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강댐 용수증대와 그에 따른 수위상승을 반대하는 사천시 곤양/곤명/축동면대책위의 규탄대회가 4월30일 남강댐물홍보관 밑에서 열렸다. 댐 수위상승과 사천만 방류량 증대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민들이 다시 한 번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규탄대회 중간, 잠시 쉬는 시간이 오자 집회에 참가한 노인 두 분이 남강댐과 진양호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1969년 남강댐 완공과 함께 사천만 인공방수로가 만들어졌다.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남강 본류로 방류하는 양보다 진양호로 흘러드는 물이 더 많기에 생각해낸 고육지책이었다. 그리고 이 인공방수로는 국내에서는 아직 유일한 것이다.
처음엔 남강본류로 초당 최대 2000톤, 그리고 사천만으로 초당 최대 5460톤 흘려보낼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천만 어민들에게는 1750톤을 기준으로 피해보상을 했단다. 어민들의 불만이 여전한 이유다.
그리고 1999년 남강댐을 높이는 공사가 마무리되자 홍수조절기능이 커졌다며 남강본류로 800톤, 사천만으로 3250톤만 흘려보내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 태풍 루사나 매미가 닥쳤을 때 최대 초당 5430톤까지 흘려보낸 것이다.
어민이든 농민이든 피해는 피해대로 입고, 정부에 대한 불신은 불신대로 깊이 쌓였다. 저 노인들은 그 세월을 고스란히 몸으로 부딪치며 겪었을 터다. 붉은 머리띠에 새겨진 '반대'라는 두 글자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