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교복 공동구매를 위해 학생들의 교복 치수를 재고 있다.
교복 공동구매를 위해 학생들의 교복 치수를 재고 있다. ⓒ 무선중학교

 

“교복 공동구매에 대한 오해는 예전부터 생각했던 고정관념인 ‘업체와 결탁 관계’ 때문에 생긴다.”

 

장대홍 여수 무선중학교 교복공동구매추진위원회(이하 교추위) 위원장의 말이다. 그만큼 ‘업체와 결탁’은 우리 사회 고질적인 문제다.

 

사실, 일선 학교에서 학부모들 비용 부담을 덜 수 있는 교복 공동구매를 꺼리는 이유도 업체와 결탁 때문이다. 장대홍 씨도 교추위를 맡으면서 상당한 오해를 받았다고 한다.

 

“일하면서 (업자에게) 대접도 받을 거야. 1ㆍ2학년인 자기 자녀들 교복은 공짜로 입었겠지?”

 

이런 오해에서 벗어나기 위해 장 위원장은 업자와 식사 자리도 마다했다. 또 자녀들 교복도 사 입었다. 업자에게 “당신 같은 사람 처음 봤소”란 볼멘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대신, 공동구매 이익금으로 형편이 어려운 차상위 계층 학생 교복을 맞췄다.

 

 공동구매 안내서와 신청서
공동구매 안내서와 신청서 ⓒ 임현철

 

"업자와 결탁이 교복 공동구매에 대한 오해 불러"

 

11일 오후, 장 위원장을 만나 불필요한 오해와 공동구매 과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장대홍 여수 무선중학교 교추위 위원장과 한 인터뷰.

 

- 교복 공동구매를 하기까지 과정은 어떠한가?

“미리 학교에서 신입생들에게 공동구매를 안내하고 신청서를 나눠줬다. 3월에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교추위를 구성, 시장조사와 공고를 거쳐 업체를 확정했다. 교복 치수를 재고, 검수와 하자 교환하기까지 한 달이 걸렸다. 특히 교복값은 업자가 직접 받도록 했다. 그리고 입찰 과정에서 업자 장난이 염려돼 입찰지역을 확대했다.”

 

- 공동구매와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는 어떤 것인가?

“오해는 예전부터 생각했던 고정관념인 ‘업체와 결탁 관계’ 때문에 생긴다. 일하면서 ‘대접도 많이 받을 거야. 1ㆍ2학년인 자기 자녀들 교복은 공짜로 입었겠지?’ 등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부득이한 업자와 식사 자리도 마다했다. 또 내 자녀들 교복도 돈을 주고 사 입었다. 그래 업자에게 ‘당신 같은 사람 처음 봤소’란 소리까지 들었다.”

 

- 공동구매에서 오는 이익금을 일정 부분 리베이트로 주는 게 관행이라면 관행인데 이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했는가?

“우리 학교는 가정이 어려운 학생들이 많다. 그래서 교복 공동구매 이익금으로 형편이 어려운 차상위 계층 자녀들 교복을 맞춰주기로 했다. 하복을 구입할 때는 더 깨끗하게 하기 위해 이마저도 없앴다. 이처럼 업체와 결탁을 끊기 위한 자정 노력이 필요했다.”

 

 교복 공동구매 활동을 하면서 오해도 받았다는 장대홍 위원장.
교복 공동구매 활동을 하면서 오해도 받았다는 장대홍 위원장. ⓒ 임현철

 

"공동구매, 교복에서 체육복까지 확대 돼야"

 

- 공동구매 장ㆍ단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장점은 가격이 싸다는 것이다. 일반 시중가보다 60% 정도 싸다. 또 덩치 큰 학생들은 시중에 큰 치수가 부족해 늦게 가면 못 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염려가 없다. 단점은 제품 질이 떨어진다 하여 학생들 선호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나 제품 품질도 괜찮다.”

 

- 학생들 선호도가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학생들은 메이커를 사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공동구매 안내서를 부모에게 보여주지 않고, 유명 교복 매장을 찾아 구입하기도 한다. 또 형편이 나은 학부모들이 자녀가 원하는 대로 메이커를 사 주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난 해 공동구매는 학생 405명 중 60%인 250여 명이 참여했다.”

 

- 하고 싶은 말은?

“교복 공동구매에 대해 학교와 학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많은 학교가 공동구매를 해서 교복 값을 낮추면 좋겠다. 공동구매가 교복 외에 체육복 등으로 확대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SBS U포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교복공동구매#메이커#오해#업자와 결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