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년 만 지나면 정년퇴직을 해야하는 60세이다. 그런데 아직까지 치과에 한번도 가 본적이 없다. 치과 검진이라고는 직장에서 2년에 한번씩 하는 건강검진에서 치과 선생님한테 잠깐씩 보여 본 적 밖에 없다.
십여 년 전 조기 테니스 동호회에 같이 운동을 하는 치과 의사 형이 있어서 장난삼아 "형! 내 이빨 좀 봐줘!" 하고 입을 벌리고 들이대면 들여다 보다가는 "나(치과의사)한테는 평생 도움이 안 되는 인간이네!"라고 농담을 하곤 하였다.
십여 년이 지난 요즘에 식사 후 이에 이물질이 자주 끼고 가끔 시리기까지 한 것을 자주 느낄 수 있어 이제 치과에를 한번 가 볼 때가 되었는가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어느 지인이 치과에는 가능한 빨리 가보는 것이 돈 버는 일이라고 하며, 치아를 임플란트로 바꾸는 데 수 천만 원이 들어간 사람이 주변에 많다고 한다.
여러 날을 벼르다 사무실 2층에 치과가 있다는 걸 알고 작정하여 치과를 방문하였다. 아주 친절한 젊은 의사선생님이 입을 벌리고 한참을 위아래로 살펴보고 사진을 찍고 하더니 "정말 치아관리를 잘하셨습니다!" 하며 과분할 정도의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진찰 결과 치석이 좀 있어서 치석제거를 위한 스케일링을 해야 하겠고, 칫솔질을 좌우로 세게해서 잇몸이 파인 곳이 4곳인데 이곳을 때워야 한다고 하면서도 그 나이에 치아관리를 너무 잘했다고 하며 과분한 칭찬을 한다.
하지만 나는 치아관리를 위해서 특별히 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기껏해야 하루에 두세 번, 무식할 정도로 양치질을 한 것밖에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잘 한 것이 있다면 부모님으로 부터 건강한 치아를 물려 받은 것이 원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형제 모두가 치아가 좋은 편이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좋은 치아를 지금부터라도 잘 관리 하자 싶어서 비용을 물었더니 스케일링이 8만 원, 잇몸 때우는 것이 하나에 7만 원씩 해서 총 36만 원인데 같은 건물에 근무하시니 30만 원으로 할인해 주겠다고 한다.
날을 잡아 예약을 하고 우선 치석제거를 위한 스케일링을 난생 처음 해 보았다. 꽤 겁을 먹기는 하였지만 아프지도 않고 쉽게 치료가 끝나는 것이다. 그리고 3일 후 다시 잇몸이 패인 네 곳을 때우는 치료를 하는데 이 또한 의외로 간단히 끝난다.
치료하는 데 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치료 또한 의외로 간단하게 한다. 너무 쉽게 치료하는 것을 보니 치료비가 너무 과다하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치아관리를 너무 잘 했다는 의사의 칭찬에 모든걸 접어두기로 했다. 그래서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하는 모양이다.
난생 처음으로 치아 치료에 30만 원을 들였지만 치료 후 약 한 달이 지났는데 너무나 좋다. 우선 보기도 좋고 이빨 사이에 음식물도 잘 끼지를 않는다. 전에는 양치질을 해도 음식찌꺼기가 빠지지 않아 다시 이쑤시개를 사용하기도 했는데 그런 일이 전혀 없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얻은 것은 "칫솔질을 가능한 옆으로 하지 말고 빗질 하듯이 위 아래로 하세요" 하는 간호사의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양치질 할 때마다 치아 생각만 하면 너무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