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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 대검찰청.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12일 오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 연철호씨 사이의 돈거래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서초동 대검찰청. 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12일 오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 연철호씨 사이의 돈거래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 이경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1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36)씨가 500만 달러 운용에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노씨는 사촌매제 연철호(36)씨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투자금 명목으로 500만 달러를 받은 데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검찰의 조사결과, 연씨와 노씨가 조세 피난처인 버진 아일랜드에 함께 설립한 투자회사 '앨리쉬&파트너스'가 이 돈 중 일부인 300만 달러가 흘러가 곳곳에 우회 투자된 사실이 드러나 노씨와 500만 달러의 관계에 대한 의혹이 더욱 커진 상태다.

500만 달러 일부 투자된 '오르고스', 사실상 노건호 회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지난 12일 밤 11시 35분경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 사이의 500만 달러 거래 의혹 등과 관련해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14시간여 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귀가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씨가 지난 12일 밤 11시 35분경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 사이의 500만 달러 거래 의혹 등과 관련해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14시간여 동안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귀가하고 있다. ⓒ 권우성
검찰은 이미 이 500만 달러가 사실상 노씨의 것임을 확신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새벽 1시 귀가한 노씨를 오후 2시 네 번째로 소환해 이에 대해 강도 높게 추궁하고 있는 중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노씨가 답변을 굉장히 오래 끌고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수사가)상당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노씨가 처음 들어와 진술한 부분도 많이 번복되고 있다"고 수사상황을 밝혔다.

홍 기획관은 이어, "노씨가 500만 달러 운용에 상당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연씨가 투자전문가로서의 역할이 있다면 노씨도 그에 상응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앨리쉬&파트너스'가 25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알려진 인터넷 업체 '오르고스' 한국지사가 노씨의 회사라는 언론보도를 사실상 시인했다. '오르고스'는 미국 실리콘 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로, 지난 2007년 12월 노씨의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 동문인 정 아무개씨가 대표로 있다.

홍 기획관은 이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지만 오보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라며 "오르고스에 대해 건호씨가 영향력 있는 결정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씨가 500만 달러를 자신이 받은 것이라고 진술하냐"는 질문엔 "그렇게까진 아니지만 상당 부분 많이 진전돼 있다"며 선을 그었다.

홍만표 수사기획관,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 단순한 심부름꾼 아냐"

 '박연차 게이트'가 터진 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김해 봉하마을은 어수선하다. 사진은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씨 만화 인물 그림.
'박연차 게이트'가 터진 뒤 노무현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김해 봉하마을은 어수선하다. 사진은 봉하마을에 있는 노 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씨 만화 인물 그림. ⓒ 윤성효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씨가 정상문 전 청와대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에게서 받은 100만 달러의 사용처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다.

홍 기획관은 이와 관련해 "청와대 전 비서관이 '노씨의 유학비용을 갚기 위해 권 여사가 돈을 빌렸다'고 밝힌 언론보도에 대해 확인 중"이라며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100만 달러가 권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공통채무인 만큼 노 전 대통령이 이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게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뇌물 수수 단계에서 범죄혐의 성립은 끝났지만, 100만 달러 의혹과 관련해 권 여사의 주장이 확실한지 안 한지 규명해야 하고, (종착지가) 권 여사가 아닌 노 전 대통령이라면 거기에 대한 입증자료를 가지고 수사해야 한다"며 사용처 수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홍 기획관은 특히 "검찰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심증은 있는데, 물증은 확보하지 못했다는 언론보도는 굉장히 부적절하다"며 "보강 자료를 많이 찾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직접 증거를 가지고 있단 뜻인가"는 질문에 "(뇌물을 주고 받은) 당사자들의 진술과 그를 담보할 수 있는 자료가 직접 증거가 아니겠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홍 기획관은 아울러 "권씨가 정상문 전 비서관을 통해 정대근 전 농협회장으로부터 3만 달러를 받았다"는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해명에 대해 "정 전 비서관은 단순한 심부름꾼이 아니다,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요청은 그 윗사람의 요청을 염두에 둔 '플러스'가 있는 것"이라고 밝혀 600만 달러 의혹 수사의 최종 목표가 노 전 대통령임을 분명히 했다.

(주)봉화에 투자된 강금원 회장 70억 원, '뇌물 의혹 없다' 잠정 결론

한편, 노 전 대통령의 또다른 후원기업인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이날 오후 다시 대전지검으로 이감됐다. 강 회장은 공금 횡령 및 탈세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홍 기획관은 "강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고 본인의 요청이 있어 하루 만에 조사하고 (대전지검에) 이송하기로 결정했다"며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 활동자금 출연 등을 논의한 이른 바 '3자 회동'과 강 회장이 70억 원을 투자한 (주)봉화에 대한 조사는 끝마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강 회장이 (주)봉화에 투자한 70억 원은 당초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뇌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자금 등이 재단을 통해 정식적으로 형성돼 그런 의혹은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추가 조사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박연차#노무현#노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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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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