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공급이 생태계 보전보다 중요한가? 게다가 주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한 이 같은 처사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한전 중부건설처가 고압송전선로 건설을 위해 지난 18일 오전 10시 인주면사무소에서 개최하려던 '인주면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가 주민 및 환경단체의 강한 반발로 무산됐다.
이날 인주주민공동대책위원회(주민대책위)와 주민, 그리고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환경연) 회원 등 100여 명은 회의장소인 인주면사무소에 집결해 입구를 원천 봉쇄했다. 이로 인해 한전 직원들은 주민설명회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으며, 향후 다시 주민설명회를 개최키로 했다.
앞서 주민들은 지난해 8월 탄원서 및 관계부처 및 기관 등에 전달했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환경영향평가에 따른 반대의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한전 측에 따르면 이 사업은 아산신도시 개발과 대규모 산업단지 조성에 따른 전력공급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사업으로, 당진군 정미면 신당진변전소에서 아산시 영인면 신온양변전소, 그리고 천안 한샘변전소간에 송전선로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2012년 준공 예정이며 이후 아산, 당진 등 충남서북부지역과 경기도 평택 등에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이 사업이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주민의사를 무시한 일방적인 사업 추진과 생태계 보고인 솟벌섬의 환경파괴 위험이다.
강희수 대책위원장은 원천적인 반대는 아님을 피력한 뒤 "사업이 주민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민 동의를 얻은 상태에서 사업을 추진하라"며 "밀어붙이기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대화 창구는 열어 놓겠다. 만일 주민들의 요구가 반영 안 될 때는 강경대응 하겠다"고 역설했다.
환경단체는 이보다 더욱 강경한 반대입장을 보였다. 솟벌섬을 통과하는 현재 사업계획 자체를 반대하고 있는 것.
대기원 환경연 아산감시단장은 "송전선로가 생태계 보고인 솟벌섬을 통과한다. 이 곳은 세계적인 보호종인 가창오리와 고니 등의 조류가 휴식처로 이용하는 공간"이라며 "송전선로가 건립될 경우 환경이 파괴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덧붙여 "우회할 수 있는 곳도 있는데... 현재 이 섬을 통과하는 방식은 잘못됐다"고 지적한 뒤 "철탑 자체부터도 원천반대고, 솟벌섬 통과는 절대 안 된다. 예비선로를 위해 솟벌섬을 파괴한다는 것이 말이 되나? 송전선로가 설치 안 돼도 아산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 이 같은 우리의 요구가 수용 안 될 경우 가만있지 않겠다"며 실력행사를 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이에 대해 한전 중부건설처 송변전건설팀 김수창 과장은 "주민대책위와 협의해 나갈 것이다. 수용할 수 있는 것은 할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것은 설명해서 이해를 시키겠다"며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합의점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사업철회 의사는 없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환경파괴 우려에 대해서는 "일리 있는 말들도 많다"고 밝힌 뒤 "그러나 향후 충남서북부지역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주민들의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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