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29 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GM대우에 대한 이중 잣대를 적용해 관권 선거 논란을 야기 시키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한구 위원장은 23일 민주당이 유동성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GM대우와 협력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추경경정예산에 요청한 6500억 원에 대해 "반영하지 못 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 위원장은 라디오 방송 'SBS 전망대'에 출연, 민주당이 자동차 산업과 관련해 요청한 추경 편성에 대해 거부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이 위원장은 "예산에 반영하려면 자구 노력, 생존 가능성, GM 본사 상황까지 감안해 종합 프로그램이 나와야 한다"면서 "그런 프로그램이 없는 상황에서 예산을 얼마 넣느니 하는 것은 의미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 위원장은 "기아자동차 사태도 정치권에서 난리쳐, 정부가 처리를 못해 금융부실로 이어졌고 외환위기를 불러온 요인이 됐다"면서 "GM대우 이외에도 몇 개가 더 기다리고 있어, 정치권이 자제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부평경제 및 GM대우 회생을 위한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GM대우 및 쌍용차 협력업체 2400억 원 지원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민주당은 이미 두 달 전에 GM대우 문제 해결을 위한 차원에서 제기한 추경 편성을 한나라당이 거부해 놓고도, 지금와서는 다른 방법으로 박 대표가 GM대우 협력업체에 대한 예산 지원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에 대해 '관권 선거'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GM대우 유동성 자금 위기와 이로 인한 협력업체의 유동성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이 공식적 대안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황이며, 이에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이 협력업체와 신차 개발을 위한 R&D개발 등을 위한 추경 편성을 요구해 왔다.
민주당 "한나라당 패색 짙어지자, 정부까지 나서 선거용 공약 남발"
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부평을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패색이 짙어지자, 정부까지 나서서 선거용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정부의 결정으로 GM대우 등 어려움에 처한 자동차산업에 숨통을 틔울 수 있게된 것은 환영하지만 정부가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9일 산업은행 지분을 매입해서라도 GM대우를 회생시겠다고 주장하다 이틀만에 5월말 GM 본사 입장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물러선 바 있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재훈 후보는 99년 대우그룹 공시 해체와 2000년 대우자동차 해외 매각을 진행했고, 지난 1월 지식경제부 차관 시절에는 'GM대우에 대한 유동성 긴급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었다"면서 "'선거 때 무슨 말인들 못하겠냐'던 파렴치함으로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식이라면 이젠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당정협의에 따라 지식경제부와 금융위원회는 지자체, 은행, 보증기관이 함께 참여해 지역상생 보증펀드, 협약식을 개최하고 내일부터 GM대우 및 쌍용차 협력업체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인천시와 경기도는 각 50억 원을, 기업·농협·신한은행이 100억 원 출연, 보증기관 측에서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이 보증 우대를 통해 GM대우와 쌍용차 협력사에 2400억 원의 유동성을 지원키로 합의했다.
이날 박희태 대표는 "GM 본사에 따라 (=GM대우)영향을 받겠지만, 부평 땅에 GM대우가 남아 있다면, 종업원들이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당이 책임지고 해나가겠다"면서 "정부와 협의를 통해 우선 GM대우와 쌍용차의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내일부터 당장 2400억 원 풀어 준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표는 "GM대우 본사가 어떻게 부평공장을 처리·분류 할지는 모르나. 관계없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우리 GM 부평대우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도 총체적으로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GM 본사가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전 6월 초까지 GM대우 부평의 필요한 유동성은 계속해서 차질 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재훈 후보도 다음과 같이 밝혔다.
"당에 여러 가지 신세를 지고 있다. 전폭적 지원 때문에 다시 용기를 얻었다. 박희태 대표가 좋은 선물을 가져왔다. GM대우 회생 방안에 대해 정부 여당의 강력한 힘으로 대화를 했다. 오늘 또 다시 가져다주어서 최선을 다하겠다. 한나라당의 명예와 자존심을 다시 찾겠다."
이에 대해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은 <부평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GM대우에 직접 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신차 개발을 위한 R&D 자금 3천억 원, 협력업체 유동성 자금 3천억 원, 자동차 수요 유지를 위한 캐피탈 자금 500억 요구했음에도 이를 2개월 넘게 거들떠 보지도 않다가 부평을 선거에 맞춰 거부한다는 것은 정부 여당이기를 포기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송 위원은 "이것이야 말로 한나라당이 자동차 산업에 대한 어떻한 정책도 없음을 스스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은행을 통한 자금 지원은 관치 금융도 아니고, '기업 프렌들리'에도 맞지 않는 모순"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