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광역시 곳곳에서 뉴타운·재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속에, '용산 철거민 참사'와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도시정비사업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산지역에서는 충무·서금사·영도·괴정·시민공원주변지구 '뉴타운' 사업과 490여 곳의 도시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은 10일 "용산 참사를 통해 본 부산지역 뉴타운·재개발 현황 및 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연다. 이들은 토론에 앞서 낸 자료를 통해 "용산 참사를 통해, 지역민과 서민들을 죽음으로 내몬 '뉴타운·재개발' 사업에 대한 문제점이 국민적 관심사가 되어 있다"며 "용산 참사는 저소득층과 세입자에 대한 대책없이 무리하게 '뉴타운·재개발'을 밀어붙인 결과였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은 이날 낸 "부산지역 뉴타운․재개발 사업 현황과 정책제언"이란 자료를 통해 "서울과 마찬가지로 부산에서도 뉴타운·재개발 사업이 무분별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저소득층, 세입자들에 대한 대책없이 무분별한 재개발 사업이 용산참사를 낳았다"며 "대부분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대상 지역으로 지정만 되고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재개발을 추진하는 조합의 운영비 횡령과 감정가 부당 책정 의혹 등 지역 주민들 간의 재개발·재건축과 관련한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은 "세입자들에 대한 이주대책도 문제지만, 서울과 달리 부산의 경우는 해운대구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시세차익(감정가가 공시지가의 2.5배 이상이 되어야 시세차익이 발생)을 볼 수 있는 곳은 거의 없다"며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자되지 않고 순수 민간자금만으로 사업을 시행하는 현재의 방식에서는 해당 조합원의 경우도 오히려 개인부담금을 더 내고 입주하거나 아예 쫓겨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건설경기가 급랭하면서 일부 시공사들의 경우 해당 조합과 공사도급 계약을 맺고 구청에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두고도 공사를 장기간 지연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경우에는 재개발 사업을 중단할 수 있는 법적 절차조차 마련되어 있지 못해 그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지역 뉴타운․재개발 사업에 대한 정책제언을 통해, 이들은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현재의 재개발 사업은 대부분 고령자가 거주하고 있는 재개발지역의 가옥주와 세입자, 점유권자의 주거불안과 함께 생존의 위기를 심화시키는 지역 실정에 맞는 않는 재개발 사업"이라며 "부산광역시와 해당구청은 우선적으로 추가 구역 지정을 중단하고, 거주 주민 전체의 의사를 반영하여야 하며 주거이동 규모와 소득 수준을 감안한 실질적인 주거대책을 세울 것"을 제시했다.
또 이들은 "부산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방의 경우 도시재개발 사업이 서울지역처럼 시장원리가 적용되기 어려운 여건이므로 지역의 여건을 고려해 주거지 개발뿐 아니라 전체 도시재개발을 위한 지역의 특색에 맞는 '도시재생법'의 입법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수복형 개량 방식의 도시주거 환경 개선 개념 도입, ▲'공급 중심'에서 '관리 중심'으로 주택정책의 전환을 함께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광역시 차원에서는 '주택관리센터'(가칭)를 두어 전문가를 채용하고 관리 인력을 양성하는 것과 함께 관리와 관련된 민원 및 입주자대표회의가 필요로 하는 관리 상담을 제공하는 기구를 두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10일 오후 3시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교육관에서 열리는 토론회에는 김종민 민주노동당서울시당 '뉴타운 재개발 바로세우기 특별위원회' 위원장(용산 참사를 통해 본 현 뉴타운 정책의 현황 및 문제점)이 발제하고, 윤웅태 주거복지부산연대 집행위원장, 김성태 부산 재개발·재건축시민대책위 정책위원장, 이이순 서대신 1구역 비상대책위 위원 등이 참석해 토론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