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용산철거민 참사 수사결과 발표에 대해 대전지역시민사회단체들이 "철거민을 두 번 죽이는 편파·왜곡수사"라며 '국정조사 및 특검' 실시를 촉구했다.
'이명박 정권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대전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9일 오후 대전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철거민을 살인자로 만드는 검찰 수사는 무효"라고 선언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여섯 분의 생명을 앗아간 용산참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는 편파·왜곡수사의 극치"라면서 "이로써 검찰이 새롭게 태어나 국민의 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이어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는 국회에서는 거짓답변을 일삼았고, 살인적인 진압으로 6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업무상과실치상죄'를 범했으며, 1600명의 경력을 투입해 놓고도 무전기를 꺼놓는 '직무유기'를 범했다"면서 "그런데도 검찰은 김 내정자에 대해 단 한 번도 소환조사를 하지 않은 채 경찰에 면죄부를 주었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또 "검찰은 여기에 더해, 살기 위해 망루에 오른 철거민들이 스스로 불에 타 죽기위해 화염병을 투척했다고 결론을 내려, 철거민들을 '자살특공대'로 묘사했다"며 "이는 철거민을 두 번 죽이는 편파·왜곡수사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검찰 수사결과는 이미 짜인 각본대로 철거민들을 살인자로 몰아가는 짜맞추기 수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면서 "경찰과 용역, 건설자본에게 살인면죄부를 주는 21세기 들어 가장 편파적인 수사결과를 조작하여 발표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대책위는 "권력의 하수인,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의 발표는 검찰 스스로 사망신고를 한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우리는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정치권에 '국정조사'와 '특검실시'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이와 함께 ▲검찰 수사 무효화하고 전면 재수사 실시할 것 ▲대통령은 유족 앞에 사죄할 것 ▲김석기·원세훈 구속 처벌 ▲용역과 건설자본 비리 즉각 수사 ▲구속된 철거민을 즉각 석방할 것 등을 촉구했다.
규탄발언에 나선 김규복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는 "이번 사건의 최종 책임자는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라면서 "머릿속에 삽질밖에 모르는 이 대통령이 속도전을 강조하면서 김석기 청장 내정자로 하여금 이러한 무모한 판단을 유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명박 정부는 개발주의자들과 결탁, 그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어떤 일도 서슴지 않아 왔다"면서 "바로 이러한 사고방식이 이번 참사를 불러왔고, 또 그러한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제2·제3의 참사는 계속해서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는 이 같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2월을 집중투쟁의 달로 정하고, 지역 원로 및 각계 대표들의 시국선언과 제양심세력들이 참여하는 비상시국회의 개최, 이명박 정권 1년 평가 토론회 및 규탄 집회, 촛불 추모대회 등을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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