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과 폭력으로 얼룩진 촛불집회가 우리 사회에 크나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임채진 검찰총장이 지난 1월 2일 발표한 신년사의 한 대목이다. 이 말에는 촛불집회에 대한 검찰의 인식뿐 아니라 지난 1년 동안 국민과 검찰이 왜 그리 '불화'를 겪었는지 드러난다.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이명박 정권 출범 때부터 '떡찰'이라 비난 받은 검찰은 지난 1년 동안 '정권 프렌들리'의 길을 우직하게 걸었다. MBC <PD수첩> 수사, 조중동 광고주 불매운동에 대한 단죄, 그리고 미네르바 구속까지.
검찰의 수사와 선택은 늘 국민 정서를 배신했다. 곳곳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맞장' 뜨던 검찰의 기개는 도대체 어디 갔냐"는 개탄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최근 용산 철거민 참사 수사 결과 발표가 보여주듯 검찰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 출범 2년차에 접어드는 올해는 좀 달라질까? 별로 그럴 것 같지 않다. 다시 임 총장의 신년사 중 한 대목을 보자.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부인하면서 친북좌익이념을 퍼뜨리고 사회 혼란을 획책하는 세력을 발본색원해야 합니다. (중략) 정부 정책이 적기에 집행될 수 있도록 불법과 폭력에 보다 신속하고도 엄정하게 대처합시다."
이쯤 되면, 많은 사람들이 공안 검찰의 부활을 우려하는 게 괜한 걱정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앉아서 걱정만 한다고 해답이 나오는 건 아니다.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고 미래를 예측하는 건 문제를 해결하는 고전적 방법이자 정도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19일 오후 2시부터 '이야기 한마당 - MB 검찰 1년을 말한다'를 서울 상암동 <오마이뉴스> 사무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오마이TV>를 통해 생중계 되는 이 행사에는 하태훈 고려대 법학과 교수, 서보학 경희대 법학과 교수, 송호창 변호사,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 전 광주지검 부장검사를 지낸 김경진 변호사가 참여한다.
딱딱한 토론이 아니다. 그렇다고 앉아서 푸념을 하는 자리도 아니다. 제목 그대로 지난 1년 동안의 검찰 행적을 이야기하면서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누리꾼들도 댓글로 참여할 수 있다.
국민들은 4년 남은 이명박 정권 임기 내에 대통령과 맞장 뜨는 '기개 넘치는' 검찰을 볼 수 있을까.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1980년대 군사정부 시절에 만들어진 '허위사실유포죄'가 21세기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체포에 이용될 줄 아무도 몰랐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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