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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태 교육학 박사
이종태 교육학 박사 ⓒ 이종태

이종태 교육학 박사는 지난 24일 열린 '안양포럼'에서 우리 교육의 경쟁력이 낮다고 진단했다. 또, 경쟁력이 낮다는 것이 단순히 지표상 문제가 아닌 우리 교육을 통해 길러낸 인재들에 대한 기업 선호도가 낮다는 현실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불행하게도 한 신문 칼럼에서 이것을 확인한 적이 있습니다. 동남아 다국적 기업의 한 CEO는 직원 채용시 한국인을 후순위로 고려하는데 그 이유는 한국인들에게는 잃어 버린 10년이 있기 때문입니다. 잃어버린 10년이란 입시위주 교육으로 보낸 중·고 과정6년, 입시 해방감으로 허송세월한 대학 1년 그리고 군대 3년을 말합니다(한겨레신문 2004년 8월)"

 

이 박사는 이러한 사태의 원인은 시험문제 풀이에 열중해야 하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보니 우리 교육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점수의 노예'가 됐고 그런 환경에서 교육받은 우리 학생들이 사태 파악 능력이나 문제 해결 능력을 전혀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 관심은 당연히 어떻게 하면 점수를 더 받을까 하는 것에 쏠리게 됐다. 때문에 지식의 개념이나 원리를 충실하게 이해한다거나 자기 나름의 독창적인 사고능력을 키우는 것은 그야말로 교과서적인 이야기가 되어 버린 것.

 

학부모와 학생들의 관심은 출제 빈도가 높은 단원이나 지식의 유형이 무엇이며 제한된 시간에 더 많은 문제의 정답을 찾아내는 요령이 무엇인가에 관심을 두게 된다. 그로 인해 나타난 것이 천문학적인 돈을 주고 하는 '족집게과외'. '점수'라는 것이 모든 것을 결정해 주는 세태가 만들어 낸 풍조인 것. 

 

여기서 파생되는 중요한 문제는 학교 교사보다 사교육기관 교사들이 이런 점수 획득 전략에서 훨씬 높은 경쟁력을 지닌다는 사실이다. 최소한 교육과정의 기본을 따라 수업해야 하는 학교 교사보다는 오로지 기존 시험 출제 경향과 문제풀이 기법만을 연구하는 사교육 교사가 앞서가는 것은 당연지사기 때문. 그로 인해 학교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이 큰 문제라고 이종태 박사는 말했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학부모나 학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학교 교사들까지 지식의 개념이나 원리의 충실한 이해보다 점수따기 위주의 수업 전략을 따르게 된다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풍토 속에서 우리 교육은 온통 점수의 노예로 전락하고 있다. 또, 이러한 형국은 사교육이 교육을 주도 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인 동시에 지식기반 사회의 경쟁력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정말 심각한 문제는 공교육에 대한 상대적 불신도, 시간과 돈의 이중지출도 아니다. 만일 그 대가를 치르더라도 양질의 지식을 습득하고 수준 높은 사고 능력을 갖게 된다면 아깝지 않다고 이 박사는 말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지식이 대학입시를 치르자마자 무용지물이 돼 버리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종태 박사 나름의 해결방안도 제시했다. 우선적으로 공교육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또, 원만한 정책추진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리더십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부는 교육적 상황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국가가 해야 할 역할과 시민사회 및 교육 당사자들이 해야 할 일을 구분하거나 각각의 한계를 정해야 하며 이들 사이에 유기적인 네트워크와 소통 채널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우리 교육의 미래 대비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 교육이 근본적인 차원에서 무엇이 달라져야 할 것인지를 심사숙고하고 전 국민의 참여를 바탕으로 마래 사회에 적합한 교육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반드시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공교육비 수준이 우리보다 훨씬 못 사는 나라보다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 경쟁력이 높아지기를 바라는 것은 '연목구어'일 뿐이라고 표현했다.

 

교육복지도 언급했다. 이 박사는 "현재 사회 양극화로 인해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이 지식 습득 기회를 제대로 갖지 못한다"며 "파국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기 위해서는 취약계층에 대한 교육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종태 박사는 <대한교육과 대안학교>와 <대안교육 이해하기> 등을 펴내고 한국교육연구소 소장을 지낸 대안교육 전문가다. 노무현 후보 측 국민참여운동본부 경기 중부지역 상임공동본부장을 거쳐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 위원 과 교육 혁신위 상임위원, 청소년정책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안양포럼은 지난 24일 오후7시, 전진상복지관에서 열렸다.

덧붙이는 글 | 안양뉴스 유포터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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