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아침부터 눈물바람입니다. 전교조에서 '일제고사 폐지 불복종운동 실천 교사'의 명단을 공개한 때문입니다. 그분들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되뇌이는 동안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선생님이 가장 행복할 때는 아이와 만날 때일 텐데 교단에서 쫓겨날 각오를 하신 선생님들을 보면서 먹먹한 마음뿐입니다. 명단을 보니 아는 선생님이 두 분이나 계십니다.
젊은 날은 잘못된 것을 잘못이라 당당히 외치는 게 내 삶을 지탱해주는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그것이 얼마나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가를 알게 됐습니다. 내가 만약 일반학교에 다녔다면 교장에게 항의하고, 일제고사 반대를 위해 조직적인 모임을 만들었을까... 어쩌면 저는 제 자식만 시험을 거부하는 정도로 대처했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만약 교사였다면 당당히 불복종 선언을 할 수 있었을까...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 눈물이 납니다. 저 선생님들에게 무거운 짐을 다 떠넘기고, 저만 대안학교 울타리에서 편한 것 같아서...
불복종 선언 하실 거예요?
해야죠.
명단공개까지 하실 거예요?
네.
사모님도 아세요?
아직 몰라요. 말 못했어요.
해직되지 않을까요?
각오하고 있어요.
괜찮으시겠어요?
그래도 가야죠...
그래도 가야죠... 이철호 선생님을 취재하면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 명단 공개를 이틀 앞두고도 부인에게 말하지 못했던 선생님의 마음이 헤아려졌습니다.
불복종운동 선언에 참여하신 진영효 선생님(상암중)은 늦은 나이에 교편을 잡으시면서 아이들과 만나는 일이 너무 행복하다고 기뻐했던 때가 떠오릅니다. 그래서 더 눈물이 납니다.
여기, 우리 아이들의 교육권과 행복권을 지키기 위해 당신의 생존권을 포기하겠다는 선생님들이 계십니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성폭력 교사는 교단으로 복직시키고, 아이를 사랑하는 교사는 학교에서 쫓겨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분들을 지켜내는 건 저와 여러분들의 몫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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