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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위에서 '꽝'...K-11의 위력 세계최초로 개발된 이중총열 방식을 채택한 K-11은 5.56밀리 소총탄과 20밀리 공중폭발탄을 사용하여 은폐한 적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는 최신 보병무기 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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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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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X년, 지휘관이 하달하는 영상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초소형 모니터와 무선통신 장치가 결합된 헬멧을 쓴 병사들이 전장에 투입된다. 이 병사들이 입고 있는 전투복은 자체에 방탄기능이 있어 수류탄 파편까지 막아낼 수 있다. 또 병사들이 전투 현장에서 듣고 보는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지휘관의 모니터에 나타난다.
헬멧의 화면으로 참호 속에 숨어 있는 적을 확인한 병사가 5.56㎜ 소총탄과 20㎜ 유탄을 발사할 수 있는 '이중총렬복합화기'를 겨냥한다. 이 화기에 붙은 레이저 거리측정기에서 레이저 빔이 발사되고 광학계산기가 순식간에 적과의 거리를 산출, 조준점이 화면에 나타난다. 병사가 방아쇠를 당기자 20㎜ 유탄이 발사되어 적들이 숨은 참호 위 3미터 상공에서 폭발한다.
미래 한국군은 어떤 모습일까? 26일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열린 '국방연구개발 성과발표대회'는 이런 의문을 해소하는 데 좋은 행사였다. 올해로 일곱 번째인 이 행사에는 군·산·학·연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여 국방과학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미래 정보·과학군 건설을 위한 정보를 교류했다.
이 자리에서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작년 말 연구개발을 완료했거나 현재 진행 중인 국방 관련 핵심 기술과 전투체계 등이 소개되었다. 개발이 완료된 무기체계로는 K-2 '흑표' 차기전차, K-11 차기복합형 소총, 해군의 검독수리-A 전투체계 등이 있다. 검독수리-A 전투체계는 440톤급 유도탄 고속함인 '윤영하'함(PKG)에 탑재되어 이미 운용 중이고 차기복합형 소총은 올해 말부터, 차기 전차는 2012년부터 전력화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현재 개발이 진행 중인 4개 무기체계와 핵심기술들도 선보였다. 휴대용 대공유도무기인 '신궁' 미사일 운용 확대를 위한 다연장 발사장치, 중거리 대전차 유도무기, 적의 미사일을 회피하도록 공중에서 1분 이상 체류하는 기만용 미사일의 추진기관 등이 소개되어 참석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연구소 내 사격장에서는 작년에 개발을 완료하고 곧 실전에 배치될 '차기복합소총' K-11의 시범사격이 있었다. K-11은 미국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에서도 개발을 시도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실패했던 이중총열 구조의 복합화기를 세계 최초로 실용화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K-11은 구경 5.56㎜의 기존 소총과 20㎜ 유탄 발사기의 두 가지 총열을 하나의 방아쇠로 선택 운용이 가능한 이중총열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군이 사용하고 있는 K-201 유탄발사기가 비슷한 기능을 수행해 왔지만, 엄폐된 적에 대한 살상효과가 떨어지고 정밀·야간사격이 제한적이어서 K-11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K-11은 열상검출기에 의한 표적 탐지 및 레이저를 이용한 거리 측정이 가능해 목표물에 대한 주야간 정밀 사격이 가능하다. 또 사격통제장치에 따라 20㎜ 유탄을 충격폭발, 지연폭발, 공중폭발 중 하나를 선택하여 발사함으로써 직사화기의 사각인 은폐·엄폐된 적에 대해서도 공격이 가능하다.
길이 860mm, 무게 6.1kg의 K-11은 기존의 K-201 유탄발사기와 비교해 볼 때 길이는 110mm 짧아지고 무게는 1kg 정도 가벼워져 휴대성도 좋아졌다. 차기복합소총이 육군에 배치되면 보병분대의 편제화기 사거리 증가로 약 500m 거리의 원거리 타격이 가능해진다.
국방과학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K-11은 선진국에서 개념만 제시된 무기체계를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는 의미가 있으며, 이 분야의 수출시장도 선점할 수 있다"고 밝혔다. 1정당 생산가가 1600만원인 K-11에 비해 미국이 개발을 포기한 비슷한 무기체계인 'XM-29'의 생산가는 3만 달러(약 4200만원)를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