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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과학의 달을 기념한다며 인천지역 초중고 학교 교문에는 정부의 녹색성장 구호가 나붙어 있다.
4월 과학의 달을 기념한다며 인천지역 초중고 학교 교문에는 정부의 녹색성장 구호가 나붙어 있다. ⓒ 이장연

대운하건설을 위한 '4대강살리기 프로젝트'을 벌이고 있는 국토해양부는 전국 지방하천에 대한 생태하천조성사업까지 '경제위기 극복' '지역경제 활성화'란 미명하에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로부터 416개 지방하천에 대한 생태하천 조성 신청을 받은 상태다.

그리고 '4대강 살리기'와 연계해 이상기후 대배, 홍수 및 가뭄 등 물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하천공간을 합리적으로 정비하는 '한국형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는 사업이라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와 지자체가 앞다퉈 추진하는 녹색으로 분칠된 개발사업들은 '친환경' '생태' '자연형'이라는 말이 무색하기만 하다.

 인천시와 민관하천살리기추진단이 2년 넘게 하천을 파헤치고 있는 공촌천 자연형하천공사 현장
인천시와 민관하천살리기추진단이 2년 넘게 하천을 파헤치고 있는 공촌천 자연형하천공사 현장 ⓒ 이장연

불필요한 4대강 정비와 전국 지방하천 생태하천조성사업

하천과 수중생태계의 본래 자정능력을 키우고 되살릴 생각보다는, 수질개선과 홍수방지를 한다고 우선 강-하천 바닥을 파대고 있다. '녹색공간' '친수환경 조성'이란 그럴싸한 구호아래 하천을 춤추는 분수대와 화려한 조명이 불밝히고 잔디밭이 깔린 공원으로 전락시키고 있다. 하천 모습을 되찾기 위한 물길 복원을 한답시고, 깊은 계곡과 발원지까지 치고 올라가 사방댐을 만들고 있다.

 콘크리트 구조물을 해체하기 보다 바윗돌을 하천바닥에 박아놓았다.
콘크리트 구조물을 해체하기 보다 바윗돌을 하천바닥에 박아놓았다. ⓒ 이장연

지난 3월 11일 민주당 김상희 의원과 운하백지화국민행동은 기자회견에서, '노후된 제방을 보강하고 토사가 퇴적된 구간을 정비'한다는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의 주요사업이 "실상 불필요한 사업"이라 주장했었다.

2008년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진행한 <하천-호소 퇴적물 모니터링 시범사업 최종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4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섬진강) 수계 하천의 경우, 퇴적물 오염이 거의 없어 하천 퇴적물을 준설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4대강 정비사업의 필요성을 '준설을 통한 수질개선'이라 하면서, 4대강 정비사업 예산 14조 원 중 불필요한 준설사업에 2조6300억 원을 배정해 실상 "대운한 건설을 위한 1단계 사업"이라 비판받고 있다.

자연형하천에서는 물고기가 상류로 이동하려면 높이뛰기를 해야한다??

이 가운데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정부는 불필요한 4대강 정비사업을 등에 업고, 전국의 지방하천 생태하천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무지막지한 대형개발-토건사업을 정부는 '녹색성장'이라 부르고 있다.

관련해 지난 2007년 3월부터 인천시 지방2급하천인 공촌천에서 2년 넘게 벌어지고 있는 자연형하천공사 현장을 다시 찾았다. 친수공간 조성-자연형 하천조성을 위해 또 다시 하천을 콘크리트 구조물과 바윗돌로 뒤덮어버린 공촌천은 한동안 비가 오지 않고 날이 가물어 부유물이 잔뜩 가라앉아 있었다.

 위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
위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 ⓒ 이장연

 자연형하천공사 때문에 물속은 진흙으로 덮혔다.
자연형하천공사 때문에 물속은 진흙으로 덮혔다. ⓒ 이장연

 바윗돌과 둥근 나무기둥에 쓰레기가 나뒹군다.
바윗돌과 둥근 나무기둥에 쓰레기가 나뒹군다. ⓒ 이장연

 친수공간을 조성해 놓으면 쓰레기로 더 넘쳐날 것이다.
친수공간을 조성해 놓으면 쓰레기로 더 넘쳐날 것이다. ⓒ 이장연

둥근 나무기둥을 엮고 바윗돌을 박아 물고기 등 수중생물들의 이동을 '명박산성'처럼 완벽하게 차단한 곳에는 떠내려온 갖가지 쓰레기와 검은 부유물로 얼룩져 있었다. 공촌교(대인고) 인근 공사현장에서는 몇 차례 지적했던, 흙덮기만 해놓았다가 거센 물줄기에 확 드러난 콘크리트 호안을 감추기 위해 바윗돌로 줄지어 깔아놓은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콘크리트 호안을 제대로 철거하지 않고 흙만 덮었다가 드러난 곳을 바윗돌로 감췄다.
콘크리트 호안을 제대로 철거하지 않고 흙만 덮었다가 드러난 곳을 바윗돌로 감췄다. ⓒ 이장연

 콘크리트 없앤다며?? 이런식의 날림식 공사가 전국에서 벌어질 수 있다.
콘크리트 없앤다며?? 이런식의 날림식 공사가 전국에서 벌어질 수 있다. ⓒ 이장연

콘크리트 호안을 걷어내기 보다 눈가리고 아웅한 날림식 공사가 아닐 수 없었다. 이렇게 인천 공촌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날림치 공사들이 전국의 지방하천에서 '생태하천조성사업'이란 이름하에 추진될 것 같아 심히 우려스럽다.

물길을 살리기보다 물길을 가로막고 있으니 말이다.
물고기가 살 수 없게 된 공촌천에서는 이제 흔히 볼 수 있던 백로조차 보이지 않는다.

 눈가리고 아웅하는 자연형하천공사
눈가리고 아웅하는 자연형하천공사 ⓒ 이장연

 자연형하천공사는 하천을 파괴하고 말았다.
자연형하천공사는 하천을 파괴하고 말았다. ⓒ 이장연

 물고기가 상류로 이동하려면 높이뛰기를 해야한다.
물고기가 상류로 이동하려면 높이뛰기를 해야한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공촌천#자연형하천공사#생태하천조성사업#인천시#4대강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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