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시작된 봄 더위로 빙과류 업계가 이른 호황을 맞은 가운데,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빙과류 값이 최고 50%까지 인상됐다고 합니다. 유명 제과업체들이 본격적인 빙과류 시즌을 앞두고 슬그머니 가격을 올리자 언론들은 일제히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롯데삼강은 1000원에 판매하던 '국화빵과 아이스크림'(150ml), '쿠키오'(130ml) 가격을 50% 인상하여 1500원으로 변경하였다고 합니다. 빙그레도 '붕어싸만코'(150ml)를 20% 인상하여 1200원으로 변경하였는데, 이 회사는 이미 '메타콘'과 '끌레도르' 제품도 각각 300원, 500원씩 인상하였다고 합니다.
해태제과 역시 '크런치킹'(140ml)과 '꿀호떡'을 50% 인상하여 1500원에 판매하고 있고, 롯데삼강 등 다른 업체도 가격인상을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업체에 따라 20~50%에 달하는 가격 인상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소비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세일해도 남는 장사, 가격 왜 올리나"아이디 '카피맨'을 쓰는 누리꾼은 아고라에 '빙과류 가격 인상을 반대하는 청원'을 신청하였고, 서명운동이 진행 중인데 첫 날 400여 명이 참여하였습니다.
"이제는 애들 코 묻은 돈까지 싸그리 긁어 갈려구 작당들 한 것 같네요. 원유가격이 올랐다고 하는데 그것은 핑계에 불과합니다. 제품에 원유가 15~30% 밖에 안 들어가는데 50% 가격인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가격이 가장 오른 이유는 지나친 광고 때문이지요.… 지금도 마트에 가보면 50~60% 세일해서 빙과류를 팔고 있습니다. 동네 구멍가게는 액면 그대로 소비자 가격을 다 받고요. 저렇게 세일해도 남는 장사일 텐데 왜 가격을 올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카피맨 아고라 청원문 중에서)또 다른 누리꾼은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딱 92일간만 빙과류 대신에 차라리 물이나 이온음료, 탄산음료 등 다른 대체제를 이용"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빙과류 문제는 가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연 어린이들이 먹을 만한 안전한 먹거리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최근 <비타민>, <스펀지>를 비롯한 여러 건강과 식품안전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잘 알게 되었지만 아이스크림과 빙과류 역시 대표적인 '정크푸드'에 속합니다.
양의 탈을 쓴 이리,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의 주원료는 당류(설탕, 액상과당 등)와 지방과 물입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더 맛있고 먹음직스럽게 만들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식품첨가물을 사용하게 됩니다. 바로 유화제, 안정제, 인공감미료, 합성착색료, 착향료, 보존료 등이 포함됩니다.
▲ 유화제 - 세제 성분 중 하나로 하천을 오염시키는 주범인 계면활성제의 다른 이름이 유화제입니다. 물과 기름(유지방)을 잘 섞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태안반도 원유 유출 사고 때 사용하던 약품입니다. 몸속에 들어가면 유해한 화학물질의 흡수를 촉진한다고 합니다.▲ 안정제 - 유화 상태를 유지시킴(물과 기름이 분리되지 않게) 얼음결정이 커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 인공감미료 - 설탕, 액상과당 등을 지방과 함께 먹게 되므로 체내지방축적 효과가 크고, 감미료는 산성이나 이를 중화시키는 데 뼈 속 칼슘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또한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여 저혈당이 되고, 이를 보충하려고 또 다시 단 음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2008년 전분당협회가 유전자조작 옥수수를 대량으로 수입하여 인공감미료를 만들어 국내 제과업계와 빙과류업체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과 빙과류는 대부분 유전자조작 옥수수로 만든 감미료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합성착색료 - 천연색소보다 색상이 밝고 값이 저렴합니다. 황색4호는 두드러기, 청색1호는 발암성 위험이 있어서 유럽에선 사용금지 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선 흔하게 사용된다고 합니다.▲ 착향료 - 아이스크림과 빙과류 맛을 진하게 하기 위해 향료를 첨가합니다. 딸기향 하나를 만드는 데만 무려 31가지 화학약품이 들어가며, 합성착향료 재료로는 2000가지 이상의 화학약품이 사용된다고 하지요. 합성착향료 원액이 휘발유처럼 활활 타는 장면이 스펀지 2.0으로 방송되어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합성착향료는 식약청 하루섭취 허용량조차도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과잉섭취 우려가 있고 두통, 복통, 주의력결핍행동장애와 증상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고 합니다.▲ 보존료 - 안식향산나트륨이나 소르빈산, 소르빈산칼륨 등 보존료는 식품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도록 합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보존료가 DNA를 손상시켜 각종 신경성 질환이나 퇴행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보존료들은 독성이 강하고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 첨가물에 속합니다.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비롯한 여러 가지 가공식품과 첨가물의 위험을 알리는 책을 저술하고 번역, 감수한 과자 전문가 안병수 선생은 아이스크림을 일컬어 '양의 탈을 쓴 이리'라고 하였습니다. 유제품이 주원료라는 생각 때문에 몸에 좋은 식품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사실은 양의 탈을 쓴 이리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배스킨 라빈스 창업자의 상속자는 아이스크림 안 먹는다
혹시 여러분이나 아이들이 여름철에 이유 없이 배나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고, 기운이 없고, 감기에도 잘 걸리고, 피부질환이 생기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산만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제국을 세운 '배스킨 라빈스' 창업자의 유일한 상속자였던 '존 로빈스'는 엄청난 부를 안겨 줄 아이스크림 왕국을 포기하고 각종 유제품과 축산물의 위험을 알리고 식생활과 환경, 건강의 연관성을 고발하는 환경운동가로 변신하였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존 로빈스의 아버지 어브 로빈스는 그가 아직 어린 시절에 전 세계에 수천 곳의 매장을 두고 수십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아이스크림 제국을 건설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는 아이스크림 콘 모양의 수영장을 가지고 있었고, 아이스크림 플레이버(맛)의 명칭을 따서 고양이들의 이름을 지었으며, 종종 아이스크림으로 아침을 대신할 정도였다."(음식혁명 중에서)그러나, 배스킨 라빈스 설립자 중 한 명인 그의 삼촌 버트 로빈스는 50대 초반에 심장마비로 죽었고, 아버지 어브 로빈스는 중증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고생하였으며, 자신도 여러 가지 병을 달고 살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또 다른 아이스크림 회사를 세운 '벤 앤드 제리 아이스크림' 설립자 벤 코언 역시 심각한 관상동맥 질병으로 겨우 49세의 나이에 4중 관상동맥 우회수술을 받았다고 합니다. 존 로빈스는 "한 개의 아이스크림이 목숨을 앗아가지는 않지만, 매일 먹는 아이스크림은 당신을 죽음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무덥고 갈증나는 올 여름엔 '맹물' 처방을...앞서 소개한 아이스크림 속에 있는 위험한 첨가물은 말할 것도 없고, 물을 제외한 주성분인 포화지방과 설탕 섭취가 증가하는 만큼 심장마비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 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존 로빈스가 쓴 육식의 위험과 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상세히 파헤친 <음식혁명>을 읽고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프랑스여자는 살찌지 않는다>를 쓴 미레유 길리아노는 오늘날 0~7세의 많은 아이들이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니 유아탈수증에 주의하라고 경고합니다. 특히 목이 마른 아이들에게 물 대신에 우유와 음료수를 주는 것은 가장 위험하고 나쁜 선택이라고 말 합니다.
우유와 주스, 청량음료를 먹은 아이는 물을 싫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을 패스트푸드와 가공식품에 길들이는 첫 걸음은 아이들을 '맹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합니다. 올 여름 무덥고 갈증이 날 때에, 아이스크림과 빙과류 탄산음료와 이온음료 대신 '맹물'을 선택하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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