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8월 15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앞에는 인천지역 46개 시민환경단체가 모여 <계양산 골프장 저지 인천시민대책위 발족> 기자회견을 가졌다. 당시 이들은 하루에도 1만여명 이상의 인천-경기지역 시민들이 즐겨찾는 계양산에, 하루 3, 4천명의 소수 부유층만을 위한 골프장과 대규모 테마파크를 건설하려는 롯데그룹을 규탄하고 개발계획 철회를 요구했다.
특히 1974년 헐값으로 계양산 주변 다남동 일대 땅을 사들인 롯데그룹 회장 명의의 부지에, 골프장을 개발하기 위해 농사도 짓지 않는 외지인으로 농지법을 위반하고 불법으로 5천여평의 산림을 훼손하고 형질변경을 꿰해 해당 관청에 고발당한 것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에 "계양산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지적이 지금까지 끊이질 않고 있다.
관련해 2006년 10월 인천시와 계양구청은 계양산 롯데골프장을 포함한 '2011년 수도권 광역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안)'을 발표하고 주민의견수렴을 위한 주민공람을 실시했다. 롯데 입장을 철저히 대변한 인천시는 주민공람시 입지 불가피성에 대해 '환경적으로 보전가치가 적은 지역 및 사업시행에 따른 지형변화 및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지역으로 본 대상지가 가장 적합한 지역'이라고 했다.
하지만 롯데 골프장 건설로 인한 형질변경대상(면적 954,244㎡)이 '환경적으로 보전가치가 적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 지금까지 수도권에서 보기 드물게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고, 인천내륙지역에서 자연생태계가 제일 우수한 지역으로 멸종위기 보호종인 맹꽁이와 물장군, 소쩍새, 인천시 보호종인 도롱뇽과 산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다.
밀실에서 계양산 파괴해 온 롯데골프장 개발얼마 전 '계양산에 멸종위기종이 없다'는 롯데의 엉터리 사전환경성검토서를 심사중인 한강유역환경청 현장실사시 목격된, 현행법상 채취금지종인 도롱뇽이 떼죽음 당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사업시행으로 지형변화 및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지역이라 불가피 하다'는 것도 거짓말이었다. 대상부지 90% 이상이 산지관리법에 의해 공익보전산지로 지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계양산에서 가장 숲이 잘 보존된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골프장이 개발될 경우 "(목상동 솔밭) 숲과 속칭 말등메이산도 파괴되 사라질 것이다"며 '계양산 골프장 저지 인천시민대책위원회'는 기만적인 골프장 추진을 규탄한 바 있다.
"계양산과 경인운하 개발을 본격화하겠다"는 계양구청장과 그린벨트내 골프장 건설 위해 롯데건설 사장이 인천시장을 만나 골프장을 반대하는 인천시민들의 눈총 받기도 했다. 인천시는 '개발제한구역 2차관리계획(2007-2011년)'에 계양산 일대 그린벨트를 해제하려고 해 "재벌을 위한 개발특혜"라 비난받았다.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확인되었지만 골프장 예정부지는 그린벨트일뿐만 아니라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군 당국은 기존 골프장에 대해 '부동의' 입장을 밝혔지만, 현재 17사단에서 수도군단사령부로 골프장 입장에 대한 결정권한이 넘어가 있다.
그러다 2006년 10월 25일 인천녹색연합 한 여성활동가가 목상동 솔밭 12m 소나무 위에 올랐다. 그는 계양산 골프장 개발철회를 요구하며 그 추운날 100일 동안 소나무 위 고공시위를 벌였고, 뒤이어 윤인중 목사도 100일간 시위를 이어가며 인천 시민 83%가 반대하는 골프장을 반대했다.
허울뿐인 '녹색성장' '환경경영'으로 위협받는 계양산그렇게 겨울에 접어든 계양산을 인천시민들이 지키며 2006년 한해를 넘길 때, 인천시는 12월 26일 계양산 개발을 위한 롯데의 개발계획안을 다시 접수받았다. 12월 13일 27홀 골프장을 비롯한 롯데의 개발계획안을 반려한 지 불과 13일 만에 다시 행정절차를 진행해 '롯데를 위한 꼭두각시 행정-밀실행정'이란 비판도 받았다.
2007년 4월에는 '계양산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추진 인천시민위원회(이하 인천시민위)'가 롯데건설과 '계양산 롯데부지의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합동회의'를 구성키로 합의하기도 했었다. 롯데측이 경비를 부담하다는 뜬금없는 합동회의는 결국 상호 입장차만 확인하고 해체되었다.
6월에는 그간 골프장 개발을 반려해온 한강유역환경청도, 계양산 롯데골프장 개발에 납득할 수 없는 '조건부 동의' 결정을 내려 "자연환경 보존이란 자신들의 존재이유를 포기하고 이중적인 잣대와 원칙"이라는 비판받았다.
그렇게 어느덧 계양산을 지키려는 인천시민들의 노력이 1년을 넘고 또 2년, 3년을 넘어 4년째 이르고 있다. 자전거행진, 삼보일배, 단식농성, 촛불집회, 서명전 안해 본 것이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골프장을 포기 않는 롯데는 근린공원으로 지역주민들의 환심을 사려했지만, 이도 '주민반발 무마용' '눈속임용'에 불과하다는 것을 주민과 시민들은 깨닫고 골프장 반대 입장으로 대부분 돌아섰다.
그런데 '녹색성장'을 부르짖는 현 정권이 들어서자 거짓 '친환경경영'을 내세운 롯데와 온갖 편의를 봐주는 인천시는 그간 인천시민들의 노력과 여론을 무시한 채, '경인운하와 함께 계양산 일대를 개발하겠다'며 이를 기정사실화하고 여론몰이에 여념이 없다.
이 때문에 4년째 생명이 움트지 않는 계양산 롯데골프장 예정부지는 언제 골프장으로 둔갑할지 모르게 되었다. 가뜩이나 최악의 기후변화에 따른 재앙이 예고되었는데, 정부와 지자체, 재벌기업은 '부적절한' 행위로 지구환경과 계양산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깨어있는 인천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어느때보다 절실하다. 잠시 계양산을 위해 시간을 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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