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금정산 이름은 '금샘'에서 비롯된다. 이 '금샘'에 하늘에서 금빛 물고기가 오색 구름을 타고 내려와서 놀았다 해서, 금정산이다. 이 '금샘'은 아무리 가물어도 마르지 않는다고 한다.
부산의 진산은 봄이 가장 아름답고, 이 봄이 만개한 금정산은 산꾼을 유혹한다. 산꾼에게 봄은 매혹의 계절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에 발걸음 나비처럼 가볍다. '산벗' 일행은 어젯밤 야구 경기 얘기를 나누며 금정산에 있다는 '나비 바위' 찾아 산을 올랐다.
부산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금정산. 부산의 산꾼을 불러모으는 산이다. '산벗' 일행은 모두 부산에 살면서 각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모두 금정산을 좋아해서 일주일에 1-2회 정도 함께 모여 금정산을 찾는다. 그런데도 올 때마다 금정산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똑 같은 바위 모양이 지난번 볼 때와 많이 달라 보인다.
'나비바위'가 의상대 곁에 있다는 산벗의 말에 의상대에 올랐으나, 내 어두운 눈에는 모두가 나비바위처럼 보였다. 모두들 나비 바위의 등을 밟고 사진을 찍었다. 탁 트인 발아래의 '회동저수지'와 '부산 시가지'를 한눈에 감상했다. 의상대는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호국의 뜻을 펼치던 곳이다.
금정산성에는 동문 외 네 개의 성문과 네 개의 망루가 있다. 무명암 바위들은 정말 멋진 한국화를 그려낸다. 금정산은 산세가 완만해도 바위가 많은 산이다. 대륙봉, 상계봉, 원효봉, 미륵봉 외 수많은 봉이 있다. 금정산성의 길이는 약 4킬로미터이다. 대륙봉은 여느 암벽보다 전문 암반 산행인들에게 인기가 있는 봉우리다. 일반 아마추어 산꾼인 산벗들은 다음에 한번 도전해 보기로 하고 산길을 재촉했다.
금정산은 4-5월이 가장 아름답다. 막 돋아난 새싹과 초록이 짙은 울창한 숲은 찌든 폐부의 매연을 씻어내는 듯하다. 산벗들은 중간 중간에 설치된 약수에 목을 추겼다. 금정산은 부산의 자부심과 같은 산이다. 금정산의 바위들은 화강암이다. 천마리 거북이와 천 마리의 자라만 키우는 바위 외 나비 바위, 부채 바위 등 천년 세월에 예술품이 된 바위들이 스스로의 기품을 자랑한다.
자연의 생명력은 얼마나 강한 것인지, 메마른 바위에서 뿌리를 내린 소나무 진달래 등을 만났다. 고당봉에 오르니 멀리 김해시가지가 환히 보였다. 고당봉은 주말이면 등산객이 붐비는 산이다. 산벗 일행은 금정산을 내려오는 길에 범어사에 들렸다. 석가 탄신일을 앞두고 색색의 연등이 내걸렸다. 언제나 찾아도 마음이 조용해지는 대웅전에서 모처럼 기도를 올렸다. 오늘도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돌아가게 되어 감사하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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