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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골프장 반대' 노상 기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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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장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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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월)부터 인천지역 그리스도인들은 부평역 롯데마트 앞에서 천막도 없이 비닐로 밤이슬을 피하며 밤샘 노숙농성에 들어갔다. 계양산 롯데골프장 예정부지에서 무참히 떼죽음 당한 도롱뇽과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는 용산참사 철거민 등 고난받는 생명을 위한 금식기도도 이어졌다.
매일 아침, 점심, 저녁 예배를 올리고 저녁 7시 농성장에 모인 인천시민과 그리스도인들과 생명과 평화를 위한 촛불기도회를 열어왔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축일인 부활절(12일)을 앞둔 고난주간에 생명파괴를 일삼는 재벌기업과 세상에 맞선 저항의 몸부림이었다.
그리고 어제(10일) 금식기도 노숙농성은 부평역 롯데마트에서 인근 부평롯데백화점까지 침묵 촛불행진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저녁 7시 촛불기도회에 모인 50여 명의 그리스도인과 인천시민들은 옹기종기 모여앉아 요란한 어둠과 불빛속에서 환하게 빛나는 촛불을 들고, 포기않는 잡초의 끈질긴 생명력처럼 계양산 롯데골프장을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기도를 올렸다.
하나님의 생명동산 계양산을 파괴하는 롯데골프장 NO!
"우리는 애도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부활을 선포하고 생명을 선포하러 이 자리에 모인 것을 저는 믿습니다."
"아무리 대지가 메마르다 할지라도 이 대지를 뚫고나와, 봄의 소식을 전하는 전령들이 되어주고 어둠을 밝히는 등불이 되게하여 주시옵소서!"
기도회를 마친 뒤에는 금식기도 노숙농성을 펼친 목회자가 앞장서 롯데백화점을 향해 나아갔다. 엄숙하고 차분한 행진끝에 백화점 앞에 도착한 이들은 둥글게 둘러모여 기도를 하고 노래를 불렀다.
5일간의 금식기도 노숙농성에 참여한 송현샘교회 조정현 목사는 "롯데는 사랑하는 계양산에 골프장을 짓기 위해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지난 며칠전에는 계양산에 살고 있는 도롱뇽이 무참히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도롱뇽이 죽임을 당하면 우리도 똑같이 죽임을 당할 수 있다. 생명을 살려야 하는데 생명을 죽이면서 이들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실로 모르겠다"며 계양산을 지키려는 이들과 함께 "롯데는 골프장건설을 중단하라!"를 롯데백화점을 향해 크게 외쳤다.
롯데골프장을 막기 위해 목상동 소나무 위에서 고공시위를 펼친 바 있는 윤인중 목사도 "용산에서 지금껏 장례 치르지 못하고 죽어간 억울한 주검들에 그 눈물과 상처를 씻어줄 수 있는 그 발걸음을 이제로부터 함께하게 해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리옵니다. 아멘"이라 기도 올렸다. 5일간의 금식기도 노숙농성을 함께 한 목회자와 모인 이들은 힘을 내 계양산을 지켜내자며 응원의 절을 서로 나눴다.
현재 계양산 롯데골프장 문제와 관련해 한강유역환경청에서는 사전환경성검토를 하고 있고, 국방부(17사단)는 군사시설보호구역에 대한 군작전성검토를 하고 있다. 특히 한강유역환경청은 롯데가 제출한 사전환경성검토서에 대한 심의를 끝내고 다음주 중에 골프장에 대한 의견을 낼 예정이다.
관련해 지난 7일 한강유역청장과 검토위원 그리고 인천시민위와 롯데건설이 함께 골프장 문제를 논의한 자리가 있었다. 이에 대한 인천시민위의 논평에 따르면, "국토해양부 부속실로 전락한 한강유역청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개발업자와 다름없는 검토위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며 그간 계양산을 지켜온 인천시민들의 요구를 무시하는 행위를 경고했다 한다.
인천시민들의 반대와 그리스도인들의 몸부림에도 불구하고 4년째 지역갈등을 빚어온 롯데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계양산 골프장은 이같이 중대 기로에 놓여 있다. 이에 금식기도 노숙농성을 함께한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조성을 위한 인천시민위원회'는 다가오는 6월 21일 대대적인 인천시민행동을 준비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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