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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면 YTN 위원장이 24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버스에 올라 조합원들에게 웃어 보이고 있다. 법원은 24일 밤 그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노종면 YTN 위원장이 24일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호송버스에 올라 조합원들에게 웃어 보이고 있다. 법원은 24일 밤 그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 오마이뉴스 전관석

 

구속된 YTN 노종면(YTN노조위원장) 기자와 구속 직전에 풀려난 조승호 기자, 현덕수(전 노조위원장) 기자, 임장혁(전 돌발영상 팀장) 기자와 검찰 소환요구를 받고 있는 MBC 송일준 <PD수첩> 전 CP, 조능희 <PD수첩> 전 CP, 이춘근(현재 체포 조사 상태) <PD수첩> 전 PD, 김보슬 <PD수첩> 전 PD 등의 이름을 떠올리면 짧은 문장 하나가 생각난다.

 

바로 '저널리즘의 위기'라는 문장이다. 전자는 방송저널리즘의 위기이고, 후자는 PD저널리즘의 위기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방송을 통해 저널리즘을 구현한 사람들이다.

 

노종면 YTN노조위원장, 현덕수 전위원장 등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언론특보 출신인 구본홍 YTN사장 임명이 '언론의 자유와 언론의 정치적 독립'을 훼손하는 중대한 사건임을 인식하고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전개해 경찰, 검찰 등 공권력에 탄압을 받았다. 끝내 노종면 노조위원장은 구속을 면치 못했다. 우연한 일이지만 구본홍 사장의 친정인 공영방송 MBC에도 심각한 언론탄압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광우병 쇠고기 문제점을 심층 보도한 MBC <PD수첩> 제작 PD저널리스트들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부당한 언론자유 탄압에 맞서 검찰의 소환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이춘근 PD는 가족(아내)이 보는 앞에서 체포돼 검찰에 압송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지난 군사정권에서도 이렇게 많은 기자들과 PD저널리스트들에게 공권력을 앞세워 고통을 주는 전례는 없었다. 전대미문의 사건임은 틀림없다. 현재 국민들 사이에는 정치경찰, 정치검찰이라는 말이 회자돼 가고 있다.

 

이명박 정권에서의 언론자유는 정치검찰이 판단하는 언론자유이고, 정권에 우호적인 조중동의 자유와 보수언론의 자유만이 언론의 자유인 것처럼 보인다. 과거 군사정권에서의 정언유착으로 인한 언론의 자유로 회귀하고 있는 느낌이다. 최근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언론(인)에게는 재갈을 물리고, 맞는 언론(인)에게는 수혜를 베푸는 그런 현상도 고착화 돼 가고 있다. 친정부적인 언론은 광고 수주가 자유롭다. 하지만 진보매체나 정부에 반한 언론는 광고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군사정권에서도 이렇게 많은 언론인 고통주는 일 없었다

 

정권의 하수인 낙하산 사장이 자신을 반대했다는 이유로 YTN 노동조합 간부를 고소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담당부처의 장(장관)이 방송내용, 보도내용을 문제 삼아 명예훼손으로 PD를 고소하고, 정권의 하수인 정치검찰은 언론인을 피의자로 보고 중죄인 취급해 체포와 구금을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일요일 아침 가족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YTN노조위원장과 기자가 경찰에 불법체포되고, 부인과 대화를 하고 가는 승용차를 가로막고 검찰이 연행을 한 <PD수첩> 이춘근 PD 체포사건이 단적인 예다. 이것은 언론자유의 말살이고 소중히 가꿔온 민주주의 붕괴이다. 특히 명예훼손을 들어 검찰에 고소한 장관은 MBC <PD수첩> 언론보도에 대한 명예훼손에 앞서 협상을 잘못했다고 두 번이나 국민 앞에 사과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일이었는지 모른다.

 

어쨌든 언론의 핵심적 기능이 권력의 감시와 비판이다. 작년 4월 29일 <PD수첩>에서 방송했던 광우병 위험 미국 쇠고기 수입 문제 또한 그런 맥락인 것이다. <PD수첩>이 당연히 국민들의 알권리, 건강권, 정부정책 비판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했던 너무나 당연한 방송이었다. 단 1%라도 위험이 있다면 그 위험을 보도하는 것이 언론 책무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26일 MBC노조 비상총회에서 송일준 CP의 '검찰의 언론자유 탄압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권력 감시와 비판이란 것은 언론의 핵심적인 기능이다. 또 민주주의 초석이다. 이것이 없으면 우리는 알량한 현 민주주의도 토대부터 무너져 내릴 것이다. 법을 엄정하게, 법을 공정하게 집행하고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 검찰의 기본 책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이 쥐어준 칼자루를 언론자유를 탄압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25일 법원의 실질영장심사에서 구속이 확정된 직후 노종면 YTN노조위원장의 구속사유 '검찰의 증거인명 도주 우려'에 대해 노 위원장이 조합원들에게 밝힌 메모 내용도 이명박 정권 하에서의 정치검찰의 현실을 잘 말해 주고 있다.

 

"구속영장에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구속을 한다고 적혀 있다. 아이가 셋이고 앵커까지 했던 내가 도망친다? 체증자료도 빼곡히 법원에 제출됐는데 증거를 어찌 없앤다고 그러시는지 모르겠다. 코미디다. 이 코미디에 내 가족이, 내 동지가 운다."

 

"이 코미디에 내 가족이, 내 동지가 운다"

 

MBC노조 비상총회 26일 오전 MBC노조는 이춘근 PD의 강제체포와 관련해 비상총회를 열고 이명박 정권이 언론탄압에 맞서 당당히 나가기로 했다.
MBC노조 비상총회26일 오전 MBC노조는 이춘근 PD의 강제체포와 관련해 비상총회를 열고 이명박 정권이 언론탄압에 맞서 당당히 나가기로 했다. ⓒ 언론노조

 

현재 이명박 정권 하에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의 정치적 독립과 언론자유의 탄압은 성숙돼 가고 있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 민주주의가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 좀더 성숙하게 정착될 때가 됐는데 퇴보하고 있다.

 

"우리나라 민주주의가 거꾸로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잠시라도 노를 젓는 것을 멈추면 나동그라지는 것"이라고 강조한 26일 MBC 노조 비상총회에서의 조능희 CP의 발언이 뇌리에 스쳐간다. 이날 이춘근 PD의 강제체포와 관련해 비상총회를 연 MBC노조는 재갈을 물리려는 이명박 정권에 맞서 언론자유를 지키기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서울시청 주변 한 호프집 출판기념회에서 증정을 받은 김주언 전 언론재단 연구이사가 펴낸 < 한국의 언론통제 >(리북출판, 2009년 2월)에서 이명박 정권의 언론통제는 과거 군사정권과 유사성을 갖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통제를 단적으로 표현한 검찰수사 등을 통한 커뮤니케이터 통제, 신문방송 겸영허용 등을 통한 미디어 통제, 인터넷규제 등을 통한 메시지 통제 등은 과거 군부독재 정권과의 유사성을 갖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송일준 CP#MBC노조#YTN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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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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