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강도예요"안양시 만안구 안양2동 안양여고 사거리 인근 골목길에서 한 여성이 신원미상의 남성에게 폭행과 강도를 당해 근처에 있는 방범CCTV의 비상벨을 누르면서 사건 발생을 알리자 안양시청 7층에 마련된 안양시 U-통합상황실로 접수되면서 즉각 비상체계가 가동됐다.
사건을 접수한 U-통합상황실 근무자는 경찰 지령실 통보와 동시에 인근 지역의 방범CCTV와 ITS 교통관제 CCTV 등 모든 추적카메라로 하여금 가해자 추적에 나서 U-통합상황실 상황판에는 인근 현장이 영상으로 표출되면서 동시에 112순찰차량에도 영상을 송출한다.
"용의자 발견. 용의자는 남성으로 모자를 쓰고 안경을 착용했으며 탈취한 가방을 들고 현재 안양여고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 대기중. 순찰차량은 현장으로 이동 바람"U-통합상활실이 투망감시체제에 들어간지 불과 1분. 안양여고 사거리에 설치된 ITS 카메라가 용의자를 영상으로 표출됨과 동시에 즉각 자동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용의자의 움직임에 따라 인근 방범 CCTV들과 연동돼 용의자의 영상이 상황판에 실시간으로 표출된다.
이어 용의자가 횡단보도를 건너 안양2동 청운놀이터로 접어들며 ITS 카메라에서 사라졌으나 이번에는 인근 청운놀이터 방범 CCTV가 자동으로 추적해 상황판에는 용의자의 모습이 연계 표출되면서 상황실 근무자 김원호 경위의 무선지령이 숨가쁘게 전달된다.
U-통합상황실에서 무선을 통해 전해지는 용의자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순찰차 단말기를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동시에 표출되는 화면을 보면서 현장으로 출동한 112 순찰차량은 손쉽게 용의자를 검거하면서 상황이 종료되자 시연회장은 박수소리로 가득했다.
이는 경기 안양시가 4일 오후 2시 안양시청사 7층에 마련하여 개소한 U-통합상황실(이하 통합상황실) 운영 시연으로 방범 CCTV뿐 아니라 ITS 교통과 방재분야 카메라등 도시에 설치된 모든 카메라들이 통합적으로 연계.가동되고 있음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이날 안양 U-통합상황실 개소식 및 시연회에는 이필운 안양시장, 우희주 안양경찰서장, 김국진 안양시의장, 시.도의원과 안양지역 각계인사는 물론 전국에서 처음 가동되는 통합관제센터에 관심을 가진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최첨단 시스템에 관심을 보였다.
이필운 안양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에 개소한 U-통합상황실은 지능형교통체계, 간선급행버스시스템, 버스정보시스템 등 교통정보시스템과 안전도시 확보를 위한 방범 CCTV 등을 통합 구축하고 경찰과의 업무연계를 통해 신속한 대응체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장은 "주민들의 안전과 복지를 향상시켜 나가는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자 노력하였으며, 또한 자가통신망 인프라를 공동으로 활용함으로써 중복투자를 없애 연간 약 6억원의 통신비용도 절감하는 첨단시스템이다"고 소개했다.
안양 통합상황실은 방범과 교통시스템을 공동을 연계하여 활용하여 전국에서 처음으로 통합관제시스템을 도입해 타 관제센터와는 차별화 한 것이 특징으로 운영 및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예산을 절감할뿐 아니라 유비쿼터스 도시기반을 구축하게 했다는 점이다.
특히 통합상황실은 경찰청 중앙교통정보센터 및 국토해양부, 서울시, 경기도, 국토관리청 등과 실시간으로 정보를 연계하는 광역적 정보관리 기능도 수행하며 '2단계 ITS 및 방범 CCTV 확장사업'을 통해 시민들에게 실생활 중심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케 된다.
방범분야는 학교주변 등 70군데 설치된 CCTV와 28km의 광자가망을 통해 실시간 중계되는 화면을 모니터요원들이 1일 3교대로 24시간 감시하며, 위기상황이 접수되면 경찰서 지구대와 순찰차에 동시에 연락을 취해 바로 현장에 출동하는 공조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는 범죄발생 징후가 포착되면 투망감시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돼 범죄자에 대한 행동 패턴이 컴퓨터로 분석되고, 주변 CCTV들이 연계 작동되면서 순찰차에 영상을 전송하고 도주로를 차단하는 시스템으로 ITS 교통시스템과도 연계된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특히 타 지역의 경우 장소 당 한대의 카메라가 한쪽 방향만 향하고 있는데 비해 3~5개 카메라가 각기 다른 방향을 주시해 사각지대가 거의 없고, 상황발생에 따른 추적기능과 적외선 투광기를 통해 야간에도 주간처럼 선명한 화면을 제공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안양시는 지난해부터 70개소에 설치한 CCTV를 오는 9월까지 범죄취약지역을 중심으로 115개소에 더 신설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CCTV가 설치된 장소는 총 185개소로 늘어나면서 거미줄 감시망 체계를 구축해 안양의 사회안전망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교통분야는 1단계 지능형교통체계(ITS) 완료와 버스교통정보시스템(BIS)을 연계해 보다 다양한 교통정보를 제공하게 된 것이 특징으로 안양시내 도심 32개소에 설치된 교통CCTV 카메라는 시간대별 교통량 변화에 따라 자동 조절되는 실시간 신호제어시스템이다.
도로에는 안내 전광판을 설치해 운전자에게 정체구간이나 사고지점 등 교통상황을 미리 알아차릴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범죄관련 사태 발생시 방범용 CCTV 카메라와 자동으로 연계해 범인 검거에도 힘을 합치게 된다는 점에서 통합시스템의 장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도 통합상황실은 CCTV 카메라를 통해 산불감시와 도로 및 하천관리 등의 분야로까지 활용범위를 넓혀 공무원과 경찰, 모니터요원들은 50인치 대형 멀티화면(45대)을 통해 전달되는 화면을 예의 주시하면서 사태 발생에 신속 대처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안양시는 오는 9월까지 115대의 CCTV를 추가 설치하는 2단계 사업을 통해 불법 주정차와 하천감시, 긴급상황 발생시 버스정류장과 교통정보수집차량 단말기를 활용한 실시간 정보제공, 차량번호 인식을 통한 수배차량 자동조회 등 기능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편 이은석 안양시 교통시설과장은 이날 개소식에 앞서 언론브리핑을 통해 "U-통합상황실은 교통, 안전, 방재, 시설, 통신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첨단 시스템으로 산불감시, 하천범람, 도로상태 등의 재난, 재해 부서와 공동으로 도시를 관리하는 기반을 함께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CCTV로 인한 사생활 및 인권침해 우려에 대한 질문에 "CCTV 설치장소에는 푯말이 부착돼 있으며 설치장소는 경찰과 협의를 통해 범죄 다발 우려지역에 중점 설치됐다"고 말했으나 설치에 따른 주민 동의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해 우려를 보이고 있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무분별한 CCTV 설치로 인한 국민의 인권침해 방지를 위해 CCTV를 설치할 경우 사전에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도록 의무화하고 설치목적 등의 안내판을 반드시 설치토록 하고 있다.
이날 개소식장을 빠져 나가던 여성단체 관계자들의 "오늘 시연회 화면을 보고 나니까 이제 길에서 휴지를 버리고, 스타킹 올리는 것도 마음대로 못할 것 같아요"라던 말처럼 불안해하는 범죄와 자신도 모르는 감시체계 사이에서의 논란과 고민은 계속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