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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19층에 위치한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대검 중수부 직원들이 압수수색한 물품을 차량에 옮기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19층에 위치한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대검 중수부 직원들이 압수수색한 물품을 차량에 옮기고 있다. ⓒ 유성호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관련된 부분만 수사한다."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 중인 대검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과 관련된 수사 대상에 '2007년 대선자금' 부분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8일 검찰은 "박 회장과 관련된 비리 부분을 포괄적으로 보고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는 검찰이 천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은 물론이고 '주식 매각대금 탈세 의혹'까지도 겨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도 "탈세 의혹 등 일부가 수사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이 수사가 애초 방향과는 다르게 'MB의 대선자금'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4월-11월 총 306억원 현금 마련... 11월에만 171억 원어치 팔아

본인, 세 자녀, 부인 등 천 회장 일가와 계열사는 2007년 한 해 동안 세중나모여행 보유주식 279만여 주를 306억 원에 매각했다. 이들이 대량으로 주식을 매각한 시기는 4월과 5월, 11월. 공교롭게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17대 대선을 전후해 주식을 매각해 거액의 현금을 마련한 셈이다. 당시 천 회장이 이명박 후보의 '막후 후원회장'이었다는 점에서 '사용처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먼저 2007년 4월 4일에는 총 64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천 회장은 24만 주(15억3600만 원), 두 아들인 세전·호전씨도 각각 15만 주(9억6000만 원)와 12만 주(7억6800만 원)를 팔았다. 딸 미전씨와 부인 전경자씨도 13만 주를 매도해 8억3200만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두 아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세성항운도 23만 주를 14억7200만 원에 팔아 치웠다.

두 번째로 주식의 대량 매각이 이루어진 때는 5월 25일. 두 아들은 총 10만7549주를 8억1000만 원에 팔았다. 계열사인 세성항운과 세중아이앤씨도 각각 31만6471주와 50만3612주를 각각 24억1000여만 원과 38억4000여만 원에 매도했다. 세성항운과 세중아이앤씨는 천 회장 일가가 각각 65.33%와 49.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한나라당 경선이 진행되던 5월에 총 70억여 원에 이르는 주식매각이 이루어진 것이다. .

마지막으로 대선 직전인 11월 8일에는 무려 171억 원의 현금이 마련됐다. 천 회장은 36만7189주를 46억6000여만 원에, 두 아들은 각각 32만7357주와 41만2500주를 각각 41억5000여만 원과 52억3000여만 원에 팔았다. 딸과 부인도 각각 22만5171주와 1만7747주를 팔아 총 30억7000여만 원을 손에 쥐었다.

천 회장 일가와 계열사가 17대 대선이 치러진 2007년 대선에만 세 차례에 걸쳐 306억 원이라는 거액을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보유주식을 팔아야 할 만큼 절박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분간 '사용처 의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천 회장은 "나와 가족이 주식을 판 것은 사실이지만 그 판매대금은 각자의 증권계좌에 입금되었을 뿐 이를 현금화한 적이 없다"고 '경선자금-대선자금 유입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주식매각 때마다 등장하는 세성항운은 비자금 조성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는 7일 오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와 관련해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의 성북동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는 7일 오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와 관련해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의 성북동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 권우성

눈여겨 봐야 할 대목은 천 회장 일가의 주식매각에 어김없이 세성항운이라는 계열사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천 회장의 두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세성항운은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총 38억8200만 원의 주식매각대금을 챙겼다.     

세성항운은 7일 검찰이 압수수색한 세중나모여행 계열사 중 한 곳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천 회장이 세성항운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을 매각해 마련한 자금 중 일부인 25억 원이 2007년도 재무제표에는 없다가 2008년에 반영된 점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검찰은 세성항운에 이어 또 다른 계열사인 세중모비스도 압수수색했다고 8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어제(7일) 저녁에 서초동에 위치한 세중모비스 사무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천 회장이 고려대 교우회장으로 선출된 직후 천 회장 일가와 계열사의 첫 번째 주식매각이 이루어졌다는 점도 흥미롭다. 천 회장이 고대 교우회장으로 선출된 때는 3월 30일이고, 그를 비롯한 일가가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한 때는 4월 4일이다.

천 회장이 고대 교우회장에 선출된 이후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적극 나섰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더 주식매각대금의 사용처에 의혹이 쏠릴 수밖에 없다. 특히 주식매각대금의 일부가 당시 이명박 후보의 특별당비(30억 원) 담보대출용으로 사용된 점도 풀어야 할 의혹이다.

이러한 의혹들과 관련,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이자 이명박 캠프 관련자인 양희권씨와 윤은기씨가 세중나모여행의 사외이사로 취임하면서 주식처분이 시작됐다는 데 주목한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검찰 "실패했지만 세무조사 무마 로비가 실제 있었는지 확인 중"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19층에 위치한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대검 중수부 직원들이 압수수색한 물품을 들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장 이인규)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생명 본관 19층에 위치한 천신일 회장의 세중나모여행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대검 중수부 직원들이 압수수색한 물품을 들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유성호
현재 검찰은 지난 6일 서울국세청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우리가 국세청을 상대로 엄정하게 압수수색한 이유는 박연차 회장의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로비가 실패로 끝났지만 당시 로비가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를 그대로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홍 기획관은 "국세청이 검찰에 자료를 넘길 때는 조세포탈과 관련된 자료만 넘기는 게 통상적인 업무"라며 "고의적인 자료 누락은 없었고, (세금포탈과 관련된) 세무조사가 왜곡되거나 변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서울국세청 압수수색에서 현 여권 인사, 전·현직 권력기관 고위 인사 등과 관련된 '박연차 리스트 원본', 박 회장과 천 회장의 돈거래 내역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과 한상률 전 국세청장에게만 보고됐다는 후문이다. 

검찰은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박 회장과 천 회장의 '2008년도 하반기 돈거래'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전날(7일) 압수수색한 천 회장의 지인 15명 중 일부를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이들은 천 회장과 자금을 거래한 관계자들로 몇 명을 데려와 소환하고 있다"며 "자금거래를 수사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부분적으로 주식거래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홍 수사기획관은 '15명의 신분'과 관련 "공무원은 아닌 것 같고 (계열사) 임직원인지는 모르겠다"며 "지금 참고인으로 조사하고 있는 중"이라고만 말했다.

한편 검찰은 '박연차 세무조사 무마 대책회의'에 참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도 조만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다만 한 관계자는 "일부 언론에서 이 전 수석을 출금조치했다고 보도했는데 출금조치를 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천신일#이명박#세중나모여행#박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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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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