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흥시에 문화전시공간이 생긴 것은 진작부터 알았다. 벌써 1년전이다. 별로 멀지도 않은 월곶에 위치해 있다. 월곶 아르떼이다.
월곶에 밥먹으러 왔다가도, 살며시 눈길을 돌리며 지나쳤던 곳. 지난 16일, 그곳에 마음먹고 들렀다. 그러나 '매주 월요일은 휴관일' 임을 알리는 문구가 문밖에 덩그러니 걸려있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 문을 드르륵 열었다.
그러자 은은한 조명빛 아래 따뜻한 온기의 연탄난로가 외지인을 따뜻하게 반겨준다. 주인장이 살짝 자리비운 느낌이다. 월곶아르떼에 있는 서각·조각·그림 등의 다양한 작품들을 찬찬히 살펴봤다. 커피도 타먹었다. 한껏 여유를 부린 뒤, 주인장이 궁금해 명함을 찾아 전화를 했다.
"저, 취재 좀 하려고 왔는데요?"
"아... 예... 잠시만 기다리세요."
한 30분 기다렸을까, 월곶 아르떼의 이상규 대표(55·서각가)가 시멘트 두 포대와 각종 나무재료들을 차에서 내린다. 그러더니 "갤러리카페를 만들어보려구요"한다.
이상규 대표는 인천이 고향이다. 그러나 외갓집이 연성동에 위치해 있어 초등학교는 연성초를 다녔다. 그 이후에는 주로 시흥을 왔다갔다 하는 정도였다. 집도 서울이고, 작업실도 김포였다.
그런 그가 월곶이란 곳에 문화전시공간을 차린 것은 우연이였다. 아는 지인이 빌려준 공간에 2007년5월 '미소서각연구실'을 차렸다. 서각을 하는 그의 작업실인 것이다. 꽤 넓은 공간 때문인지, 작업실만이 아닌 갤러리로의 운영을 요청받아 '미소서각연구실 겸 월곶아르떼'로 운영하게 된 것이다.
2007년 11월 16일 개관기념 기획초대전을 열었다. 월곶아르떼는 30여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 지난해 3차례 전시를 했다. 전시회도 적고 사람들이 월곶아르떼 공간을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아 올해 4월부터 '갤러리카페'로 운영해 볼 생각이다.
이 좋은 공간을 시민들에게 오픈하기 위한 목적이다. 문화전시공간에서 벗어나 문화공간으로 발돋움하려는 것이다. 그런 이규민 대표의 바람대로 조용한 바람을 타고 소문이 퍼져 시흥여성회관 클래식기타연주반은 매월 세째주 토요일 월곶아르떼에서 연주를 한다. 또 매주 월·목요일에는 월곶 주민들이 모여 요가를 하기도 한다.
그 누구든 아름답게, 뜻있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문 너머에 있는 월곶의 풍광은 보너스이다. 시흥에는 문화가 없다고들 한다. 그래서 좋다. 앞으로 만들어가면 되니까.
월곶 아르떼를 들른 날은 월요일. 주민들이 요가를 하고, 주인장도 요가를 하는 관계로 들어오는 햇빛을 맞으며, 월곶항의 눈부신 파도와 배들에 눈요기도 하다가, 기사도 쓰다가, 커피도 마시다가, 전시작품도 들러보는 등 한껏 놀았다. 이곳에서 뭘하고 놀던, 주인장의 넓은 아량으로 모두 자유이다.
덧붙이는 글 | 월곶 아르떼 : 031-317-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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