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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촌교 인근 자연형 하천공사 현장
 공촌교 인근 자연형 하천공사 현장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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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촌천 자연형 하천공사는 하천을 살리는게 아니라 하천을 개조하고 있다.
 공촌천 자연형 하천공사는 하천을 살리는게 아니라 하천을 개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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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부터 인천 서구 공촌천에서 진행된 자연형(?) 하천공사가 당초 계획과 달리 2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 겨울에 이어 공촌천에서는 지금도 굴착기 3대가 쉴 새 없이 바윗돌을 이리저리 옮기고 하천변을 파대고 있다.

말이 좋아 친수공간 조성-자연형 하천조성이지 물고기 등 수변동식물이 전혀 살 수 없는 황무지가 되어 버렸다. 그동안 하천 바닥과 물길을 뒤엎고 기존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한 뒤, 하천과 수변생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새 구조물을 설치하기를 반복해 왔다.

 2008년 10월 31일 공촌천 무명교 일대, 괴상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고 있었다.
 2008년 10월 31일 공촌천 무명교 일대, 괴상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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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그나마 하천의 본래 모습을 간직하고 있던 공촌천은 흙탕물 범벅이 되었고 하천생태계는 순식간에 파괴되었다. 흔했던 미꾸라지조차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여기에다 인천시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을 공촌천 주변 개발제한구역에 건설하려 하고 있다.

 자연형 하천공사라 하지만 인공 물길을 억지로 만들어대고 있다. 그것도 2년째
 자연형 하천공사라 하지만 인공 물길을 억지로 만들어대고 있다. 그것도 2년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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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콘크리트 구조물을 제대로 철거하지 않고 흙덮기만 해놓은 것이 드러나자 이제는 바윗돌로 덮어버리려 하고 있다.
 기존 콘크리트 구조물을 제대로 철거하지 않고 흙덮기만 해놓은 것이 드러나자 이제는 바윗돌로 덮어버리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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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천 살리기는커녕 여전히 하천 파괴 중

'하천 살리기', '자연형' 하천공사는 말뿐이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무명교 주변에 바윗돌을 깔고 하천 중심에는 '어도'로 보이는 길쭉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상류 구간처럼 만들어댔다. 그 콘크리트 구조물과 바윗돌이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는 1월 9일 확인할 수 있었다.

다리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콘크리트 보와 물길을 억지로 잇기 위해 황당한 구조물을 만들어 놓았다. 위에서 흘러온 물은 바윗돌 사이로 스며들었고 인공 물길로 흐르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공사를 지난 가을과 겨울 사이 벌인 것이다.

더 가관인 것은 2개월 전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고는 아예 하천 바닥을 바윗돌로 도배해 버린 점이다. 어리석은 인간들 때문에 수난을 당하고 사라져 버린 물고기 등 수변생물들이 다리 때문에 상류로 이동할 수 없다는 것을 그제야 눈치 챘는지 아예 나무기둥까지 박고 바윗돌로 짓뭉개 놓았다. 누가 이것을 보고 자연형-친수공간 조성이라고 할는지 정말 한심스럽다.

관련해 현재 공촌천 자연형 하천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인천광역시 종합건설본부 토목부 담당자에게 2년 넘게 공사중인 이유와 2개월 만에 뒤바뀐 공사에 대해 전화로 물었다. 공촌천을 담당한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다는 그는, "2년 넘게 공사중인 이유는 공촌천 인근 토지와 지장물에 대한 보상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보상 절차가 아직도 진행중이라고 하고 올 4월 전후로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2개월 만에 뒤바뀐 현장과 공사 계획에 대해 물었더니, "당초 계획된 공촌천 자연형 하천공사는 민-관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과 협의해 변경하고 있다"며 "시공사 마음대로 바꿀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계양산 골프장반대 시민공원조성 인천시민위' 노현기 사무국장에게 공촌천 자연형 하천공사에 대해 물었다. 그는 공촌천 자연형 하천공사 전체 과정을 지켜보지는 못했지만, 그동안 보아온 바에 따르면 "상류 구간을 별다른 오염원도 없는데도 하천 바닥까지 긁어대는 모습은 자연형 하천 공사와는 너무나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와 함께 계양산 모니터링 중이었던 인천녹색연합 유종반 대표도 "하천을 일직선으로 만들고 공사 안해도 되는데 망쳐놨다"고 일갈했다.

이처럼 전혀 자연적이지 않은 하천공사가 공촌천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살리기와 연계해 지방하천 생태하천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경제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란 꼬리표를 붙여 156개 지자체로부터 416개 지방하천에 대한 생태하천 조성 신청을 받았다 한다.

관련해 2개월 만에 뒤엎은 자연형 하천공사 현장의 모습을 사진을 통해 고발한다. 아래 사진들은 각각 2008년 10월 31일, 2009년 1월 9일, 2009년 3월 12일 공촌천 공사현장을 촬영한 사진이다.

[풍경 1] 2008년 10월 31일

 이해할 수 없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하천 중심부에 공사중이었다.
 이해할 수 없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하천 중심부에 공사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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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무엇을 만들려고 하나 했더니...
 대체 무엇을 만들려고 하나 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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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2] 2009년 1월 9일

 바로 이거였다.
 바로 이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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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명교 위쪽처럼 인공 물길을 콘크리트 수로를 통해 만든 것이다. 하지만 2개월 만에...
 무명교 위쪽처럼 인공 물길을 콘크리트 수로를 통해 만든 것이다. 하지만 2개월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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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3] 2009년 3월 12일

 지난 가을과 겨울 공사해 만든 콘크리트 수로가 사라지고 없다.
 지난 가을과 겨울 공사해 만든 콘크리트 수로가 사라지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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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신 하천 바닥을 바윗돌로 도배해 버렸다.
 대신 하천 바닥을 바윗돌로 도배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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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뜩이나 상중류간 수생동물들의 이동이 어려운데 아예 벽을 쌓아버렸다.
 가뜩이나 상중류간 수생동물들의 이동이 어려운데 아예 벽을 쌓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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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촌천 자연형 하천공사는 하천 살리기가 절대 아니다. 전국 지방하천에 대한 생태하천공사는 이런 식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공촌천 자연형 하천공사는 하천 살리기가 절대 아니다. 전국 지방하천에 대한 생태하천공사는 이런 식으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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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공촌천#자연형하천공사#하천생태계#환경파괴#생태하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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