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강정마을에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해왔던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와 종교계, 강정 주민들이 김태환 제주지사를 심판하기 위한 주민소환운동을 전개한다고 선언했다.
이번 소환운동에는 강정마을회는 물론이고 제주도를 대표하는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 전농 제주지역본부 등 진보단체들이 참여했다. 또 정당 중에서는 민주노동당 제주도당과 진보신당 제주추진위도 참여를 선언하여, 도내 29개 단체가 참여한 가운데 <김지사 소환운동본부>를 결성했다.
소환운동본부는 5월 6일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민이 선출한 도백을 그 임기가 다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심판대에 세우고자 하는 우리의 심정이 참담"하기 때문에, "망설임과 고뇌 끝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이들은 소환운동을 추진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김지사가 제주도민의 삶보다는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정책에만 관심을 보였고, 공적예산은 자신의 쌈짓돈처럼 남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선거 과정에 불법 선거운동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는데도, 도민에게 진심어린 사죄는커녕 강한 도정을 이끌겠다는 오만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해군기지와 관련하여 정부와 기본 협약서를 체결하는 과정에서 주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를 완전히 무시하였고,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한 채, 국가논리에 먼저 귀 기울이며, 주민들의 주장을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해군기지사업 유치결정과 그 추진과정에서 보여준 김태환 지사의 모습은 그가 과연 제주도민의 도백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더 나아가 김태환 제주지사가 최근 정부당국과 체결한 해군기지 기본합의서를 통해 "국가에게 제주를 군사기지의의 섬으로 만들 수 있는 빌미만 제공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소환운동본부는 지금 우리가 소환하고자 하는 것은 김태환 지사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제주해군기지'이며, 소환운동을 통해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특별자치도를 풀뿌리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진정한 특별자치도로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소환운동본부의 주요한 축인 강정마을회의 강동균 회장도 이 자리에서 마을회의 입장을 밝혔다. 강회장은 "김태환 지사는 그간 화순에서 5년, 위미에서 2년, 다시 강정에서 2년을 주민갈등을 조장하며 세월을 보냈다"고 주장하며, "그간 우리 강정마을회는 해군기지를 저지하기 위해 단 한차례도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인내심을 유지하며 대처해왔음에도 김태환 지사는 단 한차례도 우리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이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할 때라고 판단되기에, 주민소환으로 김태환지사의 책임을 묻겠다"며 마을회의 의지를 다졌다.
소환운동본부는 이 소환운동이 "군사기지 추진논리로 누더기가 된 평화의 섬 제주의 비전을 다시 세우고, 제대로 된 풀뿌리 민주주의를 새롭게 일구는 계기"가 될 것이기에 도민들에게도 "각자가 처한 삶을 더 좋은 삶으로 바꾸는 일에 다름 아님을 믿고,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도내 시민사화단체는 묘산봉 관광지구 개발사업, 내국인카지노 추진, 제주도 해군기지 등 김태환 제주지사가 펼치는 각종 사업과 관련하여 심하게 대립해왔다. 지난해 제주도가 추진하려했다가 좌절했던 영리법인병원은 그 갈등의 절정이었다.
지난해 제주도가 영리법인병원을 도입하려하자 시민사회단체는 '공공의료의 근간을 뒤흔들 우려가 있다'며 한목소리로 반대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 김태환 지사는 도민여론조사로 도민의 의견을 묻겠다고 선언했고, 도민 여론을 우호적으로 돌리기 위해 공무원과 관변단체를 반상회에 총동원하며 도민 홍보를 펼쳤지만, 시민단체의 반대 운동에 밀려 여론조사에서 과반찬성을 얻어내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지난 2006년 지자체 선거 직전 한나라당을 탈당한 김태환 지사는 지금까지 무소속으로 남아있으며, 제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민주당 소속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등 세 국회의원과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지사에 대한 소환운동이 본격적으로 돌입단계에 들어서면 한나라당과 민주당 그리고 도의회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관건이다.
'주민소환에관한법률 시행령'에는 시·도지사의 경우 총 유권자의 1/10의 서명으로 주민소환투표를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서명요청활동기간은 시·도지사가 120일이며, 관할선거관리위원회는 소환청구인대표자증명서 교부를 신청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소환청구인대표자증명서와 소환청구인 서명부를 교부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광역단체장에 대한 소환운동이 전개되는 것은 전국에서 제주가 처음이다.
<김태환 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 현황 및 운영 개요> |
● 명칭 : 김태환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
● 참여 단체
강정마을회․공공서비스노조의료연대제주지부․곶자왈사람들․ 기장제주노회교회와사회위원회․남북공동선언제주실천연대․민주노동당제주도당․ 민주노총제주지역본부․반미여성회제주지역본부․제주4․3도민연대․제주4․3연구소․서귀포군사기지반대대책위원회․송악산녹색연대․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어린이도서연구회제주지부․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제주여민회․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장애인자립생활환경연대․제주주민자치연대․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통일청년회․제주평화를위한그리스도인모임․제주환경연구센터․ 제주환경운동연합․ 진보신당 제주추진위원회․참교육제주학부모회․천주교제주교구평화의섬특별위원회․평화를위한제주종교인협의회․한국장애인연맹제주DPI (29개 단체, 가나다順 ) ● 공동본부장
강동균(강정마을회장) 고대언(민주노총제주지역본부장) 박찬식(제주4․3연구소장) 송영섭(기장제주노회교회와사회위원장) 윤용택(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이경선(제주여민회 공동대표) 이정훈(제주평화를위한그리스도인모임 공동대표) 임문철(천주교제주교구평화의섬특별위원회 위원) 허진영(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 허창옥(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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