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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마지막 기회>
<미국의 마지막 기회> ⓒ 삼인

조지 H. W 부시,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소련이 무너진 후 미국을 이끈 대통령들이다. 이들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얼마나 받을까? 조지 H. W. 부시는 'B,' 빌 클린턴은 'C'쯤 된다. 그럼 조지 W. 부시는 'F'다. 너무 가혹한 점수라고 생각하는가? 그럼  미국 원로 외교 전략가이자 <거대한 체스판> <제국의 선택>의 저자 Z.브레진스키가 쓴 <미국의 마지막 기회>(Second Chance)로 들어가보자.

 

Z. 브레진스키는 지미 카터 정부 때 국가안보 보좌관을 역임하면서 아프가니스탄 무자헤딘을 비밀리에 지원했다. 이 지원은 소련을 아프가니스탄이라는 덫에 걸리게 하였고, 결국 소련제국 몰락을 이끌게 된다.

 

브레진스키는 <미국의 마지막 기회>에서 소련제국 몰락 이후 미국은 글로벌 리더가 되었지만 기회로 삼지 못하고 오히려 그들이 뽑았던 세명의 대통령들이 제국을 위기로 몰았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리더 1세인 부시 1세 시대를 "원죄, 그리고 전통적 상상의 함정"으로 평가했다. 부시 1세는 탁월한 외교간으로 소련 제국 몰락 이후 위기 관리는 잘했지만 냉전 종언과 함께 전 세계는 야심차고, 좀더 적극적이며, 좀더 비전에 가득 찬 갈망을 원했지만 글로벌 리더로서 그는 미래를 주조할 수 있는 기회를 이용하지 않았고, 방향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브레진스키는 비판했다.

 

글로벌 리더 2세 빌 클린턴 시대는 "선량한 무능, 그리고 방종의 대가"라고 평가했다. 클린턴은 부시 1세와는 달리 전 지구적인 비전을 가졌고, 미래지향적이었지만 제국 미국이라는 거대한 힘을 행사함에 있어 전략적 일관성을 잃어버림으로써 결국 거대한 역사적 흔적을 세계에 남기지 못했다고 비판한다.

 

글로벌 리더 3세인 부시 2세는 "파국적 리더십, 그리고 공포에 기댄 정치" 시대로 평가하면서 강력한 직관을 지니고 있었지만, 역사적 순간을 오해했고, 단 5년 만에 미국의 지정학적 위상을 위험스럽게 훼손했고, 경멸의 대상으로까지 만들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다행인 것은 미국 대통령 임기가 8년으로 제한 되었다는 점이다.

 

원죄와 선량한 무능, 파국적 리더십으로 세명의 리더들은 첫 번째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미국에게는 아직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두 번째 기회는 마지막 기회다. 마지막 기회를 살리는 대안을 브레진스키는 영민한 글로벌 리더가 등장함으로써 마지막 기회를 살릴 수 있다고 보았다. 영민한 글로벌 리더는 공화당이 아니라 민주당에서 나온다고 보았다.

 

저자가 <마지막 기회>를 쓴 때가 2007년 초였다. 영민한 글로벌 리더는 누구였을까? 브렌진스키는 힐러리 클린턴이 아니라 오바마로 판단했고, 그를 지지했으며 바람대로 오바마가 당선되었다. 이 영민한 지도자가 해야 할 일은 아직까지 미국에 대해 남아 있는 선의를 활용해야 한다.

 

"세계 대부분이 아직도 전 지구적으로 지도적 위치에 있기를 기대하는 미국의 모습은, 자신의 책임감을 인식하고, 대통령의 수사가 신중하며, 인류가 가진 생활 조건의 복잡성에 대해 민감하고, 대외적인 관계에서 마찰을 일으키기보다는 합의를 추구하는 모습이다."(222쪽)

 

결국 미국이 마지막 기회를 살릴 수 있는 길은 "우리는 이제 제국이고, 우리가 행동할 때,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현실을 창조한다"는 일방주의가 아니라 미국과 유럽이 중심이 된 '대서양공동체'를 확립해야 한다고 브레진스키는 지적한다.

 

또 대서양 공동체를 넘어 비서구 국가인 일본과 한국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기 이유는 이렇다.

 

"선진적이고 민주적인 비유럽 국가들을 선별해 전 지구적 사안에 긴밀하게 협조하도록 끌어들임으로써, 중용과 부, 민주주의를 갖춘 지배적 핵심세력은 건설적인 세계적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투사할 수 있다."(243쪽)

 

이렇게 하지 못하면 미국은 탈제국주의 시대 상황 속에서 오만하게 제국적 것으로 보편적으로 간주되고, 탈식민주의 시대에 식민주의라는 진창에 빠지면서 초강대국 미국의 위기는 구제 불능 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라 브레진스키는 단언한다.

 

하지만 브레진스키는 포기하지 않는다. 미국은 "강대국의 힘은 만약 그 강대국이 이상을 위해 일하기를 멈춘다면 쇠약해질 것이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미국의 힘을 정치적으로 각성된 인류의 열망과 명백하게 연관 짓는 차기 대통령이 선출된다면 미국은 아직도 그것을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과연 브레진스키 바람과 예언대로 미국은 마지막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 <미국의 마지막 기회> Z. 브레진스키 지음 ㅣ 김석원 옮김 ㅣ삼인 펴냄 ㅣ1만2000원


미국의 마지막 기회 - 세 대통령이 초래한 제국의 위기를 넘어서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지음, 김명섭.김석원 옮김, 삼인(2009)


#미국#브레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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