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역에 출몰하는 해적을 잡으러 가는 문무대왕함(4500톤급)은 어떻게 작전을 벌일까? 3일 창설된 해군 청해부대는 그 다음날 곧바로 남해 ◯◯해역에서 해상 종합훈련을 벌였다.
4일 오전 7시 40분. 부산 용호동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 기자들이 몰렸다. 문무대왕함이 해상에서 벌이는 종합훈련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취재진은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항구 앞으로 이동했다.
1000톤급 선박인 동해항이 취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끼를 입은 해군들이 취재진을 안내했다. 동해항에 발을 들여놓자 흔들거렸다. 멀미가 날 것 같았다. 권영활 소령이 멀미약을 나눠주었다. 다행이다 싶었다.
8시경 동해항이 출항했다. 갑판에 나가 보았다. 흐린 날씨에다 바닷바람도 차가웠다. 오륙도가 가까이에서 보였다. 육지에서 점점 멀어져 갈수록 보이는 것은 아파트뿐이었다.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들이 열병하는 것처럼 보였다. 부산항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한국 선박뿐만 아니라 중국과 이탈리아 선박도 보였다.
취재단을 태운 선박은 1시간가량 달리더니 멈추는 듯했다. 종합훈련이 예정되어 있는 해상에 도착한 것 같았다. 20여 분가량 기다렸더니, 안내방송이 나왔다. 문무대왕함이 온다는 것이다.
희미하게 큰 선박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청해부대 창설 소식이 알려진 뒤 언론에 많이 언급된 바로 그 문무대왕함이다. 대잠헬기(LYNX) 1대와 고속단정(보트, RIB) 2척을 싣고 있는 구축함이다. 대원 300명이 탑승하고 있다.
10시경. 가상의 해적선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렸다. 해군이 함정을 가상의 해적선으로 설정해 놓은 것이다. 그런데 가상의 해적선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문무대왕함에 선승한 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서야 긴박한 상황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먼저 헬기가 이륙했다. LYNX는 문무대왕함 앞부분에서 솟아오르더니 곧바로 앞으로 돌진했다. 100미터 달리기 선수가 발판을 박차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과 같았다. 이내 문무대왕함 중간 부위에 매달려 있는 RIB 2척이 해상으로 내려졌다. 대원들이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고속단정에 올랐다.
LYNX가 날아간 곳으로 시선을 향했다. LYNX는 가상의 해적선 위에서 위협선회를 한 뒤 곧바로 경고사격했다. 실탄은 쏘지 않고 연기 나는 물체를 쏜 것이다. 잠시 뒤 RIB 2척이 해적선에 다가가 검색했다.
대원들이 검색하는 동안 헬기는 계속해서 비행했다. 종합훈련은 30분가량 진행되었다. 훈련 상황을 지켜본 뒤 부산항으로 향했다. 1시간가량 걸려 이날 낮 12시 30분경 해군작전사령부 기지 앞 항에 도착했다. 아침에 출발할 때 "돌아오는 시간이 언제냐"고 물었을 때 들었던 대답과 비슷한 시각이다.
청해부대 창설... 헬기 1대, 고속단정 2척, 대원 300명 규모
소말리아 해역에 파병되는 '청해부대'는 3일 국회에서 '국군부대의 소말리아 해역 파병동의안'이 통과되면서 창설됐다.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에서는 3일 오후 청해부대 창설식이 열렸다.
문무대왕함은 3월 중순경 출항해 4월 소말리아 해역인 아덴만에 도착할 예정이다. 문무대왕함은 영국·독일·스페인·프랑스 등 12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는 연합해군사령부에 소속되어 활동하게 된다.
연합해군사령부는 현재까지 선박 21척과 항공기 5척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국과 러시아, 말레이시아가 이곳에서 각각 단독작전을 벌이고 있다.
문무대왕함은 아덴만 해역에 머물며 이러한 활동을 벌이고, 소말리아 인근 지부티항에 정박했다가 물자를 공급받게 된다.
박순제 중령은 "문무대왕함은 우선 그곳을 운항하는 우리 선박을 보호하고, 해적을 사전에 차단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면서 "처음부터 해적이 우리 선박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게 되는데, 사고 방지와 검문검색도 벌이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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