 온 것뿐"이라고 말했지만 인근에 있던 시청 동료들이 "계장님"이라고 부르는 통에 신분이 들통나기도 했다.

이들이 면사무소를 찾은 시간은 오후 2시경. 시청 근무시간이다. 시민단체는 "김포시청에서 공무원들을 동원해 회의장에 투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시청 공무원들은 설명회장 안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회의장에 동원된 시청 공무원들은 30여 명이었다. 이들은 신분을 철저히 숨긴 채 "공무원이 아니다, 지역주민이다"라고 했지만 삼삼오오 모여 시청 업무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또 한 공무원은 "부시장의 특별 지시를 받고 행사에 참여했다"는 말과 함께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행사장 봉쇄에 항의하는 '경인운하백지화 수도권공대위' 회원의 발언을 찬성측 인사들이 방해를 하고 있다.
행사장 봉쇄에 항의하는 '경인운하백지화 수도권공대위' 회원의 발언을 찬성측 인사들이 방해를 하고 있다. ⓒ 권우성


 경인운하 찬성측 인사 수십명이 반대측 주민과 환경단체 회원들의 참석을 막는 가운데, 설명회는 일부 주민과 시청 공무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경인운하 찬성측 인사 수십명이 반대측 주민과 환경단체 회원들의 참석을 막는 가운데, 설명회는 일부 주민과 시청 공무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 권우성

경인운하 찬반단체 '충돌'... 경찰 대기

 경인운하사업 사전환경성검토 및 환경영향평가 설명회'가 열리는 고촌면 면사무소 입구를 봉쇄한 경인운하 찬성측 인사들.
경인운하사업 사전환경성검토 및 환경영향평가 설명회'가 열리는 고촌면 면사무소 입구를 봉쇄한 경인운하 찬성측 인사들. ⓒ 권우성
설명회가 열린 오후 3시경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 등 시민단체와 경인운하지역협의회 회원 및 일부 지역주민의 충돌도 발생했다.

공대위가 면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동안 지역협의회와 일부 주민들은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와 "따르릉 따르릉 전화 왔어요" 등의 노래들로 시민단체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공대위가 설명회를 듣기 위해 회의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 간에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공대위 회원들은 "우리가 지역 주민이 아니라며 막고 있는 사람들도 일부는 주민이 아니다"며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려면 설명회에서 설명을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절대 못 들어간다"는 대답뿐이었다.

입구를 막고 있던 경인운하지역협의회장 박한욱씨는 "일부 시민단체 사람들은 믿을 수가 없다. (시민단체가 피켓 시위 등을) 안 한다고 해도 난장판을 벌일 것이다. 그래서 막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면사무소 앞 출입문을 막고 있던 김아무개씨(73)는 "경인운하 주변에 집과 땅이 있어서 나왔다. 시민단체에서 (경인운하) 그걸 막으려고 한다고 여기 앉아 있으라고 해서 왔다"며 "경인운하 해도 어떻게 좋아질지는 모르지만 우리 땅이 있으니까, 또 사람들이 좋아 진다니까 우리는 좋아지나 보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운하에 대한 설명은 안 들어봤다고 했고, 이날 설명회도 듣지 않고 면사무소 입구에서 시민단체를 막기만 했다.

한편 이날 양측의 충돌에 대비해 김포경찰서 관계자는 "120명의 경찰과 전·의경을 대기시키고 있다"며 "경찰 임의로 단체들의 마찰에 개입하는 것은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양측에서 경찰력을 요청하기 전까지는 경찰력 투입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김태헌 기자는 <오마이뉴스> 9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경인운하#4대강정비#대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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