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호화로운 7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 사막 위에 지어진 세계 최고층 빌딩 버즈 두바이, 바다 위에 세워진 팜 모양의 인공섬 팜쥬메이라 등으로 전 세계의 집중적인 시선을 받았던 두바이가 최근 불어닥친 세계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두바이 부동산 가격은 지난해 4분기 이후 40% 이상 하락하였으며 부동산 매입자들의 채무불이행, 개발사들의 하청업체 대금결제 지급 지연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어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매매가 끊기고 채무불이행이 늘어나면서 현지 개발사들은 중도금 납부 시한 연기, 현재 보유 중인 부동산을 조기 완공되는 프로젝트로 교체할 수 있는 스왑 옵션 제공, 기존 판매된 부동산을 할인가격으로 투자자들로부터 되사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9년 1분기 발표된 콜리어스 인터내셔널 주택가격 인덱스에 따르면 두바이 주택 가격은 2007년 1분기 수준으로 다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두바이 부동산 시장의 주요 참여자인 외국인 참여율이 178포인트에서 117포인트로 약 34% 하락한 것이다. 이는 외국인들이 두바이 부동산 시장에서 이탈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 자본 의존도가 높은 두바이에서 외국인들이 이탈하게 되는 경우 두바이는 막대한 빚만 떠안게 되어 외국인들이 빠져나간 자리만큼 인근 토후국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두바이 정부 소유 개발사인 나크힐이 두바이 정부로부터 50억불 규모의 공적자금을 받는 등 과거의 두바이 부동산 시장의 화려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지난 12월에는 35억불 규모의 Sukuk(이슬람 채권)이 만기되는 등 나크힐은 부채를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소진된 상황이다.
부동산 의존도가 높은 두바이 정부는 지난 2월 아부다비 중앙은행으로부터 200억불 규모의 구제금융을 약속 받고 1차적으로 100억불을 지원 받은 바 있다. 국제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나 지난 5월 1일 S&P가 아랍에미레이트 6개 토후국의 신용전망(Outlook) 등급을 Negative Watch로 하향조정하면서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