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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법 문방위 일괄상정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미디어법을 일괄 상정할 때 이종걸 의원이 이를 막고 있다. 고 위원장은 미디어법이 여야 간사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일괄상정할 수 밖에 없다며 미디어법을 상정했다.
미디어법 문방위 일괄상정고흥길 문방위원장이 2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미디어법을 일괄 상정할 때 이종걸 의원이 이를 막고 있다. 고 위원장은 미디어법이 여야 간사간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일괄상정할 수 밖에 없다며 미디어법을 상정했다. ⓒ 연합 백승렬

[2신 : 25일 오후 5시 45분]

민주당, 긴급 의총... "날치기 미수"로 규정

민주당은 25일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의 기습 상정을 '날치기 미수사건'으로 규정하고 오후 5시 30분에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했다.

조정식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문방위에서 있었던 고흥길의 날치기 미수 시도는 원천무효다"면서 "여야 간사 간에 협의가 없었고, 위원들이 법안을 배부 받지 못했고, 법안 명칭도 없었다"고 논평했다.

조 대변인은 또 "행정실이 배포하려던 법안은 저작권법 일부개정법률안뿐이었다"면서 "고흥길 위원장은 급한 나머지 '미디어법 등 22개 법안을 상정한다'며 있지도 않은 법안을 불렀다"고 지적했다. 국회 절차조차 지키지 못한 해프닝일 뿐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5일 국회 문방위 회의실에서 긴급의총을 열어 고흥길 문방위원장의 미디어 관련법을 기습상정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5일 국회 문방위 회의실에서 긴급의총을 열어 고흥길 문방위원장의 미디어 관련법을 기습상정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1신 대체 : 25일 오후 5시 14분]

고흥길 문방위원장, 언론법 기습상정
야당 "원인 무효"... 국회 일정 파행 예상

한나라당 소속인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25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기습적으로 언론관계법을 상정해 파란이 예상된다.

고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47분경 "위원장으로서는 미디어 관련 22개법을 직권상정할 수밖에 없다. 행정실은 자료 배포해 주세요"라고 말한 뒤 방망이를 두들겼다. 그러자 곧바로 민주당 전병헌 간사가 고 위원장을 덮쳤다.

현장의 민주당 의원들은 '상정 미수' 혹은 '원인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상정 '원인무효; 논란과 국회 일정 파행이 예상된다.

기습 상정 이후 마이크가 꺼진 상황에서 고 위원장이 산회를 선포하고 나가려 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위원장 잡아!"라고 외치며 제지하고 나섰다. 이에 한나라당 소속 보좌진과 국회 경위가 나서서 위원장이 퇴장하도록 경호한 가운데 고 위원장은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고 위원장은 그 뒤 곧바로 국회 본청을 떠났다.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도 당혹스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이 25일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기습 상정한 뒤 나가버리자 민주당 장세환 의원 등이 위원장석에 앉아 상정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이 25일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기습 상정한 뒤 나가버리자 민주당 장세환 의원 등이 위원장석에 앉아 상정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이 25일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기습 상정한 뒤 나가버리자 민주당 이종걸 서갑원 조정식 의원 등이 상정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이 25일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기습 상정한 뒤 나가버리자 민주당 이종걸 서갑원 조정식 의원 등이 상정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야 "법안명 안 불러 상정 자체가 무효" - 여 "지난 19일에 이미 특정"

고 위원장의 미디어 관련법 상정에 흥분한 민주당 의원들은 상정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간사 전병헌 의원은 "'상정하겠다'도 아니고 '상정할 수밖에 없다'는, 상정한다는 말이 아니지 않느냐"며 "상정의 원인행위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으므로 상정이 안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또 "법안을 상정하기 위해서는 법안명을 특정해서 불러놓고 해야 하는데 '미디어법'이라고만 말했다"며 "법안명이 특정되지 않았으므로 이것도 무효 사유"라고 말했다.

같은 당 장세환 의원도 "여야 간사 협의를 거쳐야 하는 의사일정이 확정이 안 된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의사일정을 변경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여러모로 상정 요건이 되지 않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간사 나경원 의원은 "상임위 상정이 된 것"이라고 반박 논리를 폈다. 나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법안명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위원장님이 지난 19일 회의에서 '미디어 관련 22개 법안이란 앞으로 이들 법안을 말한다'며 이름을 쭉 불렀으므로 '미디어 관련 22개 법안'이라고 하면 법안명이 특정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이어 "위원장님이 법안명을 특정해 상정을 선포했고 의사봉도 두드렸고 법안 처리 의사일정도 배포했다"며 "법안 상정에 아무런 하자가 없으므로 민주당에서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은 원인 무효"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이어 "민주당의 정쟁 도구로 이용되고 있던 미디어법을 상정했으니, 앞으로는 법안에 대한 논의를 충실히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고흥길의 철저한 연막 기습 작전 "오늘은 청심환 준비 안 했다"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은 25일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직권 상정했다. 사진은 회의 시작 전 민주당 전병헌 장세환 의원이 회의실 출입문 통제에 대해 고흥길 위원장에게 항의하는 모습.
고흥길 국회 문방위원장은 25일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직권 상정했다. 사진은 회의 시작 전 민주당 전병헌 장세환 의원이 회의실 출입문 통제에 대해 고흥길 위원장에게 항의하는 모습. ⓒ 남소연

이날 고 위원장의 미디어법 상정은 그야말로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기습상정이었다. 고 위원장은 이날 여야 의원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으면서도 최대한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는 '연막 작전'을 펼쳤다.

회의가 시작된 뒤 민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회의 도중에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떠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23일까지 여야 합의 안 되면 상정하겠다고 해놓고 왜 위원장이 상정하지 않느냐"고 위원장을 압박했다.

고 위원장은 의원들의 의사진행발언이 끝나자 "위원장이 샌드백이 돼버렸다"며 "위원장을 존중해주셔야 하는데, 유감이 많지만 참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은 우황청심환을 준비하지 않았다"며 이날 회의를 최대한 마찰 없이 이끌겠다는 뜻을 비치기도 했다.

이어 고 위원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내일(26일)도 전체회의를 하자고 요청했다"며 이날 회의에서는 미디어법을 상정하지 않고 다음날 다시 논의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 안건으로 법안심사소위에서 의결된 영화진흥법 등 14개 법안 중 11번째인 문화산업진흥법 일부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도저히 진전이 없는 것 같다. 국회법 제77조에 의해 미디어 관련 22개 법을 일괄 상정할 수밖에 없다"며 의사봉을 두드린 것.

고 위원장의 이 같은 '연막·기습 전법'에 한나라당 문방위원들도 놀라는 모습이었다.

이날도 위원장에게 미디어법 상정을 강하게 주문한 진성호 의원은 "우리도 빨리 하라고 압박은 했지만 저렇게 할 줄 몰랐다"며 "나는 그냥 자리에 앉아 있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25일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한나라당 나경원, 민주당 전병헌, 선진과창조모임 이용경 간사에게 상정 법안 처리에 대한 간사협의를 주문하고 있다.
25일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고흥길 문방위원장이 한나라당 나경원, 민주당 전병헌, 선진과창조모임 이용경 간사에게 상정 법안 처리에 대한 간사협의를 주문하고 있다. ⓒ 남소연

2월 내 본회의 처리는 어려울 듯

한나라당이 언론 관련법을 상정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2월 국회 내에 본회의까지 처리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나라당에서는 상정을 거부하는 민주당에 '일단 상정해놓고 논의하자'고 줄기차게 얘기해왔기 때문에, 대체토론 등 상임위 일정을 무시하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오는 27일로 예정된 본회의로 법안을 넘기기엔 명분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기습상정에 대한 야당의 줄기찬 항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문방위원 강승규 의원은 "우리는 상정이 기본절차라는 것"이라며 "사실상 2월에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고흥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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