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첫 황사가 한반도를 내습했다. 기상청은 20일 오전 황사가 이미 관측된 서해 5도에 이날 오전 8시10분을 기해 황사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은 이번 황사가 21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오전 11시 현재 미세먼지농도는 백령도 975㎍/㎥, 관악산 125㎍/㎥로 측정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은 오전 10시에 178㎍/㎥로 기록됐다.
이번 황사는 시간상 '겨울 황사'라고 부를 수 있겠지만, 봄이 다가오는 시간이 당겨지면서 부는 한발 빠른 황사다. 따라서 올봄 찾아온 대황사의 예고편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일 황사, 올봄 대황사의 예고편이번 황사는 최악의 강도는 아니지만 예년보다 한달이나 빨리 찾아온 예고편치고는 상당히 강하다. 보통 봄철 황사는 3월 20일부터 4월 10일경에 처음으로 찾아오고 5월초까지 지속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올해는 최소 한달 정도 빨리 찾아온 셈이다.
이번 황사의 발원지는 우리나라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시린궈러멍(锡林郭勒盟) 지역이다. 이 지역 중부에는 현재 사막화가 진행중인 훈찬타커 사막이 있는데 여기가 중요한 황사 발원지 중 하나다. 현재 우리나라로 오고 있는 황사는 19일 새벽에 이곳에서 시작된 황사다.
이날 새벽 이 지역에는 검은 구름이 끼면서 바람의 강도가 강해졌고, 온도가 6~8도 정도 급강하했다. 오전 8시부터 황사가 일어나 이 지역 쑤니터줘치(苏尼特左旗), 아빠가치(阿巴嘎旗), 얼렌하오터(二连浩特) 등지로 이동했다. 이번 황사 발원지인 훈찬타커 지역에서 백령도까지의 거리는 980km 정도다. 백령도에 20일 오전 3시에 황사가 닥쳤으니 19시간 만에 도착한 셈이다.
이에 앞서 18일에 중국 깐수성 진타(金塔) 등지에는 가시거리 900미터 정도의 황사가 찾아오기도 했다.
목마른 땅이 원인
그럼 올 황사는 왜 이렇게 빨리 찾아온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중국 북부에 광범위하게 피해를 주고 있는 가뭄 때문이다. 허베이성을 비롯한 베이징, 톈진 등에는 근 100일째 거의 강수가 없어서 황사는 물론이고 한파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됐다. 이번에 평년보다 약한 바람인데도 우리나라에 황사주의보가 발령될 정도의 황사가 온 것도 이 때문이다.
다행히 18일 이후 화베이 지역에 5mm 전후의 강수가 있었다. 이 강수는 인공강우를 통한 것이 많았다. 산시성 기상대는 이 지역에서만 6대의 비행기를 동원해 13시간 동안 6만평방킬로미터 지역에 강수 증가폭탄 565발과 로켓 800발을 발사해 5000m³의 강수를 유도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강우가 근원적인 올 황사 예방에 도움을 줄 가능성은 극히 적다. 이번 강수가 황사 발원지를 일순간 적셔줄 수는 있다. 문제는 최근 10일간(2월10~19일) 이 지역 최근 최고 기온이 10도에서 15도에 달하는 곳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최근에 내린 눈이나 비가 땅을 해갈할 수 있는 시간이 극히 적다. 이 뿐만 아니라 눈이나 비가 먼지를 억제해 큰 바람이 불 경우 먼지가 일시에 증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도 있다. 이 지역은 3월 초순에 급속히 바람이 강해지는데 이 경우 더 큰 황사를 불러올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황사는 올봄 한반도를 내습할 대황사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한편 중국기상국도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올 가뭄으로 인해 황사가 평년에 비해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