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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회
집회 ⓒ 이민선

 

안양 덕천마을(7동) 재개발 지구 주민 약700명이 지난 21일 ‘재개발 취소’를 요구하며 ‘애향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약 1시간 동안 거리를 행진했다.

 

주민 이진숙씨(가명, 50대)는 호소문을 통해 “금싸라기 같은 땅 감정가가 700~800만원이 무엇입니까? 그 돈 가지고 우린 어디로 가야 합니까”라며 울분을 토로했다. 또, 한 주민은 “만약 재개발 시작돼서 이주하면 셋방살이 시작되고 운이 좋아 입주하고 나면 그날부터 빚쟁이가 될 것”이라며 재개발 중단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재개발 사업을 추진한 주민대표 회의 임원들과 주택공사 퇴진을 요구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주민대표 회의는 재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주민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갖가지 위선적인 방법을 동원했다. 또, 주공은 재개발에 동의만 해주면 아파트 한 채를 거져 줄 것처럼 얘기하며 주민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하지만 주택공사는 동의 받을 당시 얘기와는 달리 재산을 저평가하여 상상 할 수 없는 감정가액으로 주민들을 거리로 내몰려 하고 있고 주민대표 회의 임원들은 감정가액에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는 일이 터지고 난 후 연락조차 되지 않는 다고 한다.

 

주민들은 임직원들 퇴진과 시행사인 주택공사 해임을 위해 구체적 행동에 들어갔다. (가칭) 안양7동 덕천지구 비상 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집회 장소에서 지금까지 재개발 사업을 추진한 주민 대표회의 임직원들 일괄 해임과 시행사인 대한주택공사 사업자 지정 취소를 위한 주민동의서를 받았다. 이날 동의서에 서명을 한 주민은 약350명 인감까지 낸 주민은 약250명이다.  

 

대통령에게 보내는 탄원서도 낭독했다. 주민들은 “주공에서 제시한 재개발 보상가는 주민 재산을 강탈하고 생존권을 박탈하는 수준” 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서 원상회복 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으로 대한 주택공사 본사 앞에서도 집회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주공 본사 앞에 집회 신고를 내고 차후 집회할 것을 박수로 결의 했다.

 

감정평가금액 발표 나자마자 주민들 반발

 

 집회
집회 ⓒ 서동욱

 

문제가 터진 것은 2월9일이다. 지난 2월9일 주택공사는 토지 및 건물 감정 평가 금액과  아파트 분양 예정 금액을 발표했다. 발표가 나자마자 주민들은 감정 평가 금액이 현 매매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금액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주공은 16일 오전11시, 안양시청 1층 브리핑 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공 황 모 도시재생 1팀장은 “감정평가 방식과 분양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불만을 품고 있는 주민들이 있어, 이해를 돕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말했다.

 

주공은 보도자료 에서 2009년 2월16일부터 본격적으로 분양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분양신청을 하지 않으면 분양신청 기간이 만료된 날로부터 150일 이내에 토지, 건축물 또는 그 밖의 권리에 대하여 현금으로 청산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도중 7동 주민들이 기자회견장에 난입했다. 주민들은 “누구를 위한 기자회견이냐? 그 돈 받고 나가라는 것이 말이 되느냐? 그 돈 가지고는 전세도 못 들어간다”며 주공 직원들에게 강하게 항의했다.

 

“이 돈 가지고는 전세도 못 얻어”

 

 집회
집회 ⓒ 이민선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감정가액이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주공에서 제시한 감정평가액이 현 시세에 50%~60%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민 이철우(60)씨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실제 매매가가 재작년에 3.3m²당 약2000만원 이었는데 감정가액은 800만원 밖에 나오지 않은 집도 있다. 이 돈 받아 가지고는 안양에서 전세도 못 들어 간다” 고 말했다.

 

감정 평가 금액이 낮아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자금이 없어서 입주를 할 수 없는 저 소득층 주민이다. 이들은 현금 청산을 받고 이사를 해야 하지만 평가 금액이 너무 적어서 딱히 이주할 곳이 없는 실정이다.

 

이 씨는 감정가액이 일률적이지도 않다고 밝혔다. 별다른 이유도 없이 어떤 곳은 높고 어떤 곳은 낮다는 것. 이 씨에 따르면 재개발을 추진한 주민대표가 사는 곳은 평가 금액이 높고 자신이 사는 곳은 평가 금액이 낮다고 한다.

 

“주민대표가 사는 아파트 단지 공시지가는 1m² 당 198만원 입니다. 그런데 평가 금액은 3.3m² 약1549만원 수준입니다. 그런데 제가 사는 아파트 단지는 공지지가가 1m²당 253만원인데 감정가격은 3.3m² 약1200만원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주공에서 주민들에게 제시한 감정 평가 금액은 3.3m²당 단독주택(대지기준)이  865만원, 연립주택(건평기준) 798만원 수준이다. 또, 분양 예정 아파트 가격은 59m² 크기가 3.3m²당 1015만원, 84m² 크기가 1068만원, 114m² 가 12477천원, 139m²가 13395천원이다.

 

주민들은 분양가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관리 처분 할 당시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것. 주민 이 모 씨는 분양가가 낮게  책정된 것은 주공이 주민들 반발을 무마시키려는 고육지책일 가능성이 높다며 의구심을 표현했다.

 

주공이 분양신청 접수를 시작했으나 주민들은 원천봉쇄 했다. 16일 오후 1시부터 주공은 우리은행 안양1동 본점 2층 사무실에서 분양 접수를 시작했다. 주민들은 오후5시까지 농성을 벌이며 분양접수 자체를 원천 봉쇄했다.

 

주공, 주민 과반이 원하면 분양 신청 중단 할 수도

 

 서명
서명 ⓒ 이민선
 행진
행진 ⓒ 서동욱

 

이러한 주민들 반발에 주공은 홈 페이지를 통해 답변했다. 주공 경기지역 본부장은 "'산평가' 감정평가사가 사업시행인가 고시일(‘08.12.31)을 기준으로 개발이익이 배제된 상태에서 평가하도록 관련 법령에 규정되어 있다"며 "따라서 기대하는 금액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관련규정을 준수해야 하기에 일부 주민 요구처럼 다시 조정 할 수는 없다"고 답변했다.

 

"분양신청을 유보(중단)하는 등 사업이 지연될 경우 추가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공 측에 따르면 사업이 지연될 경우 사업에 대한 불안감 조성 등으로 부동산가치 하락이 예상된다.

 

또, 자재비ㆍ인건비 상승 등에 의한 공사비 증가,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주민 추가부담이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부 주민들 분양신청 유보(중단) 요구를 무조건 수용할 수는 없다는 것.

 

주공은 분양신청 유보(중단) 를 할 수도 있다는 '여지'도 남겨 뒀다. "덕천마을 재개발사업은 주민이 주체가 되는 사업이므로 과반 수 이상이 의사표시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인감증명서'를 첨부하여 분양신청 유보(중단)를 요구한다면 주민의 의사를 존중하여 분양신청 유보(중단)를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와 유포터 뉴스에도 송고했습니다.


#덕천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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