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는 판타지이다.""꽃보다 남자는 나의 분신이다.""꽃보다 남자는 활력소이다.""꽃보다 남자는 우리 7살 손녀가 좋아한다.""꽃보다 남자는 only 김범이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월, 화요일 밤 9시 50분이 되면 메신저에 접속하고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비움' 상태가 된다. 또 직장인들은 금잔디와 구준표를 보기 위해 서둘러 귀가한다. 이처럼 '꽃남 신드롬'이 시청자들의 생활패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 조사 결과에서도 '꽃남'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다. 1월 5일 첫 방송 14.3%를 시작으로 2월 3일에는 30.5%로 '대박 드라마'의 기준인 30%를 넘어섰다. 또한 동시간대 드라마인 <에덴의 동쪽>을 상대로 한 시청률 대결에서도 3주째 앞서고 있다.
이처럼 이 드라마가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사람들을 TV 앞으로 모이게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꽃남 촬영 현장에서 열혈 시청자를 만났다.
15일 오후 1시 30분 서울 돈암동의 '꽃남' 촬영장인 OOO죽집 앞. 이날 촬영은 마카오로 떠난 구준표를 만나기 위해 돈을 벌고 있는 금잔디를, 구준표를 제외한 'F4' 멤버들이 도와주는 장면이었다.
촬영장에는 100여 명의 팬이 몰려 '꽃남'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기 위해 아우성쳤다. 이들은 간혹 죽집 문 사이로 출연자가 보이면 환호성을 지르며 흥분했다.
오후 2시경 구혜선씨가 죽집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자 팬들은 '금잔디'를 외치며 환호했다. 구혜선씨는 팬들의 환호에 인사로 답하고 이내 죽집으로 들어갔다. 단 20초간의 만남이었지만 이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구혜선씨를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러나 안전요원들은 죽집 밖으로 출연자가 모습을 보일 때마다 가슴을 졸인다. 죽집이 길가에 있어 자칫 잘못하면 안전사고가 생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촬영 현장을 총 관리하는 김상근 프로듀서는 "촬영 현장까지 나와 '꽃남'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다. 스태프들이 강하게 통제하는 부분은 팬들에게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라 안전을 위해서다"라며 "스태프들의 통제를 따라주시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고, 안전하게 배우들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질서 유지를 부탁했다.
이날 촬영장을 방문한 100여 명의 팬은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들은 'F4'와 '금잔디'에 대해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며 촬영장을 끝까지 지켰다.
친구 2명과 함께 온 황수진(14)씨는 "학교에서 친구들과 '꽃남' 이야기를 나누며 더욱 친해졌다"며 "다들 구혜선의 패션과 머리스타일을 좋아한다"고 학교 분위기를 전했다.
'꽃남' 원작을 모두 봤다는 성주리(20)씨는 "원작도 재밌지만 한국적인 요소를 첨가한 한국 드라마가 색다른 맛이 있어 더 좋다. 예를 들어 원작에서는 떡집이었던 금잔디의 일터가 드라마에서는 죽집이다"며 한국 드라마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어 "예전부터 3개국에서 드라마화될 정도로 유명했고, 캐스팅도 예쁘고 잘생긴 배우들이 했기 때문"이라고 성공 비결을 꼽았다.
'꽃남 신드롬'에서 아저씨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내와 함께 촬영장을 보러 왔다는 우문식(40)씨는 "내용 자체가 신선하고, 다양한 연령층이 봐도 재밌기 때문에 아내와 잘 보고 있다" 며 "아내는 구준표를 좋아하지만 나는 금잔디를 좋아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직장 내에 있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이 본다. 다들 한국에서 찾을 수 없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할머니도 '꽃남'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손녀에게 출연자 사인을 받아서 가져다주려고 왔다는 김지선(67) 할머니는 "손녀가 보라고 해서 보게 됐다. 젊은 애들이 나와 보기 좋다"고 말한 후 "곱슬머리를 한 사람이 좋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촬영을 끝까지 지켜본 '꽃남' 애청자들은 신선한 내용을 성공 비결로 꼽았다. 또 '‘개성 있는 캐릭터와 센스 있는 대사가 계속해서 '꽃남'을 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꽃남 폐인'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이다. 그리고 많은 시청자들은 '꽃남'을 '대세'라는 단어로 표현한다. 14일 방영된 MBC <무한도전>에서도 KBS '꽃남'을 패러디한 '꽃보다 무도'를 선보이며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10대부터 60대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팬을 보유한 '꽃남'의 인기는 당분간 시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김환 기자는 <오마이뉴스> 인턴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