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대기가 늦었다는 이유로 수행 공무원을 가방으로 후려쳐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힌 김시환 충남 청양군수가 '폭력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청양시민연대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충남본부청양군지부, 청양군 농민회 등 청양지역 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청양민주단체연합(가칭)'은 6일 오전 청양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 군수의 사죄와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이 이날 밝힌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1일 남양농협 조합장 취임식에 김 군수가 예정에 없다가 갑작스럽게 참석을 결정, 오전 10시 15분에 군청에서 출발키로 했다.
간부회의와 손님 면담을 마친 김 군수는 9시 55분경 비서실을 거치지 않은 채 군수실을 빠져나왔다. 이에 수행비서 이모씨는 급히 군수차량 전용 기사를 찾았고, 민원실에 있던 기사가 달려 왔으나 김 군수는 15초 정도 현관에서 기다려야 했다.
이에 화가 난 김 군수는 행사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기사관리를 소홀히 한다는 이유로 갖은 욕설을 퍼붓고,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가방으로 수행비서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이 과정에서 심한 모욕을 느낀 이씨는 중도에 하차했고, 귀에 통증을 느껴 홍성의료원에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이후 김 군수는 2010년 선거가 끝난 후 승진을 시켜 줄 테니 조용히 해달라고 회유했다. 그러나 수행비서가 말을 듣지 않자 김 군수는 "네가 그동안 잘한 거는 무엇이냐"며 오히려 무능한 공무원으로 몰아 질책했다는 게 청양민주단체연합의 주장이다.
김 군수의 이러한 막무가내식 행동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5월 청양군의회 제157회 임시회에서는 여성 군의원에게 "쌍심지를 켜고…" "…개XX 하지 마라"는 등의 욕설을 내뱉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러한 김 군수의 행동에 대해 청양민주단체연합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청양군수의 수행비서 상해 폭행사건을 접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자신의 바로 옆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는 비서직원을 어떻게 이렇게 무자비하게 폭행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더욱이 사과 한마디 없이 승진을 미끼로 회유하려 한 김 군수의 행동은 청양지역 민주단체뿐만 아니라 3만4000여 청양군민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며 "사건의 크고 작음을 떠나 이는 분명히 '폭행'이며, 공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김 군수에 대해 ▲피해당사자에게 피해를 보상할 것 ▲각 언론사를 통해 공개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 ▲스스로 군수 자질이 없음을 인정하고 사퇴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김 군수를 청양경찰서에 '폭행혐의'로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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