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풀뿌리 리더십학교에 광주지역 참가자 60여 명
<오마이뉴스>가 주최하는 '찾아가는 풀뿌리 리더십 1일 학교'가 28일 광주에서 처음으로 열렸다. 풀뿌리 리더십학교는 시장·군수·구청장·광역의원·지방의원 등 내년 지방선거 진출을 꿈꾸는 예비후보자들을 위해 오마이뉴스가 마련한 하루짜리 지방자치학교다.
오전 9시부터 광주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광주 풀뿌리 리더십학교엔 약 60명의 예비입지자들이 수강을 했다. 교육프로그램은 차별적 이미지와 공약개발, 선거법 제대로 알고 도전하자 등 모두 8개 강좌로 구성됐다.
첫 강좌는 '나비군수'로 유명한 이석형 전남 함평군수가 '3선 군수의 지자체 운영 성공기'를 주제로 강의했다. 이 군수는 "선거는 3·3·3"이라며 "3대가 공들이고, 본가·처가·외가 등 세 가문이 공들이고, 평소에 아부·공부·당부를 잘해야 한다"고 자신의 경험담을 전했다.
이 군수는 "천연자원과 산업자원, 관광자원이 없던 3무 지역이었던 함평을 이제는 연간 관광객 180만이 찾는 지역으로 변모시켰다"며 "세련되지 않더라도 아이디어와 콘텐츠로 승부하라"고 조언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헌태 인하대 겸임교수는 '차별적 이미지와 공약개발'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 교수는 "지방선거에서는 첫 번째 이미지를 잘 세워야 한다"며 "없는 이미지를 만들 수 없는 만큼 여러 가지 이미지를 전달하려기보다는 하나의 통일된 이미지를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슈가 되지 않는 공약은 공약으로서의 가치도 없다"면서 "지방선거에서는 주민들이 주목할 수 있는 공약다운 공약 단 한 가지로 공약을 선점해 상대공약을 증발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찬특강 연사는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이었다. 그는 '한국 정치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돈으로 선거는 할 수 있어도 승리는 살 수 없고,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기술은 없다"면서 "선거결과는 스스로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여론조사 공천방식은 원칙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부작용이 있지만 그나마 '국민참여 경선'이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이 지방선거 후보자를 선출하는 방식으로 국민참여 경선 방식을 적극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지방언론 활용방안 강의한 김종석 <무등일보> 정경부장 '인기'
풀뿌리 리더십학교에서 나온 말·말·말 |
▲ "군수로 취임해 보니 함평엔 귀양 온 사람도 없더라."(이석형 함평군수)
: 함평군이 인근 강진군이나 나주시처럼 자기지역으로 귀양 왔던 다산 정약용이나 삼봉 정도전을 통해 관광마케팅을 하려했는데 유명인사 중 함평으로 귀양 온 이도 없었다면서 그만큼 함평군이 열악한 조건에 있었는데 '함평나비 축제'를 통해 극복했다고 소개하면서.
▲ "차라리 후보자끼리 사다리 타기나 가위·바위·보를 시켜라."(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
: 한국의 정당들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데 이 방식이 당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후보자는 물론 정치신인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방식으로 기존 기득권을 쥔 인사들에게만 유리하다고 비판하면서.
▲ "'꿩 먹고, 알 먹고' '죽도 밥도 아니다'라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이용섭 의원)
: 리더는 결단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어정쩡한 태도나 명예와 부를 동시에 좇는 등 이중적 태도를 갖추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
김종석 <무등일보> 정치경제부장은 '지방선거에서 지방언론을 어떻게 활용할까'를 주제로 오후 첫 강의를 시작했다. 김 부장은 "정치를 하려거든 소극성은 집에 두든지 하라"며 "지방언론 여건상 기자들이 모든 후보자들에 대해 확인 취재할 수 없으니 후보자 본인이 적극성을 발휘하라"고 귀띔했다.
김 부장은 특히 "작은 선거에 나서는 후보일수록, 조직력이 약할수록 퍼포먼스와 정책이벤트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김 부장의 강의는 언론과 예비후보자간 관계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맺을 것인가를 구체적 사례를 통해 제시해 수강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이용섭(민주당·광주 광산을) 의원은 "중요 공직에 나서는 세 가지 덕목이 있어야 한다"면 서 "도덕적 리더십과 혁신적인 리더십, 통합의 리더십"을 꼽았다. 이 의원은 "공직에 나서려는 이는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이어야지 이윤을 추구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나의 이익과 국민의 이익이 상충될 때는 국민의 이익을 따르는 것이 도리"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선 헌신하고 봉사하려는 자세가 필요하고, 헌신하기 위해선 절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재천(전 국회의원) 변호사는 '선거법 제대로 알고 도전하자'는 강의에서 "정치를 하려는 이의 가치와 철학이 없으면 법은 악의 도구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공공성에 대한 확신만 있으면 선거법은 그 다음 문제"라고 예비후보자들의 바른 자세부터 주문했다.
광주광역시의회 3선 의원을 거쳐 국회의원을 역임한 뒤 구청장에 당선된 전갑길 광주 광산구청장은 정당공천제와 관련 "돈 공천 얘기가 나오는데 여야 팽팽한 상황이라면 돈 공천이란 있을 수 없다"며 "이는 정치적 구조문제지 정당공천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전 청장은 "서울 올라가서 정당판 기웃거리다 줄만 잘 서면 국회의원 되던 시절도 있었다"며 "이제는 지방에서 모든 검증절차는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수준에 맞는 선거를 준비하고,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인터넷 시대의 특성은 쌍방향성이며 이제는 유권자를 어떻게 살까가 아닌 한 주체로 인정해야 유권자의 가슴을 움직이는 그 무엇이 나올 것"이라며 "앞서 강의하신 분들의 말씀처럼 정도를 걷고 평상시에 잘해서 유권자의 가슴을 울려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갈무리 지었다.
이날 풀뿌리 리더십학교를 수료한 이들은 모두 60여명으로 이들에겐 수료증과 함께 사진서비스, 오마이스쿨 할인혜택 등이 주어진다. 오마이뉴스는 광주의 사례를 분석한 뒤 다른 지역에서도 풀뿌리 리더십학교를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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